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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년만에 만난 시어머니

00 조회수 : 10,755
작성일 : 2012-08-23 04:03:43

캐나다에 삽니다.

5년 정도 되었는데 시부모님이 얼마전 처음으로 다녀가셨어요

결혼후 2년정도 한국 살다가 나왔는데 2년 동안도 저희는 서울살고 부모님은 지방사셔서

자주 뵙고 살진 못했네요

새댁이고 살림도 뭐가 어디있는지 알겠냐고,,, 시댁가서도 보조만 하다 왔고요

기타 다른것으로도 큰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어요

이번에 한 보름 계셨다 가셨는데 오시기 전에는 많이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렇게 같이 오랫동안 지내본 적이 없어서 어떨지 예상이 안되는 거에요

제가 좀 잔소리에 약한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제 일은 알아서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누가 지적하고 간섭하는게 진짜 싫어요

친정엄마 오셨을 때도 그런문제로 가끔 부딧혔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 보름동안 한마디의 잔소리나 지적 또는 타박 없으셨어요

사실 제가 잘한다고 해도 40년 살림고수의 눈에 어찌 차겠습니까

처음 몇일은 좀 도와줄까 하시다가 제가 좀 불편해하는게 보였는지 나중엔 애들하고만 놀아주시고

집안일 전혀 건드리지 않으시더라구요

본인들 쓰시는 공간만 정리하시고 심지어 안방은 거의 들여다보지도 않으셨어요

뭘해드려도 맛있다, 좋다, 간단히해라, 수고했다 같은 좋음말만 해주시고

식기 세척기 쓰는 관계로 설것이 좀 쌓여있어도 건드리지도 않으시더라구요

친정엄마는 못참고 본인이 하시던데...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어머님 모시고 가서 예쁜 백하나 사드렸어요

시누이것도 사고요

약이랑 꿀도 잔뜩 사서 넣어드리고요

캐나다 너무 좋다고 평생 누가 해준밥 편하게 먹은 것 처음이라고 좋아하며가셨어요

지나고 생각하니까 참 감사하네요

평소에 알던 어머님 성격상 이것 저것 손수 챙겨주고 싶고 간섭하고 싶으셨을텐데

진짜 꾹 참다 가신 것 같아요

시누이의 코치도 한몫 한것 같고요

누가 일을 더하고 덜하고를 떠나서 그냥 저의 방식을 존중해주시고 공간을 지켜주신 것이 너무 감사해요

 

IP : 207.81.xxx.21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8.23 4:39 AM (203.152.xxx.218)

    우와 원글님도 예쁘고
    시어머님도 멋있으시고......
    사실 여기 막장 시댁 시부모가 많이 등장해서 그렇지
    좋은 분들이 더 많아요.
    물론 며느리도 좋은 며느리가 더 많고요..

    그리고 캐나다 사신다니 더 부럽네요 전 외국 그것도 캐나다 한번 살아보는게
    꿈인데요.. 부럽고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 2. 우왓 부럽다
    '12.8.23 5:21 AM (75.92.xxx.228)

    저는 미국 사는데, 제 시어머니는 오면 비행기표 아깝다고 한달은 계세요.
    거기다 오실 때마다 시누이, 시조카, 시아버지 대동. -.-
    음식을 하시는 거까진 감사한데, 부엌 점령.
    그러면서 "아이고~ 요즘 며느리들은 이러면 안좋아한다던데..." 이런 말씀까지 하셔요.

    글 읽는데, 보름 있다 가셨다는 문장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시어머님이라고 딱 느껴지더군요.
    제 주변에도 다들 한번 오시면 한달씩 있다 가시는데, 가시고 나면 다들 몸살 합니다.

    시조카 조기 유학을 위한 입양 얘기까지 꺼내셔서 기함을 하고.
    그래도 피해갈 수 없는 조카들의 어학연수 문제도 각오하고 있어요.
    다들 조카 받아주고 형제자매간에 원수지던데, 아~ 생각만 해도 머리 아파요.

  • 3. ㅎㅎ
    '12.8.23 6:46 AM (203.226.xxx.45)

    예쁜 며느님...지혜로운 시어머님..
    부럽네요!!
    늘 행복하세요!

  • 4. 깔깔마녀
    '12.8.23 8:21 AM (210.99.xxx.34)

    아주 그냥 흐뭇하네요

    시누이 코치대로 잘 따라하신 시어머니 금메달입니다 ^^

  • 5. ..
    '12.8.23 9:12 AM (39.116.xxx.157)

    정말 드물지만 아름답고 정상?적인 모습입니다,

    원글님 정말 큰 복이 있으신거 같으네요.
    이런 정상적인 시댁식구들 만나기가 정말 이리 힘든지....
    혹시 방송작가나토크쇼 피디님들 이글 보시고 소스 좀 얻어가셨으면 합니다.

