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왜 이제 와서 가슴이 먹먹해 지는지요

bb 조회수 : 1,507
작성일 : 2012-09-09 17:59:51

목구멍이 아프네요 스멀스멀  올라오는게

나이 50에 그 동안  내가 자각하지 못했던 울분이 이제서야

나를 힘들게 하는지요

나보다 힘든 시절을 보낸 사람도 많을텐데..

어릴적 엄마가 집안을 꾸려 가는 여성 가장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막내인 제가 아주 어릴때 부터 집안일을 도우며 살게 되었죠 

위로는 오빠만 세명이었구요

할머니 부모님 세명의 오빠와 저 이렇게 살면서 온갖 심부름에 밥하고 설거지..

겨울에 야상. 패딩 이런걸 세탁기 없이 찬바람 부는 마당에서 고무 다라이라고 하죠

그런걸 있는대로 꺼내 놓고 물 먹어 들지도 못할 정도의 무게인 옷들을 빤다고

그때 초등학교때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해 왔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를 엄마 이전에 한 인격체로 바라 보면서 짠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힘 들다 소리 못하고 했었고 오빠들 한테 도와 달란 말도 못해본 정말 어리석은 아이 였어요

그래서 그 나이에 누려야 할 사소한 기쁨도 없었고 일찌감치 웃음을 잃어 버린 멋 없는 여자가 되어

지금도 남편으로 부터 참 무뚝뚝하다는 소릴 가끔 듣구요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

인문계 다니며 아침에 식구들 식사 준비 다 해놓고 학교 갔어요

친구들이랑 놀아본 기억도 별로 없고 ...

의식 않고 살아 왔는데 잠재되어 있었나 봐요

얼마전 부터 이렇게 울컥하네요

아직도 친정의 대소사에 제가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구요

비 오는 창 밖을 보며 여러가지 일 들이 자꾸 떠 오르면서

누구에게도 못한 지난 일들을 적어 보네요

IP : 61.76.xxx.4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9 7:07 PM (112.151.xxx.134)

    아마 나이 50에 작은 사건같은 것에서
    깨달으셨나봐요.
    방법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같은 선상인 것을.

    다른 형제들은 아무 것도 하지않아도
    자식으로 형제로...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만
    난 그들처럼 하면 비난받거나 상대가 아무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죄책감을 느끼쟎아요.
    마치 부모의 보살핌을 당연히 누리는
    자식이 아니라 데려다키워서 은혜를 갚아야하는
    아이인 것 마냥.

    아마 최근에 뭔가 마음을 다친 일이 있으셨을거에요.
    아주 사소한 거라두.
    그런데 두꺼운 성벽도 막상 무너질 때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빠져서..와르르 무너지거든요.
    그 전에 큰 돌덩어리들이 막 빠질때도 어찌어찌 버티던
    성벽이.......... 손톱만한 돌 하나 빠지는데 통채로 허물어지죠.
    원글님 가슴에 성벽이 작은 사건으로 무너진게 아닐까
    싶어요.

    주제넘게 추측해서 맘 상하게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나이 50에 어릴때 서러움이 갑자기 밀려온다면.....
    원글님이 너무나 선한 분이구나... 싶어요.
    이제까지는 묵묵히 그걸 당연하게 감수하신거니까요.

  • 2. ..
    '12.9.9 8:32 PM (180.66.xxx.65)

    이번기회에 털고 가시는것도 나쁘지 않을거같아요
    친구랑 우정여행??같은거 가셔서 술도 한잔 하며 털어놓으시던지
    아님, 남편한테 울고불며 털어놔보세요
    이런건 본인 몸이 지치고 힘들때까지 쏟아내야 정리가 되는거같아요
    용기가 안나시면 여기 자게에라도 쏟아놓으시구요

    저기 위분 말씀따나 50에 분노하신다니 님이 정말 착하단걸 말해주네요

  • 3. bb
    '12.9.10 6:02 PM (61.76.xxx.40)

    뒤늦게 들어 와서 댓글 보며 위로받습니다
    마음을 심하게 다쳤어요
    너는 그렇게 희생하는게 당연하다라고 하더군요
    시집을 가도 항상 친정에서 못 벗어나고
    더 해주길 바라구요
    어린시절의 일들이 새록새록 더 뚜렷하게
    떠오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704 지금 놀러와에 015B 나와요^^ 14 2012/09/10 2,548
150703 피에타 보고 왔는데... 멍하네요 (스포 있습니다) 24 오랜만에 2012/09/10 19,306
150702 딸애가 우울합니다. 12 --- 2012/09/10 3,588
150701 아이들 보험 몇살까지 보장인지 궁금해요... 8 보험... 2012/09/10 1,252
150700 묵주기도하는법 알려주세요 (카톨릭신자만 봐주세용) 6 ^^ 2012/09/10 5,061
150699 수학문제 좀 도와주세요 정사각형 2012/09/10 838
150698 36세 여자 실비보험 7만원? 3만원? 5 실비보험고민.. 2012/09/10 2,717
150697 다음 김기덕 감독 문재인 공개지지 기사에 1 알바투입 2012/09/10 2,131
150696 남편의 주사가 너무 심해요...이혼해야 할까요? 23 걱정녀 2012/09/10 9,298
150695 (방사능)mbc뉴스데스크-현장M출동] 생활방사능, 어디로?‥대책.. 녹색 2012/09/10 1,118
150694 핸드폰 기본 요금이나 좀 없으졌으면.. .. 2012/09/10 645
150693 일본산 그릇............................... 2 레몬레몬 2012/09/10 2,196
150692 명절 우리집에서 하자던 친정엄마 8 dd 2012/09/10 3,502
150691 인중이 길어지는 성형수술이요 5 질문 2012/09/10 3,908
150690 허리 삐끗해서 ... 파워워킹하다.. 2012/09/10 616
150689 토플점수를 텝스로 환산할수 있나요 3 영어 2012/09/10 2,031
150688 동대문 제평 잘다니시는 분들께 질문요~~ 후쓰맘 2012/09/10 1,456
150687 '규' 와 '준' 의 영어 표기법 알려 주세요 6 여권 2012/09/10 5,479
150686 텀블러랑 보온병이랑 뭐가 다른거에요? 13 YJS 2012/09/10 10,012
150685 몸에 좋으면서 살찌는 음식이 뭐가 있나요? 17 궁금이 2012/09/10 5,823
150684 제주공항면세점에 이 화장품 있을까요? 1 볼터치 2012/09/10 1,485
150683 그림 개인전에 갈때는 뭘 사가야할까요? 6 궁금 2012/09/10 1,463
150682 갤s3 신규 나온 곳은 없나요? ㅠㅠㅠㅠㅠ 2 엉엉 2012/09/10 1,310
150681 오븐 작동도중에 열어봐도 되나요? 7 버터 2012/09/10 1,421
150680 그냥 며느리는 어떤 존재일까요? 9 ... 2012/09/10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