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에 걸린 볼라벤 음모론 글에서 가장 많은 댓글을 단 사람입니다.
지금, 늦게서야 추후 댓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그 원글일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아닙니다.
그 원글님은 진주인가 사신다고 하셨고 저는 경기 남부에 삽니다.
따로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상황파악을 잘 못해서 글을 잘못 썼구나...싶어서요.
간략히 사건의 경과를 말씀드리자면,
오늘(30일) 이른 아침 다음 대문에 반짝 걸렸다 사라진 조선일보 기사가 원인이었죠.
열받아서 82에 들어와 보니 논란의 그 글이 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인 오늘(30일), 기상청의 볼라벤 위치 이동경로 발표가 수상하다는 건데 몇몇 분들이 '예측이 잘못될 수도 있지, 그렇다고 음모론이냐', '실제 피해가 엄청났는데 무슨 소리냐'는 식의 댓글을 다셨어요.
그래서 저와 또 몇몇 분들은 '예측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태풍의 사후 발표가 이상하다'는 것이라 했고 어떤 분은 엠팍에 올라온 조선일보 뉴스 링크를 거셨습니다.(곧 그 링크는 사라졌지만...)
그래서 어떤 분이 그 기사좀 읽어보라고 쓰신 거구요.
그리고 다음 대문에서 그 기사는 사라지고 그 후에 들어오신 분들은 그 기사를 읽지 못하신 상태에서 댓글을 다시는 거 같더군요.
설상가상으로 뉴스가 링크된 댓글도 중간에 없어지고...
자꾸만 '서울 경기지역에 별 피해가 없었다고 음모라니...', '자기가 안 당했다고 음모라니..'하는 댓글들..
물론, 원글님이 '시덥잖은 태풍'운운하시고, 다음에 걸린 그 기사를 보고 한 얘기라는 자세한 설명도 없었으니 그런 댓글들이 달리는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했습니다.
피해 입은 분들 계시다는 거 알고 그만큼 무시무시한 태풍이었다는 것도 맞는데, 지금 이상하다 하는 건, 사후 기상청 발표가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너무 차이나게 다르다, 예측도 아니고 어떻게 지나간 태풍의 경로를 그리 다르게 발표할 수 있느냐...등등
그런데도 고상한척, 이성적인 척 염장을 지른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고, 저는 '왜 이러지?'하고 생각하던 찰나,
어떤 분 댓글에서 그 힌트를 얻었습니다.
아, 사람들이 음모론에 치를 떠는 건, 얼마전 자게를 뒤덮었던 그 음모론을 생각해서 그러는구나...싶었죠.
사실 저는 요새 82에서 있었던 그 태풍음모론 논쟁은 들춰보지도 않아서 처음에 사람들이 말하는 음모론이 그런 건줄도 몰랐어요.
그래서 '아니, 우리 기상청 발표가 미국과 일본하고 다른 게 사실인데, 그걸 왜 음모론이라 하고 이렇게 비난하지? 기사에 나온 팩트를 말했을 뿐인데..'하면서 댓글들을 의아해 했었어요.
원글님의 '시덥잖은 태풍'같은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기상청의 그런 행태를 지적하지 않고 마땅한 의심조차 할 일 없는 음모론자의 망상같은 소리라고 치부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계속 그게 아니라고 댓글을 달았던 거죠.
그러다 사람들이 학을 떼는 음모론은 볼라벤이 무슨 대단한 위력을 가진 태풍으로 과대포장되어 국민을 선동하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의미하는 거구나...알았어요. 그래서 더 이상 댓글다는 걸 멈췄습니다.
저는 이번 볼라벤이 별거 아닌 태풍이었는데 무슨 정치적 의도로 호들갑떨어 우리만 우롱당했다는 음모론적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왜 다 지나간 태풍의 궤적조차 다르게 보도하는 걸까, 기상청이 지들 실수나 입장으로 인해 거짓말하는 거 아닌가, 예전에 태풍 셀마때도 거짓보도로 관련자들이 옷 벗었다더니 이번에도 그런건가, 그렇다면 이건 짚고 넘어가야할 중대한 문제 아닌가...그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 태풍때문에 덜덜 떨면서 테이프 붙였던 사람이예요.
이번 태풍 무서웠던 거 잘 알고 피해자분들 안타까운 건 여러분과 마찬가지구요.
원글님이 아주 나중에서야 그 조선일보 기사 보고 쓴 거라고 댓글 달았지만 그건 아무 소용이 없고...
남은 건 제가 그 원글 아니냐는 소리네요.
아닙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일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그 원글이 아닌데 자기 글에 자기가 아닌척 댓글다는 사람으로 몰아부쳐지는 상황이 좀 억울하네요. 제 닉을 걸고 쓴 글인데 적어도 그런 치사한 짓을 하는 다중인격자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