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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댁다녀오면 항상 기분이 안좋아요.

주부 조회수 : 3,762
작성일 : 2012-08-25 23:42:51

결혼 7년만에 아기를 낳아 키우고 있어요. 

남편에게 문제가 있어 인공수정했는데, 기적적으로 임신이 되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가 인공수정으로는 안될거라고, 한번만 해보고 바로 시험관 준비하자고 했었지요.

예쁘고 건강하고 똘똘한 아기 열심히 잘 키우고 있구요.

시어머니가 가난하고 못배우셨고 거기에 막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신데,,

양쪽 팔이 다 아픈 저에게 (제 팔 아픈건 전혀 생각도 안 나시겠죠.. 쩝) 천기저귀 안쓴다고 막말로 잔소리하시고

둘째 낳으라고 또 계속 잔소리하시는데요,

한귀로 흘리는 기술이 결혼연차가 지나가며 늘긴하지만

시댁만 다녀오면 참 마음이 무겁고 기분이 안좋네요.

저희는 아이 가지려면 또 인공수정을 해야해요.

인공수정하면 주사맞고 약먹고 여자몸만 힘들잖아요. 저는 아이 더 낳고 싶지도 않구요.

오는 길에 너무 화가 나서 혼자 "천기저귀 쓸거면 그 빨래 세탁하고 널고개는거는 죄다 남편 시킬거라"고

싸가지없게 말대답을 했어야 하나.. 하는 엉뚱한 상상도 귀가길에 하고야 말았군요.

현실에서는 썩소지으며 어머니 저는 그렇게 못해요, 라고 말하고 말았지만요.

가난하셔서 시댁에 생활비 드리는데 저희 둘째 낳으면 돈 드리기도 어렵겠죠. 드린다 해도 부담이 배가되는 상황.

제 상식으로는 자식 사는데 뭐 하나 보태주시는 것도 없으면서 어찌 저러실까 싶기만 합니다.

육아 도움이며 경제적인 모든 지원은 넉넉한 친정에서 받고있구요.

저희 시어머니는 자식의 장례식장에서 배고프다며 밥을 드신 분이에요. 그때는 시어머니가 그냥 짐승, 인간 이하로 보였습니다.

이제까지 쌓이고 쌓인게 너무많아 그냥 솔직히 오늘은,, 저렇게 사실 바에야 빨리 돌아가시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남편도 원망스러워요. "어머니 그렇게 하시면 제 처가 불편해해요" 하는 말한마디만 하면 어머니가 조심을 하실텐데

이래도 묵묵부답 저래도 묵묵부답인 사람이니, 남편하나 보고 한 결혼이라 이런 남편에게도 정이 떨어져가고..

우리 아기에게 행복한 가정 만들어주고 싶어 저 혼자 애는 참 많이 쓰는데 그냥 오늘은 매사가 어렵다는 생각만 드네요.

아버지가 외교관이시고 이래저래 곱게만 자랐는데, 결혼에 관하여 제 복은 여기까지인가봐요.

참는자에게 복이 온다지만 솔직히 뭐 남편하곤 별로 좋은 날이 올 것 같진 않네요. 

외할머니 등 주변 할머니들 생활을 보니 솔직히 아이 결혼시키고 나면 남편이 먼저 세상 떠도 좋겠다 생각 되구요..

치고박고 싸우기도 했고 남편이 매춘을 들키기도 해서 (잡아떼면서도 사과했지만)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요. 시간이 약이네요.

뭐 저보다 더 많이 힘든 분들도 계시겠죠..

이래저래 시어머니와 남편이 너무 밉지만, 탓해 뭐하겠나요. 내 현실이 여기인걸.

아기 키우는 데나 힘써야겠어요. 예쁜 우리 아기..

IP : 220.85.xxx.2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잔잔한4월에
    '12.8.25 11:51 PM (123.109.xxx.165)

    다산은 복입니다.
    하나만 있어도 잘키우면 보람이지요.
    어르신들 기준에 자식이 번창하는것 이상 더 바랄게 뭐있겟습니까.

    그냥 하는 이야기니 너무 심려하지마시고
    낳고 않낳고는 여자마음이니까요.

    그나저나 정말 축하드려요.

