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응답하라 1997 재미있다고 열광 하시길래
저 다운 받아 보는데........
그닥 공감이 ....아니 정확히 공감이 아니라 재미가 없네요
왜 재미가 없지? 내가 97학번이고 그 시대 살았는데
라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저는 20살때 부터 또래 문화 그닥 이었어요
이스트팩 가방 , HOT, 게스 또...닥터마틴?
암튼 그런 브랜드를 그닥 선호 하지도 않았고요
나이트도 몇번 가보지도 못했어요
정장이 잘 어울린다 해서 정장 주로 입었어요
그리고 연예인도 안좋아 했고
삼삼오오 여대생들이 까페에 모여 수다 떠는 것 역시 전 안했어요
저는 까페에서 수다 하는 것이 시간 죽이는 것 같고 너무 시시하고
커피값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부르면 항상 바쁘다 하고 나와서 혼자 미술관 영화관 연극
서점을 다녔어요
주로 그런 곳에 가면 제 성숙한 분위기(성숙해 보였대요)
덕분인지 말쑥하게 정장을 잘 차려입은 남자분들이 말을 걸어오곤 했고요
그 시간에 혼자 책을 읽든 배우든 하는게 훨씬 건설적이라 생각 했어요
그리고 동갑남자친구들 보면 정말 애 같고 사탕 줘야 할 것 같고
진짜 너무 재미없고 그래서 데이트도 두어번 하면 그들의 중심 주제가 참 ...아이 같이 느껴졌어요
참 재미없게 20대 초반을 보낸 거 같아요
지나고 보니 그 시절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참 재미있는 건 나이차가 좀 나는 이성과 대화를 하면 신나게 잘 떠들었던거 같아요
영화든 책이든 시사든 너무 신나게 잘 떠들었죠
그리고 뭔가 편안했어요
10대 시절 부터 30대 중반의 하얀 셔츠를 입고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아주 근사하게 보였거든요
그런게 머리속에 강하게 남은거 아빠 덕분 인거 같기도 해요
항상 일하는 모습의 아빠가 근사했어요
20대중반의 저는 30대 중반의 남자를 만나 잘 살고 지금은 30대 여자가 되었는데..
남편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째 저보다 더 그 시절(남편의 20대)
문화를 더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남편은 그런 제가 신기하대요
어쩜 본인보다 더 늙은이 같게 생각하고 문화를 알고 하냐고....
뭐 제가 겪어서 겠나요
책을 통해 간접경험 한거겠지...
그런데 그렇게 시시해 보였던 동창 남자친구들 다시 보니
정말 근사해 졌더군요
세월이 그만큼 흐른게 참..묘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건데
농담삼아 동창이 @@는 그 당시 참 어려운 말을 많이 해서 누나 같았노라
그리고 좋아했다 하길래
짜식 그때 말하지 지금 말하면 어쩌냐~ 받아치니
그때 제 분위기가 어려워서 거절 당할까 못했대요
지금은 쉽냐 하고 웃고 넘겼는데..
20대 저는 왜 그랫나 싶어요
저 같은 분 계실까요...
글이 참 두서 없어서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