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촌이 시간관념이 없어요.
회사는 어찌어찌 지각 안 하고 다니는데(3번 지각하면 깎이니까)
기타 약속은 다 늦어요.
심지어 광화문(서울 중심)에서 11시 약속인데
길동(서울 동쪽 끝)에서 11시에 나가는 것도 봤어요.
회사 직원들, 친척들, 친구들하고의 약속 다 이래요.
어느날, 회사에서 단체로 버스 대절해서 어디로 놀러간대요.
근데 사촌네 집 보일러 공사하느라 저희 집에서 잤어요.
저희 집에서 걔네 회사까지 딱 30분 걸리거든요.
9시까지 모이라고 했다는 말 듣고 제가 막 미리 깨우고 난리쳐서
집에서 8시 20분에 내보냈어요.
잠시 후 전화가 오더군요. 회사에 갔는데 버스도 없고 사람도 없다고....
그리고 다시 저희 집으로 왔어요. 터덜터덜.
어찌 된 거냐고 물으니까 회사 관리실 아저씨가 말해주는데
대절 버스는 8시 반까지 왔고 다른 직원들도 모두 8시 30-40분경에 왔답니다.
그런데 한 직원이, 모모씨(제 사촌)는 항상 늦으니까 기다리면 오늘 또 우리 늦는다,
어차피 그 사람은 늦을 거니까 우리끼리 출발하자....
다른 직원들도 모두 동의해서 버스가 8시 40분에 출발해 가버렸답니다.
물론 정시에 가기로 했으면 정시에 출발했어야 하는 그 사람들 잘못이 크다고는 생각해요.(80%)
하지만 제 사촌은 양치기 소년이었던 겁니다.
매일, 약속에 단 한 번도 맞춰가 본 적이 없으니 다른 직원들이 그리 생각할 만하지 않나요?
--------------------------------
그래도 제 사촌은 초지일관 일관성 있게 누구와의 약속이든 다 늦었어요.
제가 일하던 법무법인의 대표는
자기보다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나 돈 많은 클라이언트와의 약속은 30분 일찍 가고
자기보다 힘 없고 돈 없는 사람과의 약속은 1시간 늦게 가거나 안 갔어요. 말없이.
(지금은 그 법무법인 없어졌어요. 운영 어려워져서 다른 법무법인에 흡수통합되었다네요. 쎔~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