  • 6. ㅎㅎㅎ
    '12.8.23 9:53 AM (175.113.xxx.199)

    원글 읽다보면 부부궁합만 있는건 아닌것같아요

    좋은것 해줘도 싫다하고 흉보는분들 계시던데

    서로 맞춰서 잘 사시는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전 반대로 정리정돈 음식 전반적인 가정살림에 게을러서

    친정엄마 궁시렁 대면서 치워주시는데 네네 하면서 가만있어요

    시어머니 음식 이거저거 주시거나 거들어서 같이하면 감사히 같이하고요

    자매라도 동생은 친정엄마가 살림에 손대는거 싫어해서 엄마가 서운해하셔요

    전 도와주는게 고맙고 편해요 성격인것 같기도 하고...

  • 7. ........
    '12.8.23 4:04 PM (211.179.xxx.90)

    어머님이 82하시는가 봅니다,,,아님 시누이가,,,ㅎㅎㅎ

  • 8. 매일
    '12.8.23 5:04 PM (115.140.xxx.26)

    이런 글만 올라왔음 좋겠습니다 ^^
    시어머니도 원글님도 다 복받으실 거에요

  • 9. 아아...
    '12.8.23 5:25 PM (203.142.xxx.231)

    저는 행사있을때마다 올케네 가면 앉아 있기 뭣해서 좀 도와주려면 극구 사양하고 앉아 있으라 하고 해서
    이제는 가면 완전 손님처럼 부엌 근처도 안가고 요리 서빙만 돕는데.. 그래도 미운털 안박힐라나 모르겠어요.
    댓글보니.. 제가 시월드 입장이라 아무 얘기안하고 그냥 멍때리다 오는것이 낫겠죠?!!!

  • 10. ...
    '12.8.23 5:49 PM (175.118.xxx.5)

    우리 시어머니가 그러십니다.
    뭘해드려도 맛있다. 고맙다.수고했다. 다 니가 잘해서다.

    평균의 시어머니만 같았어도 내 아들이 어떤데싶어
    시어머니 노릇 비슷하게라도 하실법한데
    전혀 없으시고...
    연세드실수록 인상도 더욱 온화하고 평안히 아름답게 나이드시네요.

    원글님이나 저같은 복받은 며느리는 정말 없던 효심이라도 절로 나올밖에요.

  • 11. 진심
    '12.8.23 8:46 PM (114.202.xxx.56)

    제가 자뻑 증상이 있어서 웬만하면 남 부러워 하지 않는데
    좋은 시모 두신 분들은 진짜 부러워요.
    저런 시모 계시면 전 진짜 효도할 듯..

  • 12. ㅠㅠㅠㅠㅠㅠ
    '12.8.23 11:54 PM (122.37.xxx.113)

    얼마 전 82 휩쓸고 간 러그져리 블로거? 그 이야기보다 백배는 부럽네요.
    전 미혼인데도 결혼 예정이었던, '예비' 시부모님한테 불과 몇달만에 얼마나 데였는지 몰라요..
    그래서 그 결혼 없던 이야기 되고 지금은 아예 결혼 자체가 생각이 없어져버렸거든요.
    원글님도 마음 이쁘시고 시어머니 정말 대단하시고도 넘 정상적(?)이세요 ㅠㅠㅠ
    우리나라 결혼 문화가 이런가봐요. 시어머니가 우리 가정을 독립된 가정으로 존중해주면 고마워해야하는...
    무튼 두 분, 아니 시누이까지 세 분 모두 정말 보기 좋습니다.

  • 13. 잘하셨어요
    '12.8.24 12:20 AM (14.52.xxx.59)

    5년만에 뵌거니 꾹 참으라고 해야지,,하면서 글 봤는데
    두분다 서로의 진심을 헤아려주시는 멋진 분들이시네요
    정말 잘 하셨어요
    님도 시누님도 어머님도 다들 현명하신 분이네요
    보고 배우고 갑니다만,,,전 시어머니 시누이가 없네요 ㅎㅎ

  • 14. 천년세월
    '19.7.11 7:37 PM (110.70.xxx.214) - 삭제된댓글

    ㅈ립타질자니좋니?

  • 15. 천년세월
    '19.7.11 7:38 PM (110.70.xxx.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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