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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만녀 살빼기 전후의 삶의 차이점

.... 조회수 : 9,346
작성일 : 2012-09-13 18:44:21

고1때까지는 날씬했는데 피부병이 생기면서 수험생활과 겹쳐 스테로이드제 엄청쓰고 식욕폭발해서

167의 55키로가 75키로가 되었습니다 2년만에. 본래 게으른 성격은 아니었지만 피부 긁어대는 스트레스때문에

아마도 먹는걸로 해소했던거 같아요. 식구들이랑 친구들은 무지 걱정했지만, 태어나서 그렇게 살이 쪄본것이 처음이라 딱

히 빼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리고 너무 힘들어도 뺄 엄두도 못냈고요. 그렇게 인생에서 가장 꽃필 20~22살을 암울

하게 보내고 나니 정신이 딱 들더군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75키로였을때의 삶

1. MT딱 갔는데 내가 아무리 상냥하게 해도 사람들이 나를 꺼리는것이 느껴진다.

2. 처음보는 사람들도 어느정도 시간만 지나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 살얘기를 한다.

3.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말로 뭐 먹고싶다~ 하면 사람들 인상이 구겨진다 - 그러니까 살찌지 하는 표정

4. 카페 아르바이트 하고싶어도 안써준다.

5. 남자한테 차이고, 차이고, 또 차인다.

너무 슬프고 상처받아서 울어도 당연하다는 뉘앙스. 그렇게 살쪘으니 누가 널 좋아하겠니? 라는 말도 들어봤다 남자한테.

쟤는 뭘 먹고 저렇게까지 됬을까? 라는 말도...  

6. 친하게 지내던 남자애들은 뭐 먹으러갈때 나한테 니가 사~ 라는 말 스스럼없이 산다. 내가 사는거 물론 상관없다. 나 된

장녀 아니다. 누구 등쳐먹고싶단 생각 해본적 없다. 근데 그러던 애들이 이쁘고 날씬한 여자애한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

고 호구노릇하는거 볼때의 심정이란...

7. 옷사러가면 심지어 나에게 점원들은 구경을 권하지도 않는다.

 

현재, 51키로의 삶

1. 가만히 있으면 참하다고 칭찬하고, 막 떠들면 얼굴도 이쁜데 성격도 활발하고 적극적이라고 칭찬한다.

2. 길가다가 아무옷이나 걸쳐도 막 맞는다. 옷값도 덜든다. 꾸미는 재미가 생긴다.

3. 살쪘을때와 빠졌을때 내 성격은 변한게 아무것도 없는데, 남자들은 내가 이쁘고 착해서 좋댄다.

4. 간혹 성질대로 해도 매달리고, 매달리고, 또 매달린다. 못되게 할수록 더 매달린다. 진짜 싫어서 거절해도 제발 한번만

만나달라고 울기까지 한다. 75키로였을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난 지금 다른 세계에 이민온거같다.

5. 뭐 먹고싶다~ 지나가는 말로 카톡에 쓰면 언제만날래? 내가 사줄게! 라는 답이 줄을 잇는다.

6. 아무것도 안했는데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잘해준다.

예전에는 먼저 다가가도 꺼리더니, 이제 모두가 나에게 먼저 질문한다.

7. 가족들이 다이어트 성공한 자랑스러운 우리 딸 이라고 불러준다 -_-.. 부모님이 자꾸 날 모임에 데려가려고 하신다.

8.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

다이어트까지 성공했는데 내가 못할게 뭐가 있냐! 라는 마음가짐으로 더 대담해졌다.

9. 돈이 굳는다.

솔직히 여자만날때 제외하고는 돈 거의 안쓴다. 내가 낸다고 해도 남자들이 화내면서 데이트비용 다낸다. 이거 이쁘다 라

고 지나가는 말로 해도 다음날이면 대령한다. 예전에는내가 더치페이 아무리 잘해도 너 만나는건 싫다고 하던 사람들이

다... 초반에는 한동안 인간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이해하려고 노력중이다.

10. 내 몸을 꾸미는 재미가 생겼다.

예전에는 꾸며도 진짜 개발에 편자 돼지목에 진주목걸이가 뼈속까지 와닿앗는데 이제는 제법 태가 난다.

 

 

이외에도 뭐 그냥 다 좋네요.

여기도 다이어트 하시는분들 많은거 같아서 올립니다.

식사량도 좀 줄이면 저는 피부가 엄청 뒤집어지는데, 그래도 개의치 않고 그냥했어요.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했죠.

위에 쓴 일화말고도 더 비참한 일화들도 있었거든요. 근데 차마 아픈상처 들추기가 가슴아파서... 이번 다이어트가 아니면

나는 죽는다, 그렇게 사느니 죽어버리고만다, 라는 생각도 했던거같네요.

저는 일단 하루세끼에 집착하지 않았어요. 조금 늦게 일어난 날에는 두끼 적당량, 배가 고프면 반찬을 조금 더 먹을지언정

밥은 조금 먹었구요. 정 밥 많이 먹고싶으면 발아현미 섞어서..미치도록 절실하지 않으면 간식은 일절 안먹었고, 식간에

너무나 배가 고프면 견과류 조금 혹은 과일쥬스, 그리고 피부가 무척이나 예민하기 때문에 고기보다는 채식위주로

하니까 피도 맑아졌는데 피부도 정말 좋아졌네요. 인스턴트 , 과자, 특히 아이스크림은 원래도 좋아하지 않았기때문에

전혀 안먹어요. 과자나 아이스크림에 색소나 식품첨가물이 몸에 쌓이고 쌓이면 엄청 안좋은거 아시죠. 내 몸뚱아리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면 힘들어서 못해요. 그냥 내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거다 라고 생각하면 훨씬 낫더군요.

