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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애엄마의 한탄

생각이바뀌네요 조회수 : 4,962
작성일 : 2012-08-21 20:33:43
서른다섯에 결혼 서른 여덟에 아이를 낳았는데 지난 몇년간 그래 내가 비로소 세상을 좀 알 것 같을때 아이를 낳은 게 참 다행이야! 라고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했는데 그건 제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는 걸 요즘 뼈저리게 느낍니다. 뭐가 낫다 아니다로 논란을 만들 의도는 없고 제 넋두리네요. 지금 사십대 초반인데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네요. 아이랑 10분 이상 떨어져 본 적이 병원 물리치료 받았을 때와 남편과 정말 심하게 싸운 어느날 무작정 가출했다 몇시간만에 돌아온 것을 제외하고는 없어요. 초등학교전까지는 제가 데리고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이와 등산을 하고 같이 요리를 하고 밖에 나가 놀고 나무이름도 찾아보고 소풍도 다니고 텃밭도 가꾸고 육아와 교육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지냈어요. 남편은 늘 바쁘고 주말에도 거의 아이와 저랑 둘이서 보냈어요. 어린이집은 마음에 드는 곳이 하나도 없었기에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우연찮게 숲유치원 같은 곳이 집과 멀지 않는 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가 원하는 모든 게 다 있었어요. 인지교육을 하지 않고 매일 등산과 유기농 채식 식단과 요즘 아이에게 제가 할 수 있는 모자란 역량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신기루같은 존재로 보이더라구요. 워낙에 대기자가 많다는 그 곳에 내년이나 내후년을 기약하며 대기하고 싶더라구요. 남편에게 말했더니 원비가 70 정도 한다는 얘기에 격분. 일반유치원도 50정도 한다는 말에 더 격분. 뭐가 그리 비싸냐고 화를 내며 솔직히 니가 원하는 게 뭐냐고 잘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남편은 제가 어떤 거든 좋아하는 걸 하길 원합니다. 아이와 있다가 짬나면 반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 씻기고 재우면 8시반.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이 납니다. 그때 저녁먹은 걸 설거지하고 널부러진 장난감 정리하고 떨어진 김치나 장아찌를 담습니다. 주말에도 아이와 씨름. 남편도 있으면 있는대로 나가서 돈버느라 고생한 사람 쉬게 해야지 별 수 있나요. 제가 별스럽게 사는 것도 아니고 다들 많은 고충 속에 육아를 하시는 것 같아요. 이 모든 게 별스럽게 힘들고 지금 슬럼프 온 것처럼 괴로운게 제가 체력이 달려서 그런 것 같아요. 생리도 불규칙해지고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배란통에 시달리고 갱년기가 슬슬 오려는지 습한 날엔 몸이 정말 안좋고 거기다 친정엄마도 점점 늙어가시니 아주 사소한 것조차 저에게 감정적으로 기대시니 배꼽 아래서 부터 소리없는 비명이 나옵니다. 모두가 날 필요로 하니 기뻐해야겠지요. 근데 거울에는 사람도 귀신도 아닌 좀비 하나가 절 보고 말하네요. Cheer up!!! 저는 속으로 답합니다. Fxcxxx u
IP : 110.14.xxx.21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쎄요2
    '12.8.21 8:39 PM (121.169.xxx.29)

    나이가 그런거 아닐까요.
    상황이 좋아도 40 넘어가면 그냥 힘든거 같아요.

  • 2. ㅇㅇ
    '12.8.21 8:45 PM (203.152.xxx.218)

    정답은 없죠 뭐
    전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20대 중반에 아이 낳고
    그 아이가 이제 고등학생이네요
    제 나이 40대 초반인데 제 좋은 나이는 출사나 육아와 함께 다 간듯 ;;

  • 3. ㅡ.ㅡ
    '12.8.21 8:52 PM (125.181.xxx.2)

    결혼식에 갔었는데요... 신랑친구 딸이 대학2학년이더군요. 그걸 보니 아찔해졌어요. 내 동생은 언제 애 낳고 키우나..

