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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2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장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시사IN 창간 5주년 기념강좌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경제민주화'에서 "이헌재씨가 다시 정계에 등장했더라. 저는 상당히 걱정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 자유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자살율과 비정규직의 급증, 출산율 저하 등 병폐를 불러왔다고 지적하면서 그 중심에 이 전 경제부총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실시된 자본시장 자유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국민이 괴로워졌다. 우리나라가 갑자기 불행해졌다"면서 "요즘 이런 정책 변화를 가져오는데 가장 기여한 이헌재씨가 다시 정계에 등장했더라. 저는 상당히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이 전 부총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모피아' 집단에 대해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모피아가 경제 전반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 전 부총리의 안철수 캠프 합류가 문제가 될 수 있느냐'는 사회자 질문을 받고 "그분이 그 진영(안철수 캠프)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그쪽(모피아)의 대변인이 되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장 교수는 "그쪽에서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전달할 것. 모피아 세력이 이헌재 밑에 있던 사람들이다"이라면서 "모피아가 재벌들과도 결탁됐지만 지금은 국제금융자본과 더 결탁돼 있다. 그래서 외환은행도 팔아먹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프레시안 11주년 기념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 강의에서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정계 진출을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해 이 지경을 만든 그가 아무런 사과 없이 (안철수 후보와 함께) 다시 나온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카드 정책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부총리는 재무부 출신으로 은행감독원장, 증권감독원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는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일했다.
이 전 부총리는 '모피아'의 대부로 불리며 국내 경제·금융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모피아란 재무부(MOF, 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관료들의 권력과 조직력을 폭력조직에 빗대 표현한 단어다.
최근 안 후보와 접촉해왔고 대선출마 선언식에도 참석하면서 이 전 부총리의 안 후보 선거대책본부 합류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장 교수는 이 전 부총리를 향한 비난이 곧 안 후보를 향한 비판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