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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난달에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울엄마 조회수 : 7,306
작성일 : 2012-09-25 01:42:16

지난 12월에 췌장암 수술하시고

항암치료받으시던중 간으로 전이되고,

급속도로 병이 진전되어서는.. 8월 말에 임종하셨어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아마 받아들이지 못하셨던것 같아요.

엄마 성격이 강하신 편이거든요.

그저 이러다 낫겠지...나을텐데...? 이상하다 시며 의식이 오락가락 할때까지  아무 말씀 없으셨어요.

이를 악 물고... 정말.. 아무 말씀도 안하셨네요.

그러다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내가 죽으려나보다... "  한마디 하셨네요.

그러고나서는 말씀하시기도 힘들어서, 약에 취해서, 겨를이 없으셨구요.

 

마지막 일주일이 너무나 순식간에 닥쳐와서

설마설마 하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는걸 느낄수 있었답니다.

 

그냥.. 드라마같은 마지막 숨도 없고, 유언도 없고,  그냥 스르륵 잦아들며 가셨어요.

전.. 엄마에게 하고싶은 말 다 했지만 엄마는 못그러셨죠.

사랑한다고, (제평생 엄마에게 해본적 없는말.. )

아빠랑 혼자인 언니는 걱정하지 말라고... 엄마만 잘있으면 된다고...

 

엄마는  뭐라 하고 싶으셨을까요?

 

제인생 최초로 참여해본 장례식을 치르면서

이건 돌아가신분을 위한게 아니라 남은 사람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되더군요.

그 많은 준비와, 그많은 형식과 의식으로  엄마가 정말 날 떠났구나...하는게 실감되었고

그 많은 손님과  엄마의 투병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나중엔 웃으며 얘기할수 있게도 되더군요. 

 

거의 굶어서 돌아가시다시피 하다보니..

돌아가실때 모습이 평상시와는 너무도 달라...

다른사람같기만 했어요..

 

가끔 우연히 녹음된 엄마 목소리를 듣습니다.

세상 참 좋네요.  목소리를 들으니 살아계신것 같아요.

내가 속상해서 그렇지... 엄마는 돌아가신게 더 편하신거라고 믿어봅니다.

 

그래도 보고싶기는 합니다.

 

 

 

 

 

IP : 112.151.xxx.19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2.9.25 1:46 AM (58.123.xxx.137)

    토닥토닥... 꼬옥... 지금쯤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안하실 거에요.
    남은 가족들 모두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고 싶으실 거에요.
    아빠를 갑작스런 사고로 경황없이 보내드렷던 사람이라 지금 원글님 마음이
    어떨지 너무 잘 알아요. 한번 꼬옥 안아드리고 갑니다. 힘내세요..

  • 2. ...
    '12.9.25 1:46 AM (59.20.xxx.146) - 삭제된댓글

    마음 아프네요. 어머님께서 편히 쉬시길, 님게서도 건강하시길 .. 언젠가 다시 만나겠죠..

  • 3. 블루
    '12.9.25 2:06 AM (122.36.xxx.75)

    우리딸많이사랑해라고 말씀하셨을거에요
    하늘나라에서 원글님 지켜주고 계시닌깐 너무 걱정마시고 슬퍼마세요
    원글님께서 씩씩해야지 어머니께서 덜 걱정하실거같아요
    힘내세요

  • 4. ㅜㅜ
    '12.9.25 2:20 AM (116.39.xxx.111)

