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메밀전 더 먹겠다는 남편 면박 준 글 보니까..

막국수 조회수 : 4,614
작성일 : 2012-08-21 18:23:24

 

한참 사춘기 민감하고 예민하던 중학교 1학년 때

외가집 대가족들이랑 강원도 여행갔던 적이 있어요.

저희 엄마는 친엄마가 아닌데 제가 어릴때부터 오셨구요.

엄마가 결혼하고 낳은 여동생과 차별대우를 많이 당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외가쪽 친척들과 제가 너무너무 친해요.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요.

오히려 같은 핏줄인 제 동생이 욕먹고 있는 형편...ㅎㅎ

암튼 그 여행에 이모네 지인분들도 함께 동행하셨는데

거기에 제가 좋아하던 첫사랑 오빠도 있었죠.

 

어느 유명한 막국수집에 단체로 들어가 막국수며 이것저것 먹는데

양이 좀 부족했어요.

어릴때부터 엄마한테 나댄다고 많이 맞고 살았던터라ㅋㅋ 더 먹겠다 그런말 못하고 살았는데

분위기가 다들 사리 하나씩 더 시키는 분위기라

저도 분위기 타고 용기를 내서 나도 사리 하나 더 먹을래 하는 순간

저~~~쪽 자리 끝에 있는 엄마가 대뜸

뭘 너까지 더 먹어. 배통도 크지. 넌 그만 먹어.

큰소리 그러셔서 정말 개무안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귀까지 빨개졌었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저보다 한살 더 많은 첫사랑 오빠가 안쓰러운 눈으로 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흑흑ㅠㅠㅠㅠ

급 생각 났네요.

이게 그닥 큰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 당시 정말 엄청난 상처와 쪽팔림, 무안함을 느꼈었거든요.

 

지금은 제가 시집가고 엄마랑 그냥저냥 표면적으로는 잘 지냅니다.

김치도 얻어다 먹으면서..........ㅎㅎ

IP : 60.196.xxx.12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2.8.21 6:26 PM (180.67.xxx.11)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것 같지만 마음 아프네요.
    더 행복하게 잘 사시길...

  • 2.
    '12.8.21 6:27 PM (118.222.xxx.120)

    먹는거가지고 그러는게 제일 서럽고 싫죠
    그글읽고 진심 황당했음
    남편이 불쌍

  • 3. 글로 접해도
    '12.8.21 6:28 PM (121.145.xxx.84)

    제가 다 무안하네요 ㅠㅠ 음식타박 주는 사람들 미워요 ㅠㅠ
    오히려 우리집은 엄마아빠가 풍성하게 드시고 우리남매가 적게먹는편이라
    그런타박은 안당해봤는데..항상 더 시킬래? 더먹을래? 하는 지인 친구들밖에 못만나봐서
    먹을거 가지고 무안당하면 진짜..ㅠㅠ

  • 4. 그분
    '12.8.21 6:31 PM (211.110.xxx.180)

    닉네임이 힘듦.이던데 그분보다 그분이랑 사는 남편이 훨씬 힘들 것 같아요.
    근데 전 반대로 무안했던적이...ㅎㅎ;;;
    평소에 제가 먹을걸 좀 좋아하는데 친척들이랑 외식하는데 그날따라 너무 배가 부른거에요.
    그래서 그만 먹으려는데 친척들이 'xx는 없어서 못 먹는거니? 더 시켜줄게~'라면서 사양하지 말라고 그러고 막 더 시켜주셔서...ㅠㅠ;;;
    왠지 내가 식충이로 찍혔나 하는 생각 + 그래 먹으라고 할때 먹자....하는 생각이 막 교차하더라고요.

  • 5. 나난
    '12.8.21 6:31 PM (125.130.xxx.99)

    정말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아픈 기억이네요..
    맞아요..먹는거 갖고 그러는거 정말 무안하고 창피하고..
    더구나 첫사랑 오빠앞이었다니..속상하셨던 기억이네요.

  • 6. ..
    '12.8.21 6:32 PM (223.62.xxx.56)

    그냥 맘이 짠하네요.

