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죠? 저는 부유하게 살았을때도 그닥 행복하지 않았어요.

행복해지고싶다.. 조회수 : 2,907
작성일 : 2012-08-27 12:30:51

고등학교때까지

저 강남에서 살고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좋은 브랜드 옷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과외선생님 붙여주고, 일하는 아줌마에

여름방학때마다 해외연수보내주고, 여행보내주고..

거기다가 얼굴 예쁘다는 소리까지 들어서

남들은 쟤는 정말 좋겠다 행복하겠다하면서 부러워했죠.

근데 제 속안은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아빠라는 돈 잘 버는 능력은 있을진 몰라도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선 인성은 바닥이였죠.

매일밤마다 싸우는 소리에 정신적으로 매우 스트레스가 심했고,

오늘도 입에 담긴 힘든 욕설과

창문하나 더 깨부시는 거 아닌가 초조해하면서 학교 끝나면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늘 무거웠죠.

마음 고생이 늘 심했죠.

어렸을 때부터 일찍 깨달았던거 같아요.

아무리 물질적으로, 경제적으로 풍족하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거구나.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어린나이에 피부로 깨달은 거 같아요.

그러던 엄마가 제가 19살이 된 후, 용기를 내셔서 이혼을 했어요.

저는 호화스러운 강남바닥을 미련없이 떠나버리고

엄마와 제 동생과 같이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같이 꾸려나가기 시작했죠.

제가 스무살이 되던 날, 저는 대학 진학을 미루고 그냥 알바만하면서 엄마가 하는 스몰비지니스를

돕고 살았어요. 동갑내기 친구들도 일부러 안만났죠. 어떻게보면 일부러 안만난 건 제 열등감이 제 속안에 자리 잡혀 있어서 그런 것도 있어요. 남들하고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고 싶지 않고

일단 우리 셋이 잘 살아 당장이라도 제대고 먹고사는게 제 목표였으니깐요...

지금 현재, 2012년.. 제 나이 25살이네요. 이젠 약 5개월 후면, 곧 26세 되고..

아직 갈길은 멀었지만, 엄마를 많이 도와 비지니스도 안정이 예전보다 많이 잡혔고

밥은 먹고 살지만..

사람 마음이 또 간사한지

이게 뭔가 싶네요. 물론 저는 강남살던때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지금이 훨신 마음이 편하고 좋습니다.

절대 돌아가지고 싶지 않고, 두 인생을 선택해야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라면

저는 1초도 주저하지 않고 현재의 삶을 택할 거에요.

그러나

엄마 비니지스일은 엄마일이지

그건 솔직히 제 앞으로 일생을 다 받치고 싶은 일은 아니라 물려받을 생각도 없어요..

무언가 저에게 맞는 공부와 일을 찾고 싶은데... 그럴려면 돈이 들어가고..

당장 먹고 사는것도 버거운데... 어떻게 나를 위해 살아야지도 모르겠고...

학교로 복학하고 싶은데 엄마는 나만 찾고..내가 장녀라고 너무 나한테만 기대고..

(동생은 아직 미성년자..)

 그렇게

혼자 고민만하다가 생각만하다가 남는건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다람쥐 쳇바퀴인체고..

순수하게 누굴 좋아해본 적도 없고 첫사랑도 없고 (당연히 스무살이후 아무도 안만나고

맨날 일만 해왔으니깐 당연...)

20대 초반의 특권이 그나마 세상에 찌들기전에 한번쯤 순수한 사랑 해볼 수 있는 기회인데

나는 그 청춘의 기회도 모른채 지나가버리고 20대 중반 다됐네요. 건축학개론 같은 영화봐도

재미없는 이유가 하나도 공감이 안돼서 이럴 듯..

전 가끔 잠자다가 열받아서 벌떡 일어나기도 해요.

한번뿐인 청춘을 왜 이따위로 보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에..

정말 행복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했었을 때도 행복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별로 풍족하지 않아도 행복하지 않고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은...젊은 나이인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지.. 모르겠습니다.

마음만 같아선 공부 열심히해서 나만의 전문직가져 혼자 독립해 결혼도 안하고

자유롭게 나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고 싶네요..

