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정말 많이 모은 것도 아니에요.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기본 수입이 작으니
그 한계가 있어요.
남들처럼 내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 시작할때도 둘이 가진 돈으로 힘들게 시작했어요.
집안(양가) 도움 한푼도 안받았어요. 전 부모님들께
도움받는게 당연하단 생각은 아니었던지라 그건 상관 없었어요.
다만 결혼 당사자들의 그때 당시 모습이 좀 형편없었다는 문제가 있었죠.
저는 그래도 제가 모은 돈으로 결혼하고 신혼살림 마련할 돈은
모아두고 있었던 상황인데
남편은 정말 모아둔 돈이 없었어요.
살고 있던 집 전세금 2500이 전부.
어찌어찌해서 둘이 가진 돈 모아 결혼하고 시작하는데
남편 그때 30살 급여 160이었어요.
저는 오래 일하던 회사 그만두고 결혼하고 남편이 사는 곳으로
이사했던 터라 저도 결혼하고서 새 직장 구해서 다니는데
사회 초년생 급여 받고 시작했죠.
둘이 합해도 250 정도였어요.
연봉이 조금씩 오른다 해도 많이 올라야 10이였지만
그렇게 오르지 않을때도 많고
또 남편은 점심도 따로 사먹고 차가 필수인 직종이어도 유지비를
회사에서 다 지원해 주는게 아니어서 주유비도 꽤 나가고.
형편이 형편인지라
정말 열심히 살았고 무척 열심히 아끼면서 살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제가 종종 힘이 빠지는게
남편은 돈이 참 쉽게 모이는 줄 안다는 거에요.
이런 글 쓸때 많은 분들이 가계부를 보여줘라
생활비가 어찌 어찌 드는지 조목조목 알려줘라
그러시는데요.
제가 중간중간 그렇게 세세히 알려주기도 하고 했어요.
근데 사실
워낙 아끼고 사니 저희가 별로 쓰는게 없어요.
그렇다 보니 남편은 그래서 더 쉽게 말을해요.
안쓰고 아끼고 살았으니까 얼마는 모았을거 아냐. 하면서요.
억을 아주 우습게 알지요.
뭐랄까
이런거에요.
얼마를 모았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제가 정말 어떻게 아끼면서 살았는지는 관심없다는 남편의
언행이 정말 화가 난다고 해야할까.
좀 웃기지요.
저 혼자 벌어서 아낀것도 아니고
남편도 같이 벌었고 제가 아낀 금액에 제 수입과
남편 수입 일부가 같이 들어간 것인데...
웃기다는 걸 알면서도 막 가끔 그래요.
남편은 지금 30대후반.
지금도 급여가 워낙 작아요.
중간 중간 회사도 한두번 옮겼죠.
이번에도 또 이직을 해요.
근데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급여는 더 작아져요.
남편이 불성실한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닌데
가끔 너무 생각하는게 답답할때가 많아요.
수입이 작아도 그게 작다는 생각을 못하고 그냥 대충 살 수 있다는 생각.
물론 수입이 작아도 이렇게 저렇게 하면 살수 있고 더 열심히 살면서
노력하고 서로 아끼자.. 이런 생각이면 고마운데
그냥 그게 얼마든 알아서 살거란 생각이 기본 틀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어떻게 아끼면서 얼마나 힘들게 그렇게 아끼면서
사는지에 대한 건 관심없고
그냥 툭툭 아무렇지 않게 쉽게 말하는게 화가 나요.
잘못된 마음인 거 아는데
그냥 가끔 울컥 할때가 있어요.
그게 오늘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