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빗물세'라니 깜짝 놀라셨지요?

스통 조회수 : 1,787
작성일 : 2012-09-06 09:23:41
빗물세라니 깜짝 놀라셨지요?

시민 여러분 하루 잘 보내셨습니까. 어떻게 하늘 좀 보셨나요. 오늘은 종일 하늘이 높고 넓어 그윽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었습니다. 자꾸 마음이 밖으로 달아나는 걸 꽉 붙잡고 있었지요. 여러분도 그러셨을 겁니다. 게다가 오늘은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블루문’을 볼 수 있는 날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하늘과 바람, 보름달까지. 자연을 즐길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늘, 이 아름다운 자연의 이름에 세금이 붙어서 깜짝 놀라셨지요? ‘빗물세’ 말입니다. ‘세금’이라고 하면 억울해지기 십상인데, 게다가 ‘빗물’에 대한 세금이라니. 하늘에서 비 오는 게 내 탓이냐 싶으셨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우선 ‘빗물세’는 이름이 잘못 되었습니다. ‘빗물세’는 독일 ...
세금의 이름인데요. 서울시에서 하수도 요금을 정교히 설계하여 빗물 관리의 효과를 높이고자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일종의 ‘빌려온 이름’인 셈입니다. 오해가 생길 법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서울시는 무엇보다 먼저 시민들에게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것은 중앙정부의 권한이고 국회의 권한입니다. 법령에 규정이 없으면 서울시는 스스로 세원을 정하고 부과할 수 없습니다. '빗물세'라는 새로운 세금을 마음대로 정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서울시가 논의를 시작한 것은 기존의 하수도 요금체계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느가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번 검토해보기 시작한 것에 불과합니다.

현재 서울시의 하수도 요금은 오수와 우수(빗물)처리 요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오수와 우수로 분리하여 세금을 운용하는 문제에 의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번거롭게 하수도 요금에서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그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 서울시가 ‘물 순환 도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시는 급격한 도시화로 불 투수 면적이 50%에 달합니다. 쉽게 말해 서울시가 빗물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대야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러니 지하수도 문제가 생기고, 멀쩡하고도 훌륭한 자원인 깨끗한 빗물은 아깝게 활용도 못하고 오수와 뒤섞여 강으로 흘러 보내집니다. 그 뿐인가요? 땅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않으니 가뜩이나 극심한 기후 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비피해도 순식간에 극심해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당연히 도시가 순환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하고 때문에 서울은 물 순환 도시로의 전환을 계획 중입니다. 그 논의 과정 중 하나가 하수도 요금을 분리하는 것이고요.

‘빗물요금’이라고 할까요? (이하) ‘빗물 요금’은 새로운 세금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세금을 분리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시작은 적은 액수이겠지만 빗물 관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시민 여러분께서도 고지서를 보실 때마다 빗물이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하시게 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물 순환 도시 서울에 대한 서울시의 전망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빗물 요금’은 그러한 목표를 갖고 ‘논의 중’인 것입니다.

물론 이 ‘빗물 요금’과 관련해서도 살펴봐야 하는 점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2010년 기준 하수도 요금이 실제 하수 처리 비용을 담당해주는 것은 38% 정도 됩니다. 이점도 고려해야 하고요. 그런데요. 불투수면적의 규모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빗물 요금’은 면적이 큰 공공시설이나 토지를 많이 가진 기관이나 사람들이 많이 부담하게 됨으로 지금과는 다른 규모로 공공 재원의 확보를 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여러 모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또 ‘빗물 요금’ 도입을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 구체적 시행방안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치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중앙정부나 국회와도 협의해야 하구요. 서울시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을 뿐입니다.

시민 여러분, 가까운 일본은 물론이고 외국의 수많은 도시는 크고 작은 저류 시설들이 있습니다. 가정집은 집집마다 잘 디자인 된 빗물받이 시설을 설치하여 생활용수로 이용하고 있고, 커다란 공공시설들, 학교 운동장, 지하 시설물 등은 강우량에 따라 커다란 저류조가 되어 줍니다. 그 뿐인가요? 보도나 가로수를 애초에 조성할 때에도 물을 담을 수 있도록 오목하게 잘 기획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빗물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도 있고, 빗물을 자원으로 활용도 할 수 있습니다. 지하수가 풍부해지니 생태에도 당연히 이롭겠지요? 대강의 그림만 그려본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새로운 세금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오해 마십시오. 그리고 서울시가 자연의 수많은 자원들을 축복처럼 활용할 수 있는 생태 수도, 지속 가능한 전망을 가질 수 있는 물 순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세요. ‘빗물 요금’과 관련한 논의 과정과 정책 수립 방향 및 결과는 시민 여러분께 당연히 공개할 것입니다. 물론 시민 여러분께서 참여하실 수 있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습니다. 오늘은 실국 관계자들과 전문가 여러분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겠지요. 시민 여러분, 저를 비롯한 서울시 직원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진짜 자산,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럼, 아름다운 가을 밤 되십시오. 달구경도 하시고요. 감사합니다.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IP : 125.141.xxx.3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솜사탕226
    '12.9.6 9:35 AM (121.129.xxx.50)

    아 친절하신 시장님 ^^

  • 2. 아..
    '12.9.6 10:01 AM (221.146.xxx.143)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시장님 ^^

  • 3. 정의가 필요해
    '12.9.6 10:05 AM (121.125.xxx.149)

    감사합니다.

