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 아직 학생이에요
제가 사는 곳에서 지방.. 지금 의대 다니고 올해 졸업인데 나이가 좀 있어요 서른 여덟 전 서른 셋이고요 서른까지 학원강사 하다가
의사가 너무 되고 싶어서 공부해서 학교 갔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서 2년정도 사겼는데 사람은 참 괜찮아요 저한테는 잘해주고 항상 웃고 밝은 사람이라
단점이 있다면 숫기가 너무 없다고 해야되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랑 있으면 화난거 처럼 보이는거정도? 저랑도 처음에 친해지는게 엄청 오래 걸렸거든요
술 담배 안하고 술을 거의 못마셔요 맥주 500도 마시면 힘들어 할정도....서로 나이도 있고 해서
전 졸업만 하면 바로 결혼 하자고 할 주 알았는데 아무 말도 없고 집으로 인사가자는 말도 안하고 그 사람집이 서울이라 아직 한번도 못갔네요
그래서 자존심 상하지만 참고 결혼은 어떻게 할거냐고 하니까 가만히 있다가 레지던트 들어가서 하면 안되냐고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했었는데
며칠전 우리집에 왔었거든요 그전에 엄마랑은 한번 봤고요 근데 엄마아빠가 만나기전에 나이도 좀 많고 그렇다고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그때 보시고 맘에 드셨는지 졸업하고 나면 바로 결혼 했으면 좋겠다고
사정 안되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지금 산후조리사 하신다고....집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아빠가 말하니까 표정이 싹 굳더니 그 자리에서는 어물쩡 넘기면서
그냥 허허 그러더니 생각해보겠다고 별 말 안했는데 집에서 나오면서 저한테 엄첨 뭐라고 하는거에요 인턴 월급으로 어떻게 생활하냐고 그리고 누가 너한테 집해달라고 했냐고
자기는 결혼하면 그냥 원룸같은데서 시작할거니까 다시는 이런애기 듣고 싶지 않다고 하길래
사귀는 동안 제가 좀 잘못해도 짜증 한번 안내던 사람이 갑자기 너무 화내니까 저도 화가 나서 아빠한테 나 그런 말 한적 없다 그리고 빛내고 시작하느니 좀 도움 받아서 시작하면 안되냐고 하니까
자기 빛내더라도 내가 다 갚을거고 자기 공부하는게 은퇴 이딴거 싫고 그냥 죽을때가지 일하고 싶어서 미친척하고 일 그만두고 공부한거니까 아빠한테 말씀 잘 드려서 이런 애기 다신 듣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이런 저런 애기 더하다가 저도 좀 심한 말 더하니까 말 딱 끊더니 나중에 애기하자면서 그냥 확 가버리네요 싸우다가 너무 울어서 밖에서 한시간이나 걸어다니다가 집에 들어갔는데
아빠도 나름 큰 맘 먹고 말했는데 그사람이 가타부타 말 안하니 좀 기분 나쁘신거 갖고
내가 결혼에 이렇게 목매나 싶어서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그래서 너무 우울한데 이 사람은 며칠동안 통화하는데 목소리에서 찬바람이 쌩쌩부네요
제가 더 보채면 싫어할거 같고 이 사람 놓치고 싶지 않은데 앞일이 걱정도 되고 원래는 이번 추석때 서울 집에 가볼려고 했는데 어떻게 될런지 걱정이네요
진짜 나랑 결혼 할 맘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잠깐 만날려고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