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태풍 온다고 바람 많이 불어 시원하다면서
에어컨을 꺼버렸어요.
실내에 있는 온도계는 33도를 가리키는데도요.
자기가 창가에 앉아 있으면서 선풍기 돌린다고
다른 직원들도 시원한 줄 알아요.
과장인 제가 짜증스럽게 말하고 에어컨 켰네요.
사장님은 에어컨 시원하게 켜고 일 열심히 하기를 바라는데
(지난번에도 부장이 끄자 사장님이 오셔서 22도로 맞춰 켜놓고 가버리셨죠)
부장이라는 인간은 자꾸 에어컨 꺼버려요.
건강에 안 좋다나 뭐라나 하면서.
컴퓨터 수십 대에서 뿜어내는 열기는 어쩔 거냐고 했더니
참으면 다 참아지는 거라네요. 푸하.
지난번엔 거래처(갑) 사장님 오셨을 때도 선풍기만 돌리다가
"이 회사 어렵습니까?" 소리까지 듣게 하더니만.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냉방병으로 부실하면 뭘 걸치고 있든가.
아니면 부실하지 않게 몸관리를 하든가.
저 하나 에어컨 싫다고 나머지 직원들 모두 30도 넘는 사무실에서
찜통에 쪄져가며 일할 수는 없잖아요.
아, 정말, 사장님 오시면 이야기를 하든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