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일을 그만두길 원합니다.

고민 조회수 : 4,533
작성일 : 2012-08-17 17:02:00
30대 초반에 결혼한지 1년쯤 됐습니다.

일은 이제 4년차 접어듭니다.
너무나 원했던 직종이었어요. 
해당 업종에 있는 기업이 얼마 안 되고, 일년에 고작해야 서너명밖에 뽑지 않기 때문에
거의 1000:1 가까운 경쟁을 뚫고 합격했죠.

막상 시작해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 일을 너무 사랑합니다.
이 커리어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그래서 결혼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워낙에 야근이 잦고 불규칙한 일입니다.
출퇴근시간도 명확하지 않고, 
프로젝트가 시작했을 때 몇달은 거의 미친듯이 일하고 잠시 여유롭고...그런 예측 불가능한 스케줄이예요. 

지금 남편은 그것까지 전부 이해하겠다고 하기에 결혼을 선택했지만, 
임신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일을 그만두길 원합니다. 

지난주 주말에는 결혼한 후 처음으로 크게 싸웠습니다. 
일을 그만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아이가 태어난다면 사람을 고용해서라도 버텨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
남편은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사실 시어머니가 그 시절에 남편을 친정에 맡기고 홀로 유학을 다녀오실 정도로
전투적인 커리어 우먼이었고 지금도 현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리고 계신데
남편은 그런 어머니를 둔 어린 시절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나 봅니다. 

남편은 제 고민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는 것 역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본인 혼자 벌어도 충분한데 왜 굳이 일을 하느냐고 묻는군요.
제 일을 남는 시간에 하는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는건지... 더 화가 나서 싸움만 커졌습니다. 

남편은 지난주 일요일부터 말 한마디 않네요.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남편에게 무슨 대안을 제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시어머니에게 전화드리고 속을 털어놨더니
너 지금 하는 일 그만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당신이 설득을 해 보는 건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이것도 방법은 아닌지라 괜찮다고 말씀드리긴 했는데...지금으로선 암담합니다. 

IP : 211.210.xxx.23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7 5:06 PM (222.235.xxx.33)

    남편은 이해한다고 해놓고 왜 이제서 말 바꾼대요?
    남편보고 일 그만두고 직접 애 키우라고 하세요. 혼자 벌어도 충분한데 왜 굳이 일하냐고 똑같이 받아치시길.

  • 2. 저렇게
    '12.8.17 5:10 PM (168.131.xxx.200)

    결혼하고선 말바꾸는건 너무 아니지 않나요?
    그래도 노력이라도 해보지 남편분 아직 겪어보지도 않고 저렇게 하시면 안되죠.

  • 3. 경험에서
    '12.8.17 5:11 PM (58.143.xxx.89)

    일 놓으면 평생 후회해요. 아이 남의 손에 안 맡길 수 있나요?
    최대한 본인이 일찍 귀가해서 아이 돌보는게 최선이죠.
    그만 두라는데 본인은 능력 탄탄한가요? 그렇다해도 일이란거
    어떤 사람에게는 살아있는 의미같은 것일 수도 있어요.
    다행히 시어머님이 같은 입장이시라니 도움 받으세요.
    말 바꾸는 사람 정말 신뢰감 무너지죠.

  • 4. 그 당시
    '12.8.17 5:12 PM (211.234.xxx.175)

    남편은 뭐 원글님 잡고 싶은 마음이 앞서 거짓말 했겠죠
    아 근데 세분 다 너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너무 멋져요

  • 5. 사랑의
    '12.8.17 5:15 PM (222.120.xxx.225)

    가장 기본 조건은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는겁니다.다른 사람들보다 성취욕구가 있고 직장생활의 의미가 남들과 다르게 큰 사람들도 있음을 남편이 인정 이해해야 합니다.설득시키셔요.저도 님과 같은 종류의 사람입니다.

  • 6. 붉은홍시
    '12.8.17 5:22 PM (115.20.xxx.218)

    전........부........럽........네....요...
    ㅎㅎㅎ
    저도 남편이 충분히 벌어온다면...아싸..하고.....좀 살림도 해보고 싶고 집도 꾸미고 살고 싶은데..
    현실은.............

    돈벌어라..농사도 지으라_(조그만한..땅 샀음), 살림도 다 하래요.
    농담으로 그렇긴 하지만......저..직장관두고 살림만 하겠다고 하면. 저 갈굼당할지도..
    어쨌든 자아실현은 좋은거니까요

    다니세요

  • 7. ..
    '12.8.17 5:35 PM (118.33.xxx.104)

    후회 할실꺼같아요.
    남편분 결혼전엔 달콤한말로 설득시켜 결혼하고 보자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결혼하고 임신할때쯤 또 살살 달래면 본인 뜻대로 할수있겠지 라고 생각하신게 아닐까요?

  • 8. 자기 일 사랑하는 사람
    '12.8.17 5:43 PM (58.97.xxx.154)

    저 제일 너무 사랑합니다. 저도 그래서 일 그만두라는 남자랑 결혼할 생각 없어요. 이제 와서 말을 바꾼다니
    정말 비겁하네요. 그렇게 남의 손에 맡기기 싫으면 자기가 일 관두라고 하세요. 아니 왜 맨날 여자한테 관두라고 난린지. 내가 이 결혼 하기 전까지 30년이랑 세월을 이 직업을 가질라고 노력해온 건데. 어떻게 그런 삶을 싸그리 무시하고 관두라고 억지 부릴수 있죠? 화가 너무 나네요.

  • 9. ..
    '12.8.17 5:50 PM (223.62.xxx.93)

    애키우라고 강제전업강요하던 남편이 애들 엄마손필요없는 나이가 되니까,이제 돈벌러 나가길 강요하더이다.

