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것 같네요-ㅅ-;
오래전에 직장에서 알게된 언니가 있어요.
지금 그언니는 서른 후반...
왜 흔히 말하는 자유로운 영혼? 이었어요.
저는 좀 융통성없는 재미없는 사람인데 신기하게 취미 하나가 같아서 친하게 지내게 됐네요.
시작은 여기서부터였죠
어느날 그 언니는 난생처음 동남아 여행을 문득 떠났고
그 여행중에 만난 가이드와 썸싱이 생겨 결국 눈치챈 5년사귄 약혼자와도 헤어지더군요.
웃긴건 자기가 그 가이드와 연애를 한것도 아니고 그냥 서울와서 술좀 몇번 마시고 비디오방 딱 한번 간건데
지가 뭔데 자길 차냐며 흥분하더군요.
거기서 연락을 끊었어야 했는데...
그런데 그 여행에서 스킨스쿠버에 홀딱 빠진거에요.
여행중에 묵었던 작은 개인리조트 사장과 친해졌다고 하더군요.
사진을 보여주는데 완전 삐쩍곯은 늙은이...ㅠㅠㅠ
동남아 햇빛에 무슨 콩깎지라도 발사되는지 그 사장이 너무 멋있더라며..
자기한테 엄청 잘해줬다며 신나하더군요.
거기서 말렸어야 했는데...
그 리조트 사장의 와이프는 대구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남편의 평생소원이 동남아에 작은 리조트 차리는거라 하여 전 자금을 다 대줬다고 하더군요.
아직도 대구에서 학원하면서 남편에게 자금 대주고 분기마다 한번씩 찾아와 본다고..
몇달 스킨스쿠버와 사장 얘기만 하더니
그 사장놈이 스킨스쿠버 자격증 딸때까지 보살펴 주겠다며 들어오라했다더군요.
결국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장관두고 모은돈 싸들고 갑디다.
자격증 따는데 두세달 걸린다네요.
동남아에 있어야 할 언니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자기 지금 한국이라고...
무슨 일이냐 어디 아프냐 사고난거냐 물어보니 하염없이 울기만 하다가 한다는 소리가..
그 사장 와이프에게 얻어맞고 리조트에서 쫒겨나는 바람에
그 주변 스쿠버다이빙 샵 돌다가 자격증도 못따고 들어왔다는 겁니다.
둘이 새록새록 연애질 하는마냥 하루종일 화기애애하게 같이 지내니
그 와이프가 의심이 들어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리조트로 나간거에요.
그 둘은 한밤중에 빈 방에서 불끄고 앉아 얘기하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들이닥치고 현장보자마자 뺨부터 날리고 엄청 때렸다는군요;;
너희 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것들이 미쳤다고...(그 언니 장기체류에 필요한 기반을 다 대줬으니)
일단 언니는 직원도움으로 사장이 알고있는 근처 스쿠버다이빙 샵에 도망갔는데
그 리조트 차려준게 와이프죠.
그 근방 다이빙샵은 와이프께서 다 꿰고 있더랍니다.
전화해서 그 기집애 데리고 있는거 알면 계약끝이고 다신 너희 샵과 일 안한다고 협박해대서
이샵에서 저 샵으로 옮기고 옮기다 어쩔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온거죠.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고..
한국에 돌아와 바로 다이빙관련 회사에 취직했는데
일주일만에 짤렸댑니다.
그 샵마저 와이프께서 알던 거래처였던거죠.
자기 상사가 조용히 불러 그 리조트에서 그런일 있었던것 맞냐
정말 니가 그 사장님(와이프)께 그런 짓을 한거냐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엄청난 비난을 쏟아내더니 그런 짓하는 인간은 직원으로 쓸수없다며 나가라 했답니다.
그러고 나서 울면서 저에게 전화한거에요.
다이빙이 천진이라며 모든걸 다 접고 간 사람이 한달만에 연락와서 한다는 소리가...
왜 나만 이런 피해를 받아야 하냐.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
같이 잠자리를 한것도 아니고 정말 손만잡고 방에서 얘기만 했다.
나만 잘못한것도 아닌데 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내가 다 받느냐 너무 억울하다
내가 설마 그 늙은이를 사랑이라도 하겠느냐.
다이빙 자격증 따려면 장기투숙해야하고 돈도 많이 드니
그거 좀 아껴보고 그남자도 나랑 연애하는 기분도 느끼고 일석이조여서 그랬던거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데...너무 화나고 어이없어서
언니가 지금 당하는건 그 사장와이프가 당했던것보다 덜 고통스러운걸거고
지금 이건 너무나 당연한 벌이니까 그냥 달게 받으라고 한마디 하고 전화 끊어버렸네요
그러고 연락처 모조리 삭제하고 지웠어요.
아 저렇게 당해서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그러고 몇년 지났는데...
얼마전 페북으로 누가 친구신청을 하더군요.
고등학교 친구들끼리만 신청받고 페북을 하는데 제 친구중에 그 언니와 동명이인이 있어요.
사실 저 전화도 그 친구인줄 알고 받았던건데...
저도 모르게 친구수락을 하고 보니 친구가 아니라 그 언니였던거죠.
참..잘 지냅디다.
그렇게 그 업계에서 매장당한줄 알았는데
필리핀에서 똑같이 작은 리조트하는 젊은 사장과 연애도 하고
그 좋아하던 스쿠버다이빙도 원없이 하러 돌아다니더군요.
스쿠버다이빙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같은 필리핀이더라도 지역이 다르면 모를수도 있나..싶고.
어이없어 보고있었더니 제 페북에 안부메시지를 남기는데
자기보다 몇살많은 리조트사장과 연애하며 잘 지낸다고...
그런데 리조트에 오는 젊은년(진짜 이렇게 표현;)들이 자꾸 꼬리쳐서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그대로 지랄엠병을...
그대로 친구삭제시키고 꺼버렸는데 참 어이가 없네요.
인생에 정답이 어디있겠어요.
나에게 큰 피해 없다면 자기식대로 살다 가는게 인생이겠죠.
그런데...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참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내던데 그사람들은 이언니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건지 의문만 들더군요.
단순히 유부남과 놀았다..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잖아요.
나쁜사람들이 벌받는게 인생이 아닌것 같아요.
그냥 새옹지마...착하게 살든 나쁘게 살든 안될때 있으면 잘될때 있고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