  • 4. 으아..
    '12.9.6 10:15 AM (14.37.xxx.70)

    감동...

  • 5. 깜상
    '12.9.6 10:43 AM (61.40.xxx.236)

    아~~ 시장님 이러심 진정 곤란합니다. ㅋ
    전 서울시민아닌데 진정 서울시민 부럽사와요..
    마구마구 박시장님 좋아질라ㅡ하잖아용..아윽

  • 6. 난 이미졌다
    '12.9.6 10:59 AM (116.40.xxx.171)

    도지사야~ 도지사야~ 개도지사야~

    경기도민인 전 졌습니다.

  • 7. 대한민국에
    '12.9.6 11:20 AM (211.246.xxx.237)

    서울시가 제일 부럽네요 ㅠ

  • 8. 세우실
    '12.9.6 12:09 PM (202.76.xxx.5)

    요약 : 세금을 새로 부과하는게 아니라, 원래 하수도 요금에서 빗물처리비용을 분리하고 그 돈 모아 빗물 재활용 할까 생각중이라고 입 벙끗했더니 새로 세금 만든다고 기자들이 엄청 기사씀.

  • 9. 이런 게 소통
    '12.9.6 12:43 PM (112.169.xxx.209)

    정말 잘 뽑았다.
    신속 정확 친절 다 갖췄네.

  • 10. ㄹㄹ
    '12.9.6 12:49 PM (180.68.xxx.122)

    요즘은 정말 트위터 이런게 톡톡히 한몫하는거 같아요 .언론사들 개쯔레기

  • 11. ㅎㅎㅎ
    '12.9.6 1:38 PM (180.71.xxx.36)

    거봐 언니야 내가 투표 잘해야 한다고 했지???
    서울시민인 언니가 부럽다 ㅎㅎㅎ

  • 12. 어휴....
    '12.9.6 1:46 PM (39.112.xxx.208)

    알바까지 풀어서 엄청 까대는 못된 좆충똥과 성누리당.


    못됐어도.......너어무 못됐어! 바꿔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378 직업을 놓기가 싫었으면 아이를 포기했어야 한다? 12 2012/10/31 2,645
171377 해외 3박4일 추천해주세요 11 춥네요 2012/10/31 1,388
171376 바디샵 화이트머스트 2종중 어떤게 2 아기분냄새 2012/10/31 1,343
171375 순한 맛 고춧가루는 어디서 구입해야 할까요?? 2 남편이 문제.. 2012/10/31 796
171374 요 며칠 이문세 노래를 듣고있는데...... 7 ㅠ-ㅠ 2012/10/31 1,997
171373 식당들만 음식 재활용하는거 아니예요 14 행복 2012/10/31 6,805
171372 집에서 만드는 요구르트는 불가리스로 해야 하나요? 8 요구르트 2012/10/31 1,800
171371 생명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을까요? 3 CT촬영 2012/10/31 773
171370 김장 비용 얼마나 들어요? 3 ... 2012/10/31 1,198
171369 찐호박..냉동보관하면 맛 이상해지나요? 2 살림초보 2012/10/31 1,509
171368 생명보험만 자살해도 나오는건가요? 8 보험 2012/10/31 2,719
171367 엠비씨는 어디까지 가는걸까요? 2 2012/10/31 714
171366 어린이집 견학 한달에 4~5번 가는데 너무 많이 가는것같아요 8 어린이집 2012/10/31 1,580
171365 도우미 아주머니 때문에 속뒤집어지네요 33 맞벌이 2012/10/31 17,040
171364 전세 세입자라면, 어느 집을 더 선호할까요? 10 전세 2012/10/31 1,558
171363 킹사이즈베딩솜은 어디서 구입하시나요? 3 아시는분혹시.. 2012/10/31 718
171362 생협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점 13 취업이 필요.. 2012/10/31 1,877
171361 초등학생 몇 학년까지 데려다 주세요? 12 .. 2012/10/31 2,045
171360 스카웃해서 입사한 경우에 이런일이 생긴다면요.. 2 ....? 2012/10/31 1,066
171359 ebs 아이의 사회성 보신 분 내용 알려주세요. 2 부탁드려요... 2012/10/31 1,250
171358 음료수 마실때 목에서 꿀떡꿀떡 소리가 나요. ㅠㅠ 6 챙피해요 2012/10/31 5,647
171357 "선관위원 고생하니 투표연장 말아야&qu.. 9 배꽃비 2012/10/31 987
171356 유치원친구는 엄마끼리도 친해야하나요? 9 ㅎㅎㅎ 2012/10/31 2,572
171355 스팸/텔레마케터 말고 모르는 번호의 부재중전화보고 통화시도 하시.. 1 핸폰 부재중.. 2012/10/31 1,015
171354 제주도 자주 가니 이제 어딜 가보는게 좋을지.....ㅎㅎ 17 제주여행 2012/10/31 2,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