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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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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과 소비 사이의 갈등

긴 글 조회수 : 2,491
작성일 : 2012-09-28 06:40:55
저는 유럽에 살고 있는데 삼십대 중반 아줌마고 남편 (여기 사람이예요) 과 직장서 만났고 맞벌이 하면서 세후 한국돈으로 천백만원 정도 법니다. 82게시판 보니까 월 수입 천만원이 마치 평균처럼 얘기해서 놀랐어요. 여기서도 이 정도 벌면 웬만한 봉급쟁이들 사이에선꿀린다곤 생각안하거든요. (물론 세금이 높으니까 연봉 자체는 한국보단 높겠지만 세후 수입만 보자면요)

암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구요, 저는 여기서 오래 살았지만 저축에 대한 마음은 참 못 놓겠더라구요. 한 달에 고정적 들어가는 돈이 최소 저축이 오백만원이고 (45%) 집 융자가 이백만원이니 사백만원 남잖아요, 여기서 일년에 한번씩 뭉터기로 들어가는 보험류 여행/비상금 떼어 놓고 양가에 용돈조로 가끔 드리는거1/12하면 백오십만원 그리고 나머지 이백오십만원은 저희 용돈 식비 전기 수도 차 외식비등 자잔한 걸 모두 포함하는 생활비로 써요.

럭셜하게 사는건 절대 아니지만 또 할걸 못하고 살고 그러지도 않아요. 주변 외국에도 (차나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음) 가고 외식도 자주하고 옷 화장품 사는것도 좋아해요. 다만 뭘 사도 꼼꼼 신중해서 낭비를 하진 않아요. 비싼거 보단 품질을 따지고 일단 사면 행복하게 아끼면서 쓰고요 둘다 태생이 평민스러워 럭셔리한것 보다 실리적인걸 더 따지는 성격이예요. 사실 제가 남편보단 좀 더 서민적인 마인드라 큰 집 좋은차 이런거에 대해선 전혀 부러워 하는맘이 없어요. 저걸 누가 청소해 혹은 비싼 차 사서 긁으면 어떡해 뭐 이런 생각에. 참 일 년에 한번 오륙백만원 보너스 같은게 있어서 이 돈도 많이 도움이 되겠네요.

전 항상 어디서 더 줄일까 생각하고 남편은 제가 하는대로 두지만 제가 뭐 살 때 주저하고 두번 생각하는걸 이해를 못하겠데요. 소비 성향을 아니 갖고 싶은거는 그냥 사버리래요. 열심히 일해 쓸려고 번다는 마인드니까요. 하지만 전 그냥 막연히 저축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요. 저축을 조금 줄이면 (한 30%정도로) 달달이 지출에 심적으로 여유가 있을텐데 그게 스스로 용납이 안되는거예요. 완전 강박관념이죠..가끔은 답답하기도 하고. 여긴 한국도 아닌데 이럴것 까지 있을까 하다가도 아냐 젊을 때 돈 벌 때 저축해야지 그러고. 그냥 앞으로도 계속 저희 둘일텐데 제가 넘 타이트하게 사는걸까요 아님 그냥 하던대로 열심히 *줄겁게* 저축하는게 좋을까요.

IP : 217.65.xxx.8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적당한 저축률
    '12.9.28 7:32 AM (210.206.xxx.15)

    왜 저축하는지 목적의식이 있으면 별 갈등없을듯 해요.

  • 2. ...
    '12.9.28 7:48 AM (115.126.xxx.16)

    유럽 쪽이시면 노후에 복지도 잘 되어있지 않나요?
    그렇게 모으시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저희야 애들 사교육비, 등록금, 시집장가보낼 돈 그리고 노후까지
    암담한 미래가 펼쳐져있어서 죽어라 허리띠 쫄라메지만
    그런거 전혀 없는데 적당히 쓰면서 사세요. 갖고 싶은게 생기면 맘편히 사기도 하시구요.

    금방 늙어요.. 늙으면 하고싶은 것도 없어져요.

  • 3. 날아라얍
    '12.9.28 8:13 AM (112.170.xxx.65)

    앞으로도 두분일 거라면 쓰면서 사세요. 저축에 대한 미련 못 버리겠다면 한 10% 정도만 하시고요.

  • 4. 원글
    '12.9.28 8:13 AM (217.65.xxx.86)

    음..사실은 막연히나마 십년후엔 이 돈 버는 짓(!) 은 그만하고 돈 안 벌어도 되니 걍 아무거나 하고 싶은거 해야지 라는 생각이 막연하게나마 깔려있어서 그 때 까지 현금 십억은 있어야 안 되겠나 하는 생각이죠..

    남편은 여기 사람이니 일 자체를 널널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 재밌게 하면서 중간중간 니 하고 싶은 일하라고 직장을 꼭 때려 칠 필요가 있냐하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풀타임 으로 일 하면 그게 또 쉬운건 아니잖아요..네 복지는 좋은편이예요..일단 병원비가 안들고 애들 대학도 무료 (저희는 물론 해당 없지만) 60세 이후 연금도 좀 있곤 한대 이렇게 저축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자체가 현실을 좀 먹는다는 느낌이예요.

  • 5. Gu
    '12.9.28 8:38 AM (112.150.xxx.134)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게 뭔지 알 것 같습니다..

    미혼때두 그러셨죠? 제가 그런데,
    이게 보람있는 일이 많잖아요.

    참은 뒤 오는 어떤 보람, 만족, 든든함 같은 건
    매번 사고싶은 거 소비할 때 느끼는 후련한 느낌과
    또 다른거 같아요

    그리고 푼돈으로 할 수 없는 큰 거 구입하기도 하구요(예를 들자면 집, 차 등등)
    든든함이 크니까 그렇게 살아도
    나름 괜찮을 거 같다고 봐요

    저도 그러는데..ㅠㅠ 가끔 피곤하게 산다는 생각
    들기도 하지만....

  • 6. 복지가..
    '12.9.28 8:40 AM (218.234.xxx.76)

    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저축 개념이 잘 없는 거 같기도 해요.
    프랑스 같은 데서 정년 늘린다고 데모했다는 거 보면.. (그러니까 빨리 퇴직하고 연금으로 살면 되는데, 왜 일하는 기간을 늘리느냐 라고 반대.. 우리나라 같으면 일거리 주신다니 감사하다고 할텐데.. 결국 복지가 안되어 있는 나라라 개개인이 다 자기 노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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