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동생은 거의 열살가까이 차이가 난답니다. 여동생.
생긴것도 눈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또랑하니 목소리는 한여름 시냇물 소리같이 맑고 청량합니다. 저보다 훨씬
낫습니다. 동생도 그건 인정합니다 ^^; 아빠가 안계신데 엄마가 아버지 없는자식 소리 안듣게 하려고 다소 엄하게 키우셔
서 저희가 서로 의지를 많이하고 사이가 참 좋답니다.
천성이 착한지 어릴때 장난감 자동차랑 미미인형 가지고 놀면 한데 모아놓고 재워야 한다고
아기자동차들도 다 코 자라고 이불덮어주었습니다.
어릴때 기저귀도 많이 갈아주고, 언니야 나 미용실가기 귀찮다 하면 5살짜리 애 붙잡고 제가 미용가위로 앞머리도
짤라주고, 입벌리지마! 입에 머리카락 들어가! ㅋㅋ
손톱도 깍아주고, 어디나가면 언니 손 꼭 붙잡고 다녀야 된다면서 제 손 꼭 잡고 다니구요.
언니는 안좋아? 나는 언니랑 나오니까 좋은데 ^ㅠ^ 자주하는 말입니다 ㅋㅋ
자기는 인체에 호기심이 많다면서 열살될때까지 저랑 샤워하면서 제 머리 아톰만들어주고 물 튀기는걸 그렇게 좋아하더라
구요. 같이 때밀러 목욕탕가도 탕에 나란히 앉아서 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뽀뽀도 잘합니다.
넘 귀여워서 "아가 왜그래?" 하면 "언니가 너무 이뻐서" 라고 꺄르륵 웃으며 대답합니다.
제가 고3때는 늦게까지 독서실서 공부하는 제가 걱정된다고 자기가 데리러 온다고 난리를 쳤던 앱니다 ㅋㅋ
기어코 독서실까지 따라와서는 제가 책 나머지를 넣을데가 없어서 두리번거리니까
"언니 왜그래? 얼른 치마에 숨겨! 언니 살쪄서 교복치마도 크잖아! 다 들어가! 내가 가려줄테니까 ㅋㅋㅋ" 하고 사람 넘어가
게 만듭니다.
쪼끄만게 영화를 하도 좋아하고 영화 시나리오에 관심 많답니다.
그래서 10살때부터 인맥관리에 관심을 두었답니다 ㅋㅋ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싶다며 갑자기 베란다로 뛰쳐나가 지나가는 동네 주민들에게 말을 겁니다.
저희집 높은데 ㅋㅋㅋ 목소리가 우렁차서 다 들립니다.
"강아지야 안녕! 엄마는 어디두고 너만 다니니? 늦었으니까 엄마 찾아가!"
"꼬마야 안녕! 만나서 반가워!"
"야쿠르트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담에 야쿠르트 하나 살게여~~~ㅋ"
어찌나 인사성이 밝은지 베란다인사만으로 동네 유명인사가 되셨습니다.
초등학생때는 음악학원을 다녔는데 선생님 추천으로 동요대회에서 하는 목소리알바?를 동생이 했더랬습니다.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20만원을 받았습니다.
난생 첨 만져보는 돈에 너무 좋았나봐요.
집에와서 입이 찢어지게 웃으면서
"엄마 언니 나 돈 벌었다?
이거 할때마다 주는가바! 다음에 또 일있으면 불러달라 그랬어 ㅋㅋㅋㅋ
어른들이 cf에서 왜 월급받으면 그렇게 입이 찢어지게 웃는지 이제야 알겠어 ㅋㅋㅋㅋ"
하는데 엄마랑 저랑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돈은 결국 지 가방 하나사고 엄마랑 언니 선물 사주는데 다 썼더랬습니다 ^^;
이제는 머리가 커서 언니도 좋지만 친구들도 그만큼 좋답니다 ㅋㅋ
가끔 집에 친구를 데려오면 대부분은 존댓말 하지만 멋도 모르는 동생 친구들은 저에게 반말을 합니다.
그럼 동생이 더 당황합니다.
"야아...고개좀 숙여..그리구 우리 언니한테는 존댓말좀 써주면 안될까?"
누가 혼내는것도 아닌데 자기 친구들이 언니를 홀대할까봐 벌벌벌벌 떱니다.
이제는 사춘기가 오셔서 깡패가 되었는데 언니가 남자친구 생기면 그렇게 질투를 합니다.
머야머야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네! 콧구멍은 왜케 커! 데이트하면 빨리 오란 말이야 너무 늦어 그 사람 차도 없으면
위험해! 데이트 글케 조아? 나랑 노는것보다 좋아?
이것이 다 컸다고 언니를 가르치려고만 들고 예전모습 없네 하고 서운해하던 와중, 제가 엘리베이터에서
술취한 아저씨한테 희롱을 당할뻔한 일을 엄마한테 이야기하자 엄마가 놀라서 얼른 신고하러 나가셨는데
그걸 주워듣고는 방에 혼자 들어갑니다. 뭐하나 싶어 가보았더니 침대에 엎어져 울고 있습니다.
왜그래? 하니까 "우리 언니 그 자식한테 해코지 당하면 어떡해 ㅠㅠㅠ으아아아앙!!" 하고 목놓아 웁니다.
이거말고도 에피소드 많은데 다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나중 자식 낳으면 동생만큼만 사랑스러운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애기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