  • 7. .......
    '12.8.21 6:41 PM (123.199.xxx.86)

    엄마가 한번씩 마음 아파하는 사건이 있어요.............
    아주 어릴 적...행상하는 아줌마가 우리집에 들렸는데...우린 그 때 삶은 고구마를 먹고 있었어요..
    행상아줌마가 돌아다니다 배도 고프고 지쳤는지 물건 팔 생각은 안하고 삶은 고구마만 쳐다보는거에요..
    그걸 보고 엄마가 고구마 두개를 접시에 담아 줬는데..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정말로 개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더군요...그리곤 넌즈시....엄마에게 저~기..고구마 하나만 더 주시면 안될까요..ㅠ...라고 하는 걸...엄마가 염치없다고 면박을 주고 내쫒았던 적이 있어요..ㅠ...그 당시......다들 어려울 때라...우리 식구들 입걱정해야하는 처지였어요..그 일을 두고 두고 마음 아파하네요..고구마 한개가 뭐라고 그렇게 면박을 줬을까하면서...ㅠ........정말 먹는 거 가지고 그러면 안되는 건데요..

  • 8. 에구구
    '12.8.21 6:42 PM (116.39.xxx.99)

    예민한 여중생이 많은 사람들, 그것도 짝사랑하는 오빠 앞에서 얼마나 민망했을지...
    눈앞에 그려지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 9. 아~
    '12.8.21 6:53 PM (61.102.xxx.175) - 삭제된댓글

    글로만 봐도
    맘이 아프네요.

  • 10. 아휴
    '12.8.21 7:09 PM (116.38.xxx.72)

    넘 맘아픈 글이네요. 님은 밝게 작으셨지만....ㅠㅜ
    그 예민한 시기에 다른 것도 아니고 먹는 걸로 그리 면박을 주다니요. 돌도 씹어삭힐 나이인데...
    제 맘이 다 아릿해요.

  • 11. ...
    '12.8.21 7:16 PM (1.243.xxx.46)

    너무 하네요. 가슴 아파요.
    그래도 원글님이 씩씩하고 성격이 좋으신 것 같고, 그 외갓집 식구들이 잘 대해주셨나봐요.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는 것 같아 듣기도 좋습니다.

  • 12. 먀옹
    '12.8.21 7:22 PM (124.49.xxx.36)

    그 시절의 님 옆으로 돌아가서 괜찮아 괜찮아 등을 토닥여 주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1323 변호사 만나러 다니는 최상목..많이 불안한가봐요 .. 04:46:04 856
1681322 gd패션 1 04:29:09 443
1681321 제비가 왔다갔다고해요 2 .. 04:23:27 562
1681320 속내 감추고 떠보는 화법 쓰는 시어머니 8 ... 03:20:58 1,627
1681319 조국혁신당, 이해민,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님들의 시국선언에 박수.. 3 ../.. 03:08:56 819
1681318 설날을 맞아 이재명 대표가 너무 고맙습니다. 12 o o 03:06:41 714
1681317 우리나라 상속세 진짜 어렵네요 11 02:53:07 1,433
1681316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온정주의를 버려야 합니다 8 ㅇㅇ 02:26:46 747
1681315 "계엄 이후에도 휴전선 인근에서 국군 무인기 발견&qu.. 4 눈팅코팅Ka.. 02:22:32 1,103
1681314 명신이 팔자 늘어졌네 6 ㄱㅅ 02:16:36 2,330
1681313 “바람으로 인하여 깃발이 움직이는가?” “바람도 깃발도 아닌 그.. 5 바람 02:15:20 703
1681312 MBC연예대상은 공동수상 없어 좋네요 3 다 이랬으면.. 02:05:03 1,729
1681311 피부과 시술 안했지만 눈밑지는 만족감 크다고봐요 4 ㅇㅇ 01:53:00 1,180
1681310 의대 모집할 때 과별로 하면 안 되나요? 29 ... 01:31:22 1,248
1681309 시댁 의절 후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도 될까요? 29 01:29:07 2,595
1681308 한국의 의료시스템 전망 16 ㅇㅇ 01:27:57 1,547
1681307 오늘 뭐하시나요? 1 궁금 01:24:57 565
1681306 일잘하는 이재명이라고 하던데 무슨 일을 잘했나요? 91 .... 01:19:38 1,668
1681305 러브레터 글 있길래 질문요 14 아래 01:18:20 798
1681304 비타민c.. 정말 좋네요 4 01:17:45 3,072
1681303 방광염 6 방광 01:08:24 892
1681302 환율이 왜 갑자기 오르죠? 2 ... 01:06:04 2,814
1681301 연애나 신혼때 열정적으로 관계하셨던 분들.. 2 ww 01:00:51 1,780
1681300 통번역대가면 800페이지책 암기한다던데 3 통ㅇㅇ 00:58:08 1,590
1681299 요즘 이준혁에 빠져 살아요 9 @@ 00:56:21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