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없는 맞벌이에요. 둘이 버는 금액은 비슷해요 (월 실수령액만 따지면 제가 조금 더 높아요).
남편은 회사가 멀고 저는 좀 가까워요. 남편은 친구도 많고, 운동(골프)도 좋아하고, 저는 집순이에 내성적이구요.
남편은 5시 반에 집 떠나서 9시에 우리 동네에 도착하고요, 9시부터 1시간 반 정도 실내 골프를 쳐요(집에오면 10시반).
저는 7시에 집 떠나서 7시에 동네에 도착하고요, 운동 하고 와도 8시면 집에 와요.
평일에는 제가 집에 한 2시간 일찍 오는 셈이죠.
그러다보니 평일날 집안일은 전부 제가 하게 되었어요. 많지는 않아도 두사람 빨래 (샤워 메일하니까 수건만 해도 꽤..) 돌리고 널고 개고, 마른걸레질, 물걸레질 (집이 도로 주변이라 안하면 발이 새까매요), 장보기, 등등을 해요.
주말에는 사실 남편이 많이 하겠다 말은 하지만 마른걸레/물걸레질 한번 정도 하고, 세끼 다 밥차려먹으니까(요리는 제가) 설거지는 남편이 하구요, 음식물 쓰레기랑 재활용 쓰레기는 주말에 버려줘요.
평일에 삐질삐질 땀흘리며 들어와서 집안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널고 개고 하다보면 왠지 울컥해요.
둘의 살림인데 왜 나만 이거 하고 있나 싶고. 아침에 일찍 나가는 남편 보면 안쓰럽기도 해서 저녁에 운동하고 들어오는 것 까지 뭐라 하기는 좀 안됐고.
가끔 가다가 필드 나간다고 하면 정말 울컥 울컥 해요. 그러면 주말에도 내가 집안일을 하게 되니까.
남편은 저렇게 잔디밭 나가서 공도 치고 사람들하고 놀고 오는데 난 뭔가 싶고. 내가 저사람 엄마가 되려고 결혼했나 싶고. 저더러도 골프 배우라고는 하는데 저는 운동이 싫어요 ㅠㅠ 그냥 저는 집에서 책읽고 영화 보고 하는게 좋은데.
머리속으로는 남편이 놀고 들어오면 나도 청소하지 말고, 남편이 놀면 나도 나가서 놀고.. 그래야지 싶은데 집안이 더러운 꼴을 보거나 빨래가 쌓여있는 꼴을 보면 못참겠어요.
에효, 쓰다보니 넋두리가 되었네요. 남편은 착하고 순한데 그냥 제가 좀 일이 많은것 처럼 느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