피로감도 많이 줄었어요.

바빠서 운동은 따로 크게는 못하고 일주일에 두번 요가, 한번 이소라의 다이어트 비디오 보면서 따라하고,

일상에서 부지런하게 살았어요. 택시대신에 피곤해 죽을거같아도 걸어다니기 (구두보다 운동화 필수), 집안 소소한

잡일 내가 다 하기, 귀찮다는 생각 버리기, 게으름 피우지 않기.

그리고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은..

살찐 가족이나 친구가 걱정되어서 쓴소리하는것은 좋지만, 무조건 빼라고 다그치기 보다는 같이 원인을 찾아주고 방법을

제시해주는게 훨씬 좋아요. 강하고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밖으로 발산하려고 하지만

다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사람들은 폭식, 무조건 굶기와 같은 자기파괴를 일삼습니다. 그 결과가 비만이나 거식증 혹은

다른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 같네요. 저도 좀 내성적인 편이거든요.

근데 막 누군가가 왜 그러냐고 다그치면.... 더 우울해지고 그랬어요. 당시에 우울한 일도 겹쳐서 도저히 극복이

안되더라구요. 우울증같은게 좋아지만 저절로 살이 빠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성향에 따라 다이어트 방법도 조금씩

다른거같아요.

배고플때는 별별 생각이 다들고 아침에 울면서 일어난 적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잃은것보다 얻은게 훨씬 많은 것 같네

요. 다이어트중이신 분들 모두 힘내시라고 글 올립니다. 할 수 있어요! 기간을 빡빡하게 잡지 마시고 멀리보고 하세요.

IP : 210.125.xxx.17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9.13 6:49 PM (211.207.xxx.157)

    와우 걷기가 효과 좋군요, 이렇게 건강한 방식이 길게 가는거 같네요.

  • 2. ....
    '12.9.13 7:17 PM (211.234.xxx.57)

    비참했던일좀써주세요
    자극이필요해요
    그래야저도시작할까싶네요ㅠㅠ
    그키에그몸무게면마른듯날씬하겠어요^^

  • 3. 그나이가 부러워요
    '12.9.13 7:31 PM (183.96.xxx.17) - 삭제된댓글

    그맘때는 살 잘빠져요.
    저도 원글님같이 인생최고의 체중을 20세때 찍고, 열심히 다욧해서 20키로 감량 미용체중이 되었더랬죠.
    세상에 여자가 나혼자뿐인듯이 남자들이 잘해주고 공주대접해주더라구요.

    야금야금 살이오르더니 마흔되니 제일 적게나갈때보다 10키로정도쪘어요.
    젊을때 열심히 뺄때보다 더 열심히 다욧하는데, 한달 내내 다이어트해도 1키로가 안빠집니다. ㅜ.ㅜ

    젊은건 부럽지않은데, 살잘빠지는 나이 부러워요.

  • 4. ,,
    '12.9.13 7:43 PM (180.71.xxx.241)

    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더라구요. 살의 중요성
    뭐 다른 사람 시선은 그렇다쳐도 나 스스로도 기분이 업되는 건 사실이예요.
    일단은 이뻐도 몸이 안받쳐줘서 못 입던 옷을 마구 입어재킬 수 있다는 거,
    출근할 때 엉덩이 가리는 치렁치렁한 옷만 입다가 타이트 하게 맵시나는 옷을 입고 나갈 때의 업되는 기분.
    지금도 비참했던 기억.
    꽃다운 대학생 때 동네 아줌마들 옷도 많이 파는 할인매장을 갔는데 무뚝뚝한 아저씨가 '여긴 88없어욧!!' 아무 대꾸도 못하고 돌아서 나올 때의 비참함 ㅠㅠ 88사이즈까진 아니였는데 ㅠㅠ
    44와 55를 왔다갔다할 때는 점원들이 '여기 있는 옷들 아무거나 다 입어도 맞으세요 호호'
    세상이 이런데 여자들이 다이어트 강박증 안생길 수가 없죠.

  • 5. 1111
    '12.9.14 1:00 AM (112.121.xxx.214)

    데이트할 일 없는 40대초반 아줌마는 뭘로 동기부여를 할까요....
    혹시 아줌마의 삶도 살빼기 전과 후 이렇게 달라졌다 써주실 분 없나요...

  • 6. ㅋㅋ
    '12.9.14 1:53 AM (89.74.xxx.66)

    삶은 별로 안달라지던데 어떻하지요???? 전 몸이 넘 안좋아져서 이번에 꼭 빼야겠다 맘먹고 거의 8키로 정도 뺐어요. 식이요법으로 빼구 지금은 운동으로 유지 중이여요.
    주변 아줌마들이 이뻐졌다 부러워 합디다. 예전에 입던 옷이 맞고 옷 사 입는 재미가 있는게 좋은 점이네요.
    여기저기 아프던 것도 많이 좋아졌구요.
    40대 초반이어요.

  • 7. 보험몰
    '17.2.4 9:19 AM (121.152.xxx.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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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
    '17.6.23 4:19 PM (182.222.xxx.194)

    일단 살은 빼고 봐야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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