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남녀의 심리 변화 과정 정리함.
처음에 남/ 녀 가 있음.
남 - 녀
둘이는 독립된 관계고 서로 얽힌게 없어서 서로만 아끼면 됨. 이때 서로 퍼주는 건 걍 지 좋아서 퍼주는 거라 퍼줘도 재밌음.
결혼하면 이게 바뀜
일단
남편 - 아내
가 됨.
여기에 더해서 이런 것들이 생김
남편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아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근데 저게 안없어지고 늘상 붙어있음.
남편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아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 일/가사/육아/남편으로서의 의무 + 일/ 가사/육아/ 아내로서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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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둘다 맞벌이라 치면, 저중 [일]부분은 점점더 커짐. 지위가 올라가니까.
요새 남자가 가사/육아 참여 안하면 처맞음. 근데 가사는 요령이 생긴다 쳐도 애가 생기면 육아가 점점 더 커짐.육아가 커지면 가사도 커짐. 청소 안하고 살았어도 애가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치워야한다거나...등등
남편/아내로서의 의무 .. 이게 참 거시기 한데. 이제 두사람은 처음의 독립된 서로가 아니라 남편과 아내라서 서로 해줘야하고 지켜야할 일이 있고 막 그럼. 시댁 친정도 막 얽힘. 서로의 친구들까지도 얽힘. 얘기해보면 남자들은 자신이 가장이라는 것에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 거 같음. 여자가 아무리 실력좋고 돈 잘 벌어도 마찬가지.
그럼 이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피곤해짐.
그럼 서로 일/가사/의무 부분을 피하고 싶어짐.
남자는 집에 들어오기 싫고 술마시고 조기축구회가고 그런 거 찾음.
여자는 좀 다른데 기본적인 모성애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엄마로서의 문제가 있다보니 애한테 메이는 있어서 술마시고 조기축구회하고 이런건 못함. 대신 그런 걸 하며 자신을 돕지 않는 남편을 패고 싶어짐.
그럼 둘이 싸움.
싸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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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느날 생각함. 우리가 왜이러고 사나.
내가 왜이렇게 매일 피곤하고 쟤 눈치봐야하고....
생각해보면..........
쟤가 내 남편/아내기 때문임 . 쟤랑 남편/아내 되기 전까진 난 내손으로 빨래 안해도 됐음. 엄마가 해줬음. 내손으로 밥 안해도 됐음. 사먹거나 엄마가 해주거나 했음. 돈도 걍 내맘대로 쓸 수 있었음. 자취했다해도 대충 치우고 살면 됐고...
그럼 상대가 원망스러워짐.
더이상 처음의 사랑스러운 남녀가 아님.
처음에 내가 좋아서 했던 일들 - 밥해주기. 빨래널기. 애봐주기 돈벌어오기 뭐 이런 거 - 이 지금은 다 일거리임. 하기 싫음.
그럼 이제 둘이는 더이상 서로가 사랑스럽지 않음.
그렇다고 뭐 헤어지거나 이런거 아님. 요샌 물론 이혼 많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쟤는 내 남편/아내고 정도 있고 애도 있고 돈도 있고 시댁 친정 사회적 지위 기타등등 얽힌 게 한두개가 아님. 그거 다 집어치우기엔 또 너무 많이 왔음.
하지만 어쨌든 처음과는 다름. 데면 데면 해지고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다 소리가 나오고.
그렇게 걍 살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