    평생 2세없이 살아가시는분을 봐서요.
    부부금술은 좋으시더군요.

    아이가 부부의 연결매개체이긴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습니다.

  • 2. 주부
    '12.8.25 11:59 PM (220.85.xxx.242)

    원글이에요. 저도 아기를 너무너무 좋아하기에 아예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남편과의 사이 + 경제적 문제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으로선 둘째 생각은 접었거든요.
    시댁 생활비까지 드리면서 애 둘을 키우며 지금 사는 동네에서 집을 30평대로 넓혀갈 수는 없어요. 현재의 남편 수입으론요.
    그래서 저도 마음이 아프답니다. 이런걸 시어머니와 소통하진 않지만..
    아이를 낳아보니 세상에 이뻐도 이뻐도 너무 이뻐서, 여건이 갖춰지면 딸 아들 줄줄이 막 다산하고 싶답니다. 흐음.. ^^

    아이가 부부의 연결매체는 아닌데요, 그게 되는 "순간"이 있을 뿐인 듯해요.
    아이 없어도 부부사이는 부부사이대로 좋아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아이가 독립하거나 결혼을 하면 아이 없이 부부만 남게 되는 세월이 오게 되는데 그때가 무지 걱정됩니다.
    이제까지 남편도 잘못을 많이 했지만 저도 많이 부족하죠. 그렇기에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만은 않은 거겠죠.

    2세없이 살면서 부부금슬 좋은 분들 뵈었는데 전혀 문제없이 여유롭고 행복해보이더군요. 남녀간의 사랑이 진한 만큼 행복이 또 있을까요?
    전 그것도 아주 좋은 결혼/가정의 한 형태라고 봐요. 애 줄줄 낳으면서 치고박고 싸우는 부부보다 백배 낫습니다.

  • 3.
    '12.8.26 12:03 AM (115.21.xxx.7)

    원글님 공감해요..
    남편과 아내가 더없이 사랑하고 아껴주는 가정이라면
    아이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고 ;; 뭐 있으면 더 좋겠지요^^
    저도 남편과 사이가 별로라..지금도 걍 있는둥 마는둥.
    마음이 많이 식었네요.
    이러다가도 좋은 날이 올까요?..........

  • 4. 주부
    '12.8.26 12:16 AM (220.85.xxx.242)

    휴님, 제가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아 참 여러가지 경험담도 듣고 서적도 찾아보고 그랬는데요,,
    운이 좋으면 부부사이가 좋아질 수도 있대요. 하지만 신혼처럼은 아니라는군요.

    그리고 슬프게도 대부분의 부부들은 그 문제를 그대로 껴안고 (받아들이고?) 결혼생활을 합니다. 그냥 견디는 게 생활이죠. 서로 이해도 안 되구요. 그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의 성격을 도저히 못참겠다 너무 괴롭다,, 하면 애가 좀 큰 다음에 과외선생 등의 직장생활을 시작한다던지 돌파구를 찾으니 훨씬 낫더라는 경우도 주변에서 보았습니다. 내 관심과 신경이 분산되니 남편과의 괴로움이 차지하는 포션이 더 낮아지는 거죠. 이 돌파구를 찾으려면 남편이 변하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먼저 인정을 해야하고 변화는 내 생활에서 찾아야 하는거에요. 서글프죠. 완전한 행복은 오진 않지만 그 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는 거죠. 생활이.
    그리고 가끔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좋은 일도 있죠.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아기를 데리고 가끔 자동차극장엘 갑니다. 그리고 기념일은 챙겨요. 제 쪽에서 챙기는 걸 남편이 무시하진 않죠 적어도. 그리고 돈 벌어오고.. 제가 돈 쓰는 것에 관여 안하고.. 그런 장점도 보고 삽니다.