  • 4. 그래도
    '12.8.21 9:01 PM (118.91.xxx.85)

    힘내세요. 엄마가 튼튼해야 아이도 행복하잖아요^^
    40대 중반에도 아이 하나 더 나을까 어쩔까 하는 분들도 있는걸요. 조금만 더 고생하시면
    좋은 날 올겁니다. 홧팅!!

  • 5. ...
    '12.8.21 9:06 PM (119.201.xxx.154)

    나이 40넘어가니 정말 힘든건 맞아요..아이랑 워터파크 가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요..이젠 어디 돌아다니는것도 너무 힘들고..애 따라다니면서 같이 놀아주는건 체력이 안되요..30대랑은 천지차이네요..

  • 6. ....
    '12.8.21 9:07 PM (211.234.xxx.93)

    젊은엄마도
    아이키우면서
    남편도아주바쁘면
    님과같은한탄을합니다
    사십넘으니영야제힘으로
    버티는것같아요
    힘내세요다들그러고삽니다

  • 7. ....
    '12.8.21 9:08 PM (211.234.xxx.93)

    영야제는영양제입니다

  • 8. 방울방울
    '12.8.21 9:32 PM (115.136.xxx.24)

    모두가 나를 필요로 하니...
    정말 와 닿아요
    모두가 나를 필요로 해요..
    필요로만 하고.. 나를 위해줄 사람이 없으니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다 떨쳐버리고 싶을 때가 많지요..

  • 9. ..
    '12.8.21 10:22 PM (58.143.xxx.195)

    그냥 아이에 대해 너무 열심히해주겠다는 마음을 좀 내려놓으심이 원글님을 편하게해줄것같네요~꼭 엄마가 직접 해준음식 체험등 이걸 다할려니 힘들지요 저도 4살아기 키우는 엄만데요 36개월까지 딱 그렇게살았어요 어린이집도 못믿어안보내고 죽도록 음식해맥이고 데리고다니고했는데 남는건 자기만족과 체력고갈
    암튼 맘비우고 어린이집보내고 다행히 좋은선생님만났고 내시간가지고 애랑 있는시간은 열심히~ 암튼 너무체험위주의 비싼유치원보다는 가깝고 합리적인 가격의 원도 고려해보세요
    체험은 주말에 부모랑 해도 충분하고 주말에 운영돼는 자연프로그램도있으니까요~

  • 10. 깜짝이야
    '12.8.22 1:06 AM (89.70.xxx.10)

    정말 놀랐어요
    제 글인줄 알고
    친정엄마왈" 그만큼 놀다 갔어면 됐지
    글을 정독하지 않은듯 둘째는 에구 저는 또다시 늦둥이 까지
    제가 미쳤지요'결혼은 미친짓'
    이런 나쁜 생각하다가 큰 사고 없이 가족 건강한데
    아픈 가족이 있는 가정을 보면 입이 쑥 들어가요
    하지만 그래도 힘들어요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정말 힘들어요 가족이 알아 주는 것이 제일 좋은 약인데
    자식은 좀 컸다고 엄마를 막 대하는 것 보면 정말 끔찍하담니다
    이런 날이 올줄 몰랐어요
    그래서 친정엄마에게 잘합니다
    다행히 지금은 친정엄마가 잘 살고 있어서 정말 힘이 됩니다
    제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엄마에게 모진소리 많이 했어요 (오빠) 자식을 버리라고 했어요
    좋게 말해서 내려놓으시라고
    제가 이제 자식을 내려놓아야하는데 이것이 내려놓는것인지 버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저도 상담 올려야해요
    그래서 어머니는 위대한가봐요

  • 11. ..
    '12.8.22 12:50 PM (121.125.xxx.83)

    편하게 사세요 믿을만하고 입에 맞는 반찬전문점에서 사다 먹고 집안일도 느슨하게 하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드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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