 

IP : 98.149.xxx.19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은
    '12.8.27 12:44 PM (58.124.xxx.207)

    누가 만들어주는게 아닙니다. 자신이 맘먹기에 달려있을뿐..
    지금은 나이가 젊으니 그런 고민 방황 할 수도 있는데 저도 40을 넘어가니 큰 곳에서 욕심낼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 몸, 내 식구들 건강하고 굶지않고 살고 내 목표가 있고 작은것에서 만족하고 위를 보지 말고 살면 되요. 저..도 그냥저냥 처녀때 부족한거 없이 살다가 결혼해서 무능한 남편만나 갖은 고생 다 하고 살고 지금도 고생하며 사는데요. 그러면서 많이 철이 들은거 같아요. 처녀때는 부족한거 없어도 자꾸 더 위를 보고 살고 그러면서 늘 불행하고 내 자신이 싫고 그랬는데 결혼하고 밑바닥 생활까지 가보고 지금 다시 일어서는 단계인데 그냥 내 처지가 비관되는게 아니라 지금 밑바닥에서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더라구요. 일단 저를 바라보는 애들이 있어서 포기도 못하고 저를 지금 이자리에 있게끔 무능한 외조(?)를 해준 남편. ㅎ 다행이 저는 집에서 편하게 식구만 바라보는 삶보다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지금 사회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네요. 그러니 사실 우울증 느낄새도 없어요. 얼마나 바쁘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그냥 이 위치에 온걸 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냥 감사하고 사세요!! (아직 어려서 잘 못느끼겠지만.)

  • 2. 00
    '12.8.27 12:45 PM (203.254.xxx.192)

    님 인생을 찾으셔야지요,,

    어머님 인생을 같이 살고 있으니까 행복하지 않지요,,

  • 3. 00
    '12.8.27 12:51 PM (203.254.xxx.192)

    참 그리고
    자게 글 중

    내 인생의 형용사

    란 글 추천 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님 인생을 형용사로 표현한다면 무슨 단어일지 생각해보세요
    앞으로의 인생의 형용사도 무엇이면 좋을까 생각해보시구요

  • 4. **
    '12.8.27 12:56 PM (165.132.xxx.214)

    부유하거나 가난한것보다는
    님이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 더 행복하겠지요

    지금까지 아버지 영향, 어머니 영향 아래 있었으니 그만 하면 이제
    자신의 삶을 살아도 될 나이이니 .. 당연히 이게 아니다 라는 신호가 오죠

    지금까지 수고했으니 이제 자신의 삶을 사세요 .
    돈이 없더라도 공부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알아보고 ..
    또 돈이 좀 들더라도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곰곰히 알아보고
    좋은 멘토도 찾고.. 인생공부하면서 한발한발 목표를 향해 나가보세요 .

    지금 보내오는 신호가 맞는 신호입니다 이제는 너의 삶을 살아라~ 라는 ..

  • 5. 나이는 젊으신데
    '12.8.27 12:58 PM (121.137.xxx.124)

    현명한 분 같아요.
    돈이 행복이 아닌걸 아셨으니 이미 그것만로도 님 나이에서 갖기 힘든 각성이고요.
    지금 삶에선 자존과 자립(물리적으로는 어머니와 힘께라 해도 정신적 자립)을 통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부는 꼭 하셨으면 하고요.

  • 6. 원글
    '12.8.27 2:31 PM (98.149.xxx.194)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하단 말씀드리고 싶네요.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습니다.

    첫번째 댓글 달아주신 분 말씀대로 제가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으면 우울에 젖어있을 시간도 없었겠죠. 뭔가 몰두할만한 것들을 찾아봐야하는데.. 노력해보겠습니다.


    내 인생의 형용사라..

    "paused" 멈춰있는...표현이 지금 상황에서 제일 맞을 것 같아요.

    어느순간... 더이상 무언가에 대해 설레어하는 감정도 가슴두근거리는 것도.. 미래에대한 기대도 환상도 멈춰져버렸죠.
    드라마도 재미없고 영화도 재미없고..


    지금 이 나이때 벌써부터 이런게 참 정상인가 싶기도 하고..


    이미 마음과 기대치를 비워두었는데...앞으로 다시 두근거릴 수 있을까 설레어볼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네요.

    앞으로의 인생의 형용사를 만들고 싶다면야 curious(호기심찬)이죠.