  • 5. @@
    '12.8.26 12:44 AM (125.187.xxx.193)

    원글님
    시어머니가 가난하고 못배우셨고 거기에 막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신데,,
    라고 쓰셨네요
    원글님은 외교관 아버님 밑에서 곱게 자라셨다고 하시고....
    시어머님이 원글님께서 시어머니를 그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시고
    본인도 인지하는터라 며느리에게 자격지심이 있으신데
    시어머니 노릇은 하고 싶고 그래서 아무 막말이나 잔소리를 하시는거에요
    그런 분을 원글님이 이해 할 필요도 인내 할 필요도 없지만

    나이가 들다 보면 슬픔에 미쳐버릴 것 같은 순간중에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습성과 본능이 먼저 튀어 나올 때가 있어요
    자식 장례식인데 원글님 보다 덜 슬퍼서 밥 먹었겠나요.......
    짐승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런 순간이 있는거라는 말 하고 싶어서 댓글 답니다
    원글님이 지금보다 더 나이들면 이해 할 날이 올 수도 있겟지요

  • 6. ㅡㅡ
    '12.8.26 1:32 AM (121.55.xxx.239)

    윗금 댓글 좀.. 그냥 원글님 마음 헤아려 주면 됩니다.
    더나이들어도 어머님 이해안될꺼구요. 저라도 그럴꺼구요. 저희 엄마도 나이가 있으신데 돌아가신 할머니 아직 이해 못하던걸요?

    원글님 솔직하게 글섰는데 반박하진 맙시다.

  • 7. 주부
    '12.8.26 1:39 AM (110.70.xxx.174)

    원글인데요, 이해 안될것같아요. 물론 슬퍼하셨지만 그래도 본인 몸이 먼저인 분이셔서요. 가난이 약한 사람을 더 약하게 그렇게 만들더군요. 곡소리를 내시다가도 본인이 필요하거나 이득인 일은 갑자기 악착같이 챙기시고 난후에 다시 곡을.. 효자 남편도 그때만은 기함했었고 그 장면을 못본 분들도 저 사람은 자식 죽어도 잘살사람이라고 장례식장에서부터 말들이 많았더랬습니다. 그만할게요. 의미없네요..

  • 8. 주부
    '12.8.26 1:49 AM (110.70.xxx.174)

    가난하고 못배웠다는 이유로 어른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이어 씁니다. 아버님 역시 없고 못배우셨지만 배려가 있으셔서 저와는 잘 지내십니다. 서로에게 고맙다 감사하다 얘기나눕니다. 아버님도 어머님을 짐으로 생각하시는데 아버님 혼자 식사차려드시기가 가능하시기 때문에 어머님이 먼저 가신대도 아버님은 생활을 하실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한 적이 있으세요. 어머님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세월이 길지요.

  • 9. 마음
    '12.8.26 8:41 AM (112.163.xxx.30)

    절보는것같이 님마음와닿아요
    결혼12년차인데
    막말하시는시어머니땜에,,너무억울해서,,,어제도울며잤어요,,내신세야하면서요,,전친정이가난하단이유로,,대놓고 함부로말씀하고,모든일으내탓으로돌려요
    정신병자될것같아요,,그런분들은좀강하게나가셔야 암소리못해요,,,,수월하게보이면,,막나가더라구요

  • 10.
    '12.8.26 8:55 AM (89.144.xxx.239)

    좋은 날이 올거예요. 힘 내세요.

  • 11. ...
    '12.8.26 11:31 AM (110.14.xxx.164)

    시어머니들 다 비슷해요
    그냥 내공의 힘으로 흘리세요
    그거 맞추자고 다시 고생할순 없죠

  • 12. tomatoma
    '12.10.16 8:12 PM (183.96.xxx.196)

    안녕하세요.
    저는 EBS “고부가 달라졌어요" 김연미 작가입니다.
     
    EBS에서 2013년 1월부터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특히 시어머님이나 시아버님과 며느리, 장인어른 혹은 장모님과 사위 간의 갈등, 황혼부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을 돕고 싶습니다.
    힘들어하는 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솔루션을 진행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리고자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늘 갈등이 생깁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삶의 모습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는 가족 사이에 생기는 갈등과 상처는 더욱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갈등과 상처로 인해 큰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야 할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에서
    관계의 어려움이 생긴다는 너무나도 큰 고통일 겁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여러 가족 관계와 심리 상담 전문가들의 솔루션을 통해
    가족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좋은 해결방법을 함께 찾는 리얼 다큐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주시면 당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겠습니다.
    또한 혹 주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 있다면 권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mail : amalti1229@naver.com
    전 화: 02) 334-26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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