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원래 고양이는 세탁기 아래서 위를 노려보면서
어디 발을 디뎌야 위에 있는 물건을 피할까 잘 계산하고 뛰어올랐어요.
그러니까 하나도 떨어뜨리는 물건이 없이 조심스레 살금살금 다닌거지요.
그 계산하는 모습을 가만 지켜보면
아 저 쪼꼬만 머리로 어쩜 저런 생각을 다 할까
너무 신기한거에요.
엊그제 우리 깡패는 자기도 이미 수십번 올라간 그 세탁기를 뛰어오르려다
앞발만 간신히 걸친 상태로 문짝에 쾅 박고서 미끄러져 떨어졌어요.
톰과제리 만화의 톰이 벽에 박는 모습 상상하면 됨.
계산같은 거 당연 없구요. 올라가면 위에 있는 거 다 쓰러뜨리고 뒤엎어요.
머리는 우리 고양이 두 배 크기 되는데, 다리도 더 길고 키도 큰데. 아...
왜 이리 어리버리할까요?
우리 엄마가 와서 보고는 얘는 사람으로 치면 ***같다고 그러시네요.
그래도 저만 졸졸 따라디니면서 뽀뽀, 하고 말하면
이마로 제 입에 문지르고 그러는게 너무 귀여워요.
얘는 왜 그루밍이나 뽀뽀를 해 줄줄 모를까요?
아는 건 그냥 이마로 막 비비는거, 아무데나 막 비비면서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