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글을 쓰다가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밤에 사진만 올렸습니다. 제가 쓰는 도시바랩탑이 평가한 걸 보니 어떤사람이 자판이 불편하지만 뭐 곧 익숙해 지더라 그런 걸 봤는데, 왜 그런지 제가 뭘 건드리는지 모르게 어떨때 뒤로가기가 됩니다 스스로.. 터치패드 때문인거 같기도 하고..여하튼, 다시쓰려니 기운이 빠져 그만뒀죠.
그제와 어젯밤엔 아빠닮은 까만냥이, 사진에 보이시죠 나비따라 침대따라올라가고 나비따라가다 한대 맞고 밑에 있는녀석.. 이 녀석이 탈출을 해서 밤새 이리저리 돌아다니더군요. 그젠 자는데 뭔가 와서 자꾸 입을 가져다대고 골골대서 보니 이녀석이예요. 침대에 올라와서 자면 좋은데 자지도 않고 얼마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던지..이젠 그냥 나와도 나왔으려니 해요. 이녀석 웃긴게, 저렇게 나와 돌아다니다가 다시 또 작은 방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곤 또 나오느라고 애를 쓰고.
나비도 이젠 다른녀석들이 떼로 나와 쫒아오면 좀 많이 하악대지만, 이 녀석만 나오면 좀 봐주는 듯 해요. 오늘 아침엔 둘이 침대위에서 10cm 간격을 두고 앉아있는거 있죠. 요 놈은 어떻하면 나비가까이가고 나비를 건드려 볼까 해서 침대에 길게 누워 발을 꼼지락대며 나비 털에 좀 대려고 눈치를 보고 있구요. 나비는 이젠 자기 몸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옆에 저렇게 조용히 앉아있기만 하면 이 녀석은 봐주는 듯 싶어요.
오늘 아침 나비랑 다른녀석들 다 같이 있게한 건 가랑비가 좀 내려서 그렇기도 한데, 이젠 저렇게 함께 좀 풀어둬도 될듯싶어요. 나비도 재밌는게, 새끼들이 안 보이면 또 궁금해 하거든요. 나비를 방에 가둬두고 새끼를 풀어 놓으면 조금 지나 나비가 문열라고 울어요. 그럼 나와서 하악대면서도 또 높은데 올라가 구경을 하더라구요.
어젠 사진올리면서도 썼지만, 아빠닮은녀석 '미' 이 녀석이 어깨에 똥을 잔뜩 묻히고 막 뛰어놀려는 찰라에 잡아 목욕을 시켰어요. 이 녀석들은 다른 냥이가 일보러 화장실에 들어가면 부지런히 쫒아가서 냄새맡고 똥이 떨어지기도 전에 덮어주는거예요. 그러다 이녀석 어깨에 묻은 듯 싶어요. 새끼들은 엉덩이를 들고 일을 봐도 어깨에 묻을 수가 없는데, 아마 보미가 일을 보다 새끼가 뒤집어 쓴 듯 합니다. 보니까 보미가 막 일을 보고 그루밍을 하고 있더라구요.
여하튼, 이넘을 잡아 처음으로 샤워를 시키는데 어떻게나 발버둥을 치는지..다행이 여기저기 안 돌아다니는 바람에 큰 일은 면했어요.
금요일엔 동물보호소 보드멤버중 한 분을 만났어요. 입양 시키는 문제 때문에요. 제가 그동안 보고 생각한걸 다 말씀드렸죠. 저만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니라, 그곳에 자원봉사 갔던 사람은 거의 다 같은 인상을 받고, 또 그만두거든요. 저도 지난 3월 이후엔 주말마다 시간이 되면 가던 그곳을 안 가기로 했거든요. 매니저가 바뀌지 않고는 이 곳 보호소는 그냥 제자리 걸음일 것 같아요. 다행이 윗사람들도 이 매니저가 문제가 있다는 건 이렇게 저렇게 들어서 아는데, 저 매니저가 보드멤버들에겐 다른 얼굴로 대하는 듯 싶어요..당연하겠죠.
아직도 확실히 결정은 못했구요. 제가 한국가는 날 까지 이곳을 통해 입양을 시도해보고 다녀와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 데려다 줄까 생각중이예요. 참 어렵네요..갈수록 정이들어서요.
보미를 두고 한국에 다녀오는 것도 참 큰일 일듯 싶구요. 못 나가게 하고 나비와 3주를 보내야하는데 무슨일이야 없겠지만, 보미는 유난히 절 의지해 걱정이 됩니다. 요즘도 자기 전 까지 제 옆에 앉아있고 그리곤 아침에 제가 눈뜨고 나오기만 기다거든요. 그러니 저 없는동안 새끼들이 다 없어져도 보미에게 안 좋을 듯 싶어요. 저도 한꺼번에 다 떠나보내기 어려운데 이 녀석이 좀 정서적으로 쇼크를 받을 듯 싶구요..저도 없는데 새끼도 없으면 안 좋을 듯 싶어서, 2주안에 새끼들이 다 입양 될 수 있다고 해도 한마리 정도는 보미와 있게하고 나중에 데려가라고 할 생각이예요..입양이 한마리도 안 될텐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걸지 모르지만요.
새끼들 아빠는 밤마다 보는데, 딱지 떨어진 곳이 나아진 듯 보여요. 다시 떨어지지만 말아야 할텐데..아침에 오면 잡아다 병원에 데려가봐야죠. 아무 병이 없으면 이 녀석이야 말로, 평생 살수있는 곳..그곳으로 데려다 주려고 해요. 그런데 이것도 어찌보면 제 이기심을 수도있고..이 녀석은 이곳이 눈뜨고 자라 온 곳인데, 낮 선 곳 보다 이곳에서 배회하다 죽는게 행복할지도 모를일이니까요..
무엇이든 만나면 헤어지고..이런게 당연한데 이 녀석들과 헤어질 순간을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