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어머님은 좋으신 분입니다.
별로 시집살이도 안 시키시고, 사실 생활비 좀 보태드리고, 병원비 드려야 하는 거
노후 책임 져야하는 거 이외엔 저한테 바라는것도 별로 없으시고, 다른 82에 나오는 진상
시어머님 같진 않으세요. 하지만 결혼 10년차가 되니 이래저래 서운한 일들이
주옥같이 떠오르고,아직도 그게 풀리지 않네요. 그걸 겉으로 표현 못하고 속으로만 삭혀서
더 오래 가고 하는거 같아요.
1. 수술할 때 말 실수
제가 산부인과 관련 수술을 할 일이 있었는데 상당히 예민한 상태였습니다.
지금 해외에 사는데 아무래도 수술쪽은 한국에서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한국에 들어와서 했고,
그래서 남편이 없었어요. 심각한 수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신마취하고 복강경으로 꽤 오랫
동안 한 수술이었어요.
수술비 한 푼 안 보태주셨으면서 입원실 정하는데 8인실로 하라고 옆에서 잔소리셨어요.
친정은 지방이어서 수술 당일날 올라오시기로 하고, 아직 안 올라오셨는데
수술 특성상 관장을 해야 하는데, 8인실은 8명이 화장실을 써야 해서 정말로 힘들었구요,
사실 어른들 그런 비용 아깝다 생각하고 그러실 수있다고 이해도 할수 있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자기는 아이 낳을때 첫아들 낳을 때는 1인실 쓰고, 둘째때는
혼자 있으니까 외로워서 2인실 쓰셨다고 자랑을 하셨댔지요.
나중에 수술 하고 올라올 와 정신차려 보니 2인실로 바뀌어 있었고, 올라오신 엄마가
수술비랑 입원비 본인이 다 대신다고 하고 입원실 옮겼다고 하십니다.
이것도 1인실로 하려던 걸 사돈 눈치 보시고 2인실로 하셨대요.
저 가난하지 않고 제 연봉만 1억 넘구요, 친정도 잘 살아서 거기에 생활비 안 드리고
시댁만 생활비드립니다. 그런데 그러셨어요.
차라리 아무 말씀도 안하셨으면 생활 수준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을 것을
본인하고 비교하셔서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아직도 서운하고 가슴아픕니다.
제가 어머님 수준은 안되는 애 같아서요.
2. 직장 그만두니 갑자기 전부쳐라.
남편이 해외 발령 나고 저도 자동적으로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11월에 해외 이주할 예정이었고, 그해 10월 초가 추석이었는데,
이전에는 정말 좋은 시어머님의 표상처럼 준비 다 해놓으시고 저희는 돈만 대고
아들들은 놀면서 부엌에 못 들어오게했지만 저도 일을 많이 하는건 아니었어요.
한 대여섯시간 전부치고 일하는 정도만? (친구들한테 말하니 적게 하는것도 아니었더라구요.)
그게 다 '돈 벌어오는 며느리'에 대한 나름의 예우였겠죠.
그런데 아들 해외 파견 근무로 며느리 직장 그만둔 그 해에
바로 전거리, 일할 거리 던져주시며 알아서 하라고 하고 본인은 교회에 기도하러 가셨습니다.
아들의 무사와 출세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셨대요.
저 혼자 그거 다 부치면서 참 생각이 많대요.
물론 해외 들어와서도 저 일거리 찾아서 일합니다. 놀지 않아요.
그러나 일부러 그때 생각나 추석때나 설날 때는 비행기표 비싸다는 핑게 대고 다시는 명절에
한국 들어가지않습니다.
그 태도가 얼마나 노골적이며 일차원 적이었는지...아직도 그 눈빛 잊지 못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들이 먹여살릴 아이...란 눈빛이요.
그 이외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게 제일 가슴에 남고 지금도 서운함에 잊혀지지가않네요.
얼핏 보면 참으로 사소한 일인데 별거 아닌게 더 치사하게 가슴에 남고 서운한가 봅니다.
추석이 다가오니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어요. 헐..................
얼마전엔 화장품 떨어지셨다고 우는 소리 하셔서 비싼걸로 사서 인터넷으로 보내드렸더니
저한텐 고맙다 전화 한번 없으시고 국제전화로 아들한테 거셔서 고맙다고 하시네요.
어머님, 그돈 제 돈이거든요? 다시는 안 사드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