    저는 3월 5월 이렇게 아버지 , 시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너무 힘들었죠..특히 저희 아버지는 지병이 없으셨어요.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운동 나가셨고...운동 갔다오시면 점심 약간 드시고 낮잠을 1~2시간 주무세요..그런데 너무 오래 일어나지 않으셔서 엄마가 깨우러 가보니 벌써 돌아가셨더라구요..너무 갑자기 돌아가셔서 저는 더욱 힘들었어요..더 믿기지 않았던건 제가 결혼하고 타지에 와서 살고있는데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친정에 와있으면서 일주일 보내고 다시 저희집에 돌아와자마자 돌아가셔서 저는 다시 친정으로 갔어요,,,그게 마지막 모습이예요..다행인건 친정에 있으면서 가족끼리 다모여 식사 하고 싶어서 제 돈으로 점심 사드렸는데 그게 너무 잘한일인것 같아요..아버지께서 너무나 좋아하셨거든요..(이때 점심이 아버지랑 같이 한 마지막 식사가 되네요..)어떻게 한마디 말씀도 없으시고 ...가셨는지..아~ㅜ 지금 원글님 글 보면서 저도 기억 떠올려 쓰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네요...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음식 먹을때 마다 생각나고 , 어떤 장소에만 가도 생각나고 ..저도 보고 싶기만 하네요...저도 생각나서 몇자 적어봤어요...

  • 5. 행복하고싶다
    '12.9.25 2:24 AM (180.224.xxx.97)

    이 글 읽다가 왈칵 눈물이 나서...울면서 댓글 달기는 또 처음이네요ㅠㅠ
    울 엄마...울 엄마 5월에 암으로 가셨거든요.
    이제 좀 적응이 되나 싶지만 요즘 들어 울컥 눈물이 흐르네요. 보고 싶고 얘기하고 싶은데 못하는 게 이렇게 슬픈 일인지는 몰랐어요. 마지막 임종 전, 그나마 의식이 있을 때 엄마한테 다 얘기 했거든요. 엄마 미안해, 엄마 이렇게 아프고 숨도 잘 못쉬는데 해 줄게 없어서 정말 미안해 그랬더니 엄마가 그 의식 없는 와중에도 아니라고 손을 젓던 게 아직도 또렷하고...욕창이 그렇게 심한데도 암 퍼진게 너무 아파서 고통도 못느꼈을 거라고 나중에 얘길 들으니, 아...엄마 그래도 엄마한테는 더 편하겠구나, 싶긴 해요.
    그래도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정말로... 간절히요. 저에겐 친구같은 존재였는데...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손 잡고 엄마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네요. 아... 엄마..정말 그리워요.

  • 6. 엄마보고싶다
    '12.9.25 2:44 AM (112.153.xxx.32)

    글읽는 곳곳. . 저희 엄마가 생각나 눈물이 자꾸 나요. 아팠던 엄마가 혼수상태라는 연락받고 직장에서 달려가니 가만히 누워서 호흡만 하고계신 엄마. . 이젠 눈을 마주칠 수도 대화를 해볼 수도 없는 엄마가 계셨어요. 이미 와있던 다른 많은 사람들의 얘기에도 가만히 계시던 울엄마는 늦도록 결혼하지않고 있던 제가 왔단 소식에 몸을 벌떡 일으켜 손을 저으며 언어로 나오지않는 말을 하셨어요. 아빠가 이미 돌아가신 터라 혼자 두고가는 제가 끝까지 마음에 제일 걸리셨나봐요. . .

  • 7. 엄마보고싶다
    '12.9.25 2:52 AM (112.153.xxx.32)

    지금은 저 결혼해서 잘 살고있는데 이런 소소한 모습을 얼마나 보여드리고 싶은지. . 전 무엇보다 엄마가 옆에 계심 정말 딱 한번이라도 꼬옥 안아보고싶어요. 원글님 정말 부러워요. 엄마음성이 남아있으시다니. . . ㅜㅜ

  • 8. ㅠㅠ
    '12.9.25 2:58 AM (121.144.xxx.111)

    머라 댓글을 ...눈물만 나네요

  • 9. 공감해요
    '12.9.25 4:21 AM (220.126.xxx.113)

    어버지 돌아가신지 올해로 십 년인데 아직도 매일매일 문득문득 생각이 나요.
    이젠 격한 슬픔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가슴이 아리고 아프네요.
    어버지... 보고싶다...

  • 10. 돌아가신
    '12.9.25 6:21 AM (115.140.xxx.168)

    우리엄마랑 병명이랑 돌아가실때까지의 일들이 같은 사람인것처럼 일치하네요..

    수술, 항암, 전이..그리고 돌아가실때의 상황도요..

