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저희 시어머니,
굉장히 이기적이세요.
1을 주면 10을 받고 싶고 남한테 나쁘게 한건 괜찮고 받는건 많이 받을수록 좋고...
어떤 식이냐면 물건을 사러 가면 샘플이나 덤은 최대한 받고 교환환불 권리는 최대한 행사하고
어딜 가든 특별 대접을 받고 싶고
남들이 내는 주차비나 수수료는 나는 안 내야 하는 반면
남들에게 주지 않는 쿠폰이나 사은품은 꼭 받아내야 직성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요.
그렇다보니, 본인은 결혼했을때 시부모님이 안 계셔서 시집살이는 안 해봤고
친정부모에게도 별달리 잘하지 않고 심지어 자식에게도 이기적으로 굴지만
일단 "며느리"라는 존재가 나에게 혹시 해줄수 있는 모든 혜택은 극대화해서 받고 싶어요.
돈도 받고 싶고 정서적인 위안도 받고 싶고 뭐도 해줬으면 좋겠고 뭐는 왜 안해주는지 섭섭하고...
제가 처음에 결혼해서 시어머니가 절 앉혀두고 네가 이제 결혼했으니 네가 잘해야 한다. 네가 시부모의 취향을 빠르게 잘 파악해서 우리에게 잘해야 한다 해서 굉장히 의아했거든요.
보통 며느리를 맞으면, 빈말일지라도 우리가 너에게 잘해줄게 부터 말하는게 맞지
너는 우리에게 잘해줘야 해 하는게 맞는걸까? 하고 혼란스러웠어요.
근데 그런 분이세요.
남편왈, "우리 엄마는 자기네 부모님처럼 교양있고 자존심 있는 분이 아니셔. 그냥 시장바닥 스탈이니까 자존심도 없고 본인 체면이 망가져도 이익을 보고 싶은거야. 얼마나 뻔뻔한데..."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최소한의 염치나 이런거 하나도 없고 돈에 대한 욕심, 외롭지 않고자 하는 욕망, 누가 나를 인정하고 칭찬해 줬으면 좋겠는 마음, 신경질을 부리고 남들이 쩔쩔맸으면 좋겠는 심술, 젊고 부유하고 능력있는 며느리가 질투나서 어쩔줄 모르겠고 밖에서는 남들에게 자랑이 늘어지지만 집에 오면 오만게 질투나고 화나고 미운 마음이 주체가 안되는 성격...
어느 순간부터는 저는 그냥 반쯤은 대놓고 무시해요. 시댁 식구들이 부페에서 음식을 싸고 있고 남편이 따라하면 남편한테만 여보 그러는거 아니야. 그거 어차피 집에 가서 먹은적도 없잖아. 욕심 부리지 마. 보기 흉해. 하고 말하고
시어머니가 제게 야야~ 너거 글케 결혼식 다 다닐 필요 없다. 괜히 돈만 나가고... 결혼식도 갈데만 골라가지 다 가지 마라 그럴 시간에 우리한테 와라 하시면 그렇지요... 요샌 결혼식이 너무 많은거 같아요. 하고 맞춰드렸는데
이젠 그냥 조용히 웃고 말아요.
인간적으로 너무 싫은데 부모님인데 대들수는 없으니까 그냥 눈 내리깔고 웃어요. 물론 그럴수록 미워하죠.
그런데 이제는 그게 하나도 저한테 감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새댁때는 정말로 마음 아파하고 고민하고 날 왜 미워하지 생각하고 전략 세우고 했는데
이젠 그냥 무시해요. 지금으로서는 이게 조금은 더 나은 방향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