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다 헐어버릴거 같네요,,
전 올해 서른으로 접어든 미혼녀입니다.
엊그제 가족들이 다 모일일이 있어 시골에 다녀왔어요.
제가 사실 졸업하고 부모님께 의지한 시간도 좀 있었고
방황을 좀 해서 사회생활이 조금 늦은 편입니다.
지금도 안정된 생활이라 볼 순 없어요. 계약직에 2년있으면 나가야하는데
기한을 10개월 정도 앞두고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저에 대한 걱정도 있으신거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저번 주 집에 갔을 때는 남자친구는 있느냐 결혼생각은 없느냐
하다가 너 혹시 A하고 만나볼 생각 없느냐? 진지하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런데 전 남자친구하고 깨진지 1년정도 됐는데 그 여파(?) 때문인지
아직 누구랑 같이 있는것보다 혼자있는게 좋고 누군가 끼어들기 원하지 않아서
싫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너가 자리를 제대로 잡고 그랬다면 나도 거절이라도 할 수 있지.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일도 제대로 자리 안잡고 있으면서 이러니깐 어디라도 보내야 되지 않겠냐?
그리고 너 나이에 버틸만큼 버티면 어쩌자는 거냐 나이먹어 애들 유치원 보내는거
엄마눈엔 그리 보기 좋아보이지 않더라.....추석때 보기로 했으니깐 이쁘게 잘 꾸미고와"
.... 그말을 들었을 땐 제가 팔려가는 느낌이더라구요.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다 들었을 때 분명 그말은 부모님 염려보다는 저를 어딘가로 팔지 못해 안달이 나신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속상한 건 아무도 제편이 없었다는 거죠. 무언으로 수긍하는 아버지와
그런 부모님앞에서
"얘는 자기 주제를 모른다. 옆에 메고온 가방이 얼만지 아냐. 36만원짜리 H가방이다. 나같으면 몇년을 모아야
서울에 있는 집도 겨우사고 그런 걱정을 하는데 얘는 그런 위기의식도 없다. 콘서트 티켓도 며칠전에 구입했더만 정말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정말 모르겠다."
변명을 하자면 - 이미 부모님께도 말씀 드렸지만 - 1년반 고민해서 눈에 예쁜가방 들어오길래 산거였고 콘서트티켓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입한 거였고요. 세후 160~180 정도 월급을 받아왔는데 다달이 소비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 구입한걸로 질타하는 언니도 거기에 동조하는 부모님한테도 섭섭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너는 내 말을 어느정도 수용할 줄 아니 내가 소개시켜준 사람하고 만나보라는 엄마와
그옆에서 저런 말 들으면 자존심 진짜 상하겠다며 실소하는 언니 옆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저..
정말 다시 돌아오면서 죽고싶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결국은 내가 20대때 내인생 좀 안꼬았으면 부모님이 저런말씀 안하셔도 될텐데 언니도 나한테 그런말 안할텐데
서러워서 밤에 청승맞게 펑펑 울었더랬습니다.
부모님 목소리도 더 듣고싶지 않고 부모님과 마주할 자신도 없네요.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