    세상에 대해 알고싶은 호기심이 있어야 앞으로 더 성장하고 전진해나가야할 에너지 자양분이 될테니깐요.


    시간과 돈만 허락되면 저 멀리 배낭여행이라도 혼자 가고싶어요. 그럼 다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생기

    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고..


    대학은 내년에 다시 복학할겁니다. 당연히 졸업은 해야하고 저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겠죠.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제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깨달아보고 되돌아볼수있는 시간을 주셨어요.

  • 7. ...
    '12.8.27 4:32 PM (59.15.xxx.61)

    우리 딸과 같은 나이네요.
    마음이 아파요...내 딸 같아서.
    돈이 없더라도 조금씩 모아 공부하시고
    자기 전문 기술이나 지식을 가지고 사사셨으면해요.

    저도 우리 아이들 위해 기도할 때
    님을 위한 기도도 함께 할게요.
    토닥토닥...안아드려요.
    모든 일이 잘 될거에요...힘내세요!!!

  • 8. 흰구름
    '12.8.27 5:32 PM (59.19.xxx.15)

    돈없어 고생해보셧어요? 그러면 그런생각 못하죠,,,돈이 있으니 행복한줄 모르는거지

  • 9. 흰구름님
    '12.8.27 8:51 PM (89.144.xxx.67)

    글 다시 한 번 정독하시고 댓글 다세요.

    원글님 아직 젊어요. 기특하고 또래보다 인생경험도 많으시고 이게 분명 나중에 값진 경험이 될거예요.
    대신 님 인생을 사세요. 공부는 꼭 끝내시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4308 경남에서 서울대병원을 가야해요.... 7 태풍오는데... 2012/08/27 1,059
144307 6살 아들이 화나면 엄마한테 바보 뚱땡이라고 해요 5 부글부글 2012/08/27 1,625
144306 경매~~ 하이디 2012/08/27 777
144305 태풍오는거 모르나?왜 출장 오라는지 도저히 전 이해가 안되요. 3 ... 2012/08/27 1,355
144304 전자렌지 겸용 오븐 잘 쓰시는 분들께 질문! 1 ... 2012/08/27 5,308
144303 튀김 별게 다.... 2012/08/27 759
144302 우리아이 친구관계 문제있는거 아닌가요 좀 봐주세요 4 걱정스런엄마.. 2012/08/27 1,640
144301 남자입니다. 오븐 질문 좀 드려요 ;; 1 stwhit.. 2012/08/27 703
144300 스맛폰에서 옛날폰으로 되돌아가는 저 격려 좀 해주셔요~ 10 궁금이 2012/08/27 1,508
144299 서울인데 내일 휴교라고 학교에서 문자왔어요 20 ,, 2012/08/27 3,822
144298 인정머리 없는 남편이 힘드네요,, 30 익명 2012/08/27 7,524
144297 이 경우 동남아 어디를 여행가야 하나요? 7 앗싸아 2012/08/27 1,397
144296 제기 스텐으로 하나요 목기로 하나요? 7 제기 2012/08/27 2,249
144295 우리 나라 네티즌들 센스 정말 끝내주내요 ㅋㅋㅋ 17 푸흡 2012/08/27 8,184
144294 오늘 영어문법 좀 여쭤볼게요~ ^^ 9 내일 태풍이.. 2012/08/27 913
144293 초딩맘 직장구하기 어려워요 1 직장 2012/08/27 925
144292 태풍올때 직장인은 출퇴근 어쩌나요. 5 걱정 2012/08/27 2,373
144291 디카좀 골라주세요... 2 행복한 엄마.. 2012/08/27 1,151
144290 88 사이즈 정장의류 5 ㅠㅠ 2012/08/27 1,922
144289 1박 2일 vs 런닝맨, 뭐가 더 재미난가요? 21 2012/08/27 2,563
144288 차를 지상으로 옮기는게 나을까요? 5 ... 2012/08/27 1,954
144287 편두통이 오래 가기도 하나요? 10 2012/08/27 2,509
144286 애들 수영 수업 끝나고 7시인데... 수영수업 2012/08/27 910
144285 애들 성적 별로라고 무시하지마세요. 갸들도 미국가면 수학영재 됩.. 6 자식 2012/08/27 2,143
144284 밥상머리 교육 글을 보고 조금 아쉬운점.,. 2 이팝나무 2012/08/27 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