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끝내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물에 자동차 문을 연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가르며 운전하는게 가장 즐거운 일상인데,
오늘은 떨어지는 빗물을 창이 받아낸다.
라디오를 켠다.
"바람이 분다" 의 노래가 나온다.
코 끝이 찡하다.
당신이구료.
그래 당신이 되셨군요!
분명히 모바일 경선을 신청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겐 도통 전화가 오지 않았다.
82에서 전화번호까지 확인했는데 그 번호는 뜨지 않는다.
궁금해서 민주당에 전화를 건다. 확인해 준다. 모바일이 아닌 현장경선에 신청했다고 한다.
분명 모바일 클릭했다고 했는데. 모바일로 경선 신청을 안하고 인터넷으로 해서 그런가?!
그런건 중요치 않았다.
마지막 경선시간이다.
불순한 모바일 정체를 들어낼 시간이었기에.
주소를 묻는다.
네비를 찍는다.
4번에 투표를 한다.
2001년에 그랬던 것 처럼, 내 노란 저금통에 "사람사는 세상"을 말했던 당신이 너무 좋아
부지런히 내 지갑을 열었다. 노하우를 섭렵했다. 글을 썼다.
몽과의 단일화 한판에 여의도 민주당사를 찾아가 촛불을 밝혔다.
그리고 당신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렇게 당신은 자연인으로 돌아왔는데,
5월 23일 당신은 바보같은 당신은 바람소리 만을 남긴 채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오늘,
나는,
당신이 다시 오버랩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고 꿈꾸던 방향으로 이 사회가 변화되길 바랄 뿐이다.
내가 몸과 마음을 바쳐 당선시켰던 사람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싸늘하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자유가 우리에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던 당신.
그러나 이제 당신이 가르쳐 준 상식은 이번에는 써먹지 않기로 했다.
내가 몸과 마음을 바쳐 대통령에 당선시킬 문재인은 이제 지키기로.
저쪽의 치들처럼 말이다.
때로는 무식하게, 때로는 저돌적으로 지키기로 말이다.
다시는 잃지 않을 테니까..
누가 역선택을 말하는가?
누가 필패론을 말하는가?
우리가 분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낡은 잣대일 뿐.
우리는 분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개인을 보며 단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양심과 상식에 따라 단결하는 것이다.
우리가 깨야 하는 것은 나도 모르게 내 몸속에 잠자고 있는 이러한 낡은 관성일 뿐이므로.
문.재.인.
수필과도 같았던 두 친구 중,
이제 한 친구가 나머지 수필의 부분을 채우고자 한다.
감히 말하기를,
그 수필의 뒷부분은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는것을.
용서란 피해자의 진정한 용서가 있을때만이 가능한 법이다.
나는 관계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관계가 좋은게 좋은거고, 죄를 덮는 관계라면 나는 사양하고 싶다.
문재인 의원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누군 노짱을 털고 가라고 하고, 누군 노짱을 부인하라고 까지 하던데.
모두 안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의 공과 모두 안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부디 그를 뛰어 넘기를 바랍니다.
뼈속까지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말합니다.
노무현을 뛰어 넘으시기를!
부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주시기를!
12.19일
저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함께 아리랑을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제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You!
당신!
ready to be president?
대통령 되실 준비 되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