    저흰 엄마 목소리가 녹음된게 별로 없어서...저도 윗님처럼 원글님이 부럽네요..

  • 11. ㅇㅇ
    '12.9.25 6:26 AM (211.237.xxx.204)

    저도 지난 6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자식이라고는 저와 남동생뿐이였고......
    오랜 투병끝에(정말 믿어지지 않게도 몇십년가량의 투병이십니다 아주 힘들고 고약한)
    잘 돌아가셨다고 생각해요..
    고인께서 살아계신동안의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길지 잏게 수술후 돌아가신 분들이 부럽습니다...... 차라리 복이라 여기세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길게 보는것도 못할노릇입니다.. 가장 힘든건 환자 본인이죠.

  • 12. 저도
    '12.9.25 6:29 AM (138.23.xxx.69)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특별한 유언도 없고
    티비같은 드라마는 없더라고요.
    사랑한다는 말도 없고.
    뭐여..섭섭.

  • 13. 토닥토닥
    '12.9.25 7:35 AM (211.234.xxx.38)

    좋은곳 가셨을거에요
    육신은 사라졌지만 영혼은 항상 곁에 머문다는거 정말이랍니다

  • 14. 막내공쥬님
    '12.9.25 8:03 AM (118.33.xxx.190)

    힘내세요ᆞᆞ

  • 15. 자갈치
    '12.9.25 8:38 AM (211.36.xxx.146)

    저도 엄마가 말기암인데..아침부터 눈물나게 왜그러세요ㅜㅜ

  • 16. 처음처럼
    '12.9.25 8:49 AM (175.213.xxx.45)

    아침부터 눈물나네요. 친정아빠가 돌아가신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눈물나요.
    암은 일정부분을 지나가면 그 이후 치료는 환자를 위한 치료가 아니라 남아 있는 자들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 저도 했었어요. 장례식도 그렇고....
    허망하게 떠나시는 분들에게 그래도 남아 있는 자들이 그래도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고 맘의 짐을 덜 수 있는...
    전 아빠가 그렇게 유언없이 그렇게 가실줄 몰랐어요. 아빠 다음주에 올께하고 손흔들고 집으로 왔는데 1주일 지나서 뵌 아빠 모습은 의식도 없고... 아프다는 말씀 한마디도 못하고 벌개진 얼굴로 통증을 참으시던 아빠 얼굴만 선하네요. 전 아빠에게 하고픈 말 다 못했어요. 그러면 아빠에게 당신은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있다고 제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 같아서, 집에 가보고 싶다는 아빠에게 다 나으면 갈 수 있다고 조금만 힘을 내자고 헛소리만 했었지요...
    처음엔 아빠가 천국에 가셨을거니까 더이상 아프지 않으실 거니까 이러면서 맘의 위안을 삼았었는데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아빠의 부재를 느끼면서 그리움이 사무치네요.
    어젯밤에도 아빠가 꿈에 나오고요...
    열심히 희망잃지 않고 투병했던 아빠를 생각하면서라도 내 인생을 허투로 살면 안 되는데 너무 무기력한 요즘이네요...
    님께 그저 힘내란 말만 전합니다...
    그리고,,, 기도할께요...

  • 17. ㅠㅠ
    '12.9.25 9:21 AM (211.36.xxx.161)

    츨근하는 버스 안에서 눈물 흘리고있어요
    저 엄마랑 연락 안한지 1년째거든요 딱 엄마하고만 ㅠㅠ
    생각이 많아지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 18. 토닥토닥~~
    '12.9.25 5:29 PM (1.232.xxx.12)

    그 맘 알지요......
    저도 겪은 일이거든요.
    전 너무 오래된 일이라
    엄마 목소리도 남겨진 것이 없네요.
    지금 같아서는 핸드폰에 동영상, 사진, 음성 잔뜩 남겨셔
    보고싶을 때 듣고 싶을 때 보고 또 하련만.....

    정말 병마에 시달리며 고통에 힘들어하시는 걸 보며
    차라리 저 세상이 덜 힘들겠지라는 생각을
    저 역시도 했어요.

    그나마 시간이 해결해 줍디다.
    기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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