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64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536 데님 앤 서플라이 사이즈 아시는 분~~~ 1 폴로 2012/10/26 3,204
    169535 함께 살아가요 생각 2012/10/26 456
    169534 결혼식에한복들고갈건데꼭정장입어야할까요? 3 초코 2012/10/26 850
    169533 해운대근처 3 부산 2012/10/26 962
    169532 밤에 큰거미가 천장에서 돌아다녔는데요. 1 우산장수 2012/10/26 2,251
    169531 전세 융자금 3 rjrwjd.. 2012/10/26 991
    169530 오늘 운전연수의 일인자님께 연수 받았는데 차 당장 사야 할까요?.. 16 car 2012/10/26 4,158
    169529 의정부 녹양동에 계신분 있으면 유치원 추천 해주세요 2 녹양동 2012/10/26 893
    169528 조용히 천천히 이혼준비중입니다. 8 .. 2012/10/26 7,412
    169527 초보요리책 추천 좀 해주세요. 18 요리어려워 2012/10/26 2,057
    169526 어떤일을 하면 좋을까요~~ 1 생각또생각 2012/10/26 520
    169525 남편 사랑 못받는 아내는 저 뿐인걸까요? 24 --- 2012/10/26 10,558
    169524 오늘 여의도공연 생중계해주는 곳 찾아요 나꼼수 2012/10/26 657
    169523 추천 부탁드려요 하이파이브 2012/10/26 330
    169522 예전에 동아일보에서 일기예보기사 쓰시던 기자님 성함 아시는 분?.. 4 궁금 2012/10/26 812
    169521 아기 분냄새 같은 향수 추천해주세요 35 파우더리? 2012/10/26 12,870
    169520 19금) 생리예정일 8일 남겨두고 7 뻘줌하지만 2012/10/26 4,033
    169519 탤런트 박주미씨 쥐띠인가요? 4 갑자기궁금 2012/10/26 3,322
    169518 [원전]日후쿠시마 연안 물고기 세슘 수치 여전히 높아 1 참맛 2012/10/26 762
    169517 결혼 하고 싶다 11 .... 2012/10/26 1,950
    169516 박근혜 싫다면서 문/안 특정 후보도 싫다는 사람 심리는 뭔가요?.. 14 이해 불가 2012/10/26 781
    169515 나이 마흔둘....육십에 후회없이살기.!? 5 달콤한인생 2012/10/26 3,181
    169514 거실 콤비블라인드를 하려고하는데요 3 ... 2012/10/26 1,700
    169513 비오는 날1학년아이랑 갈만한곳 있나요? 1 문의 2012/10/26 2,006
    169512 지하철이 거의 몇시쯤에 중단 되요? 3 ... 2012/10/26 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