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모님한테 학대를 당하거나 그랬던건 아니에요
다만 좀 관심이 덜 가는 아이였던것 같애요
그럴것이 다른 형제들이 워낙에 아주 똑똑하다던가 아주 이쁘다던가 뭐 그런게 좀 있었는데 반해 전 특징없는 아이였어요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나서기 싫어하고...
그러다보니 거의 집에서 없는듯이 되고 자신감이 없어지고 나중에는 아주 심해지더라고요
오빠가 몇대 독자에요, 그리고 공부를 아주 잘해서 집안의 자랑거리고 하니 모든것이 오빠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거에요
다른 형제들은 그래도 나름 장점이 있었는데 어릴적의 저는 너무 주눅이 들었고 자신감이 결여되서 아주 비참했죠
또 한번 그렇게 결정지어진 집안 구도는 바뀌어지지 않더군요
머리가 좀 커서 생각하니 저도 밖에서는 그렇게 못나지는 않는데 집에오면 제일 못난이가 되는 거에요
왜냐하면 어릴때부터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저를 제외하고 아무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요.
그 구도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렇다면 내가 나가는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결과적으로 직장과 결혼 모두 고향을 훌쩍 나와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 졸업과 동시에 집을 떠나 직장생활을 했고 그게 얼마나 다행이었나 생각합니다.
나름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다고 인정받고요, 지금은 못할말도 못할일도 없는 40대 아줌마 - -, 직장에서는 허리쯤에
해당하는 자리하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계속 집에 있었다면 좀 얘기가 달라졌을 거에요
계속 그렇게 살았을 것 같애요
사족을 붙이면 다른 형제들은 다소 질풍노도의 청장년기를 보내고 지금은 고향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습니다.
사는데 정답이 있는건 아니지만
지금에야 제가 어릴때 그렇게 주눅둘어 재미없이 살필요가 없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지만 그것때문에 아는사람 한명없는 타향생활을 잘 견뎌내서 이까지 오지 않았난 하는 생각도 들고
제 스스로가 기특하게 보입니다.
고향을 떠난것이 최고의 결정이었다는 제 생각을 부모님이 아시면 좀 섭섭하실 것도 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