  • 10. ..
    '12.8.17 5:55 PM (1.241.xxx.27)

    그렇게 들어앉혀놓고 자기돈으로 밥먹는 밥벌레 보듯하면 어쩌시려구요.
    남자는 어쨋든 여자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그것만큼 보고 싶어하는게 자기 아이이기도 하죠.
    일단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나면
    다시 슈퍼우먼처럼 직장에 복귀하여 일을 하고 또 아이에 대한 정보력은 좋아 좋은 성적의 아이를 엄마표로 만들고
    그리고 왠만한 빨래는 전부 삶고 분리해서 제대로 잘 하며
    외식은 거의 안하고 싶어하는.

    제가 아는 아이를 위해 여자 들어앉히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저랬습니다.
    오바가 아니구요.

  • 11. 남에게
    '12.8.17 5:59 PM (211.176.xxx.155)

    맡기기 싫으면 아빠가 보면 돼죠

  • 12. ..
    '12.8.17 5:59 PM (210.222.xxx.1)

    그럼 남편분에게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도록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지.

  • 13.
    '12.8.17 6:13 PM (223.33.xxx.235)

    남편에게그만두라고해요
    나같음그럴듯

    일을가졌다는건 시간이지날수록
    귀하고행복하다는걸더느끼게됩니다
    놓으면 다시잡기정말힘들어요
    남편너무이기적

  • 14. ㅇㅇ
    '12.8.17 6:17 PM (123.141.xxx.151)

    같이 낳은 자식인데 육아를 온전히 엄마 몫이라고 생각하는 게 짜증 지대로네요.

  • 15. ...
    '12.8.17 6:46 PM (218.234.xxx.76)

    속상하시겠어요. 저라면 남편한테 네가 일 그만두고 아이 봐라 할 것 같습니다..

    내 인생에 대해 남이 이러쿵저러쿵 결정하려는 거 정말 화가 나는 일입니다.

  • 16. 에고
    '12.8.17 7:12 PM (168.154.xxx.35)

    남편이 그런 능력있는 엄마 아래서 자라서 무척 외로웠나 보군요.
    남편도 잘 이해해주시고, 잘 타협하시길...

  • 17. 저도
    '12.8.17 9:54 PM (101.119.xxx.27)

    남편보고 그만두라고 하세요. 재수없네요. 자기 일만 일인가

  • 18. ㅠ ㅠ
    '12.8.17 11:22 PM (175.121.xxx.76)

    저도 세분다 이해가 가고 맞는 말이라서......그나마 늘 다른편인 시어머니 설득해 주신다니 만만대군을 얻은 기분이네요.
    그런데 또 사실 엄마로선 아이는 3살까지는 엄마가 보는게 제일 좋다고 모든 책에 써있긴 하더군요.
    저도 아이들 클땐 좀 쉬고 다시 크면 조금씩 할수 있긴 했는데 아이들을 잘 보는것은 잘 관찰하는게 제일 좋은거더라구요.
    사람이 자꾸 바뀌는게 진짜 안좋은것 같아요.
    그런데 또 일하기도 힘든데 일을 접을 수도 없구요. 전 다행이회사가 아니라 그랬지만......
    아줌마가 될수로 일하는게 또 너무 중요한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남편을 위해서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1343 이런날 인터넷 장보기하면 채소상태가 어떨까요? 장보기 2012/08/20 655
141342 식기세척기 세제는 뭐가 좋나요 3 Blah 2012/08/20 1,693
141341 4억 미만으로 유아2포함한 4인 가족이 살기좋은 아파트있는 동네.. 9 2012/08/20 3,106
141340 윗층과 소음으로 전쟁 2 화이트스카이.. 2012/08/20 1,302
141339 갤럭시 노트 4 스마트폰 2012/08/20 1,477
141338 공무원 연금 개정되면 신규임용부터 해당되나요? 5 ㅇㅎ 2012/08/20 2,856
141337 열대어 키우시는 분~도움 좀..... 3 힘드네요 2012/08/20 1,146
141336 [60만 임박] 18대 대통령후보선출 민주당 국민경선 선거인단 .. 1 사월의눈동자.. 2012/08/20 889
141335 마카오와 싱가폴중 어디가 더 좋을까요? 8 탈출 2012/08/20 3,035
141334 너무 속상해요.... 정전되서 냉장고 음식이 상한거 같아요 1 dd 2012/08/20 1,332
141333 저 아기 낳고 정말 바보된 거 같아요..ㅠ.ㅠ 68 바보.. 2012/08/20 17,436
141332 스탠딩 김치냉장고 4 로라 2012/08/20 1,959
141331 남편이 싫어지네요.. 5 ..... 2012/08/20 2,603
141330 다다익선님 연극보고 농업박물관갔다왔어요- 송이송이 2012/08/20 758
141329 소리가 안들려요 ㅠㅠ 1 깔끄미 2012/08/20 822
141328 자궁검사 질확대경으로 했는데 1 마음 2012/08/20 2,614
141327 펜션에 바베큐 예약했는데...준비물은 ? 4 휴가 2012/08/20 3,472
141326 치과에서 견적상담만 받으려는데,, 6 ㅠㅠ 2012/08/20 1,469
141325 신발정리대에 티비 놔도 괜찮을까요? 2 ... 2012/08/20 1,148
141324 메밀 추천해주세요 2 차이라떼 2012/08/20 960
141323 쿠쿠밥통을 홈쇼핑에서 팔길래 암생각없이 샀는데.. 1 쿠쿠 2012/08/20 2,254
141322 매니큐어가 손에 묻었어요 3 .. 2012/08/20 2,063
141321 영어 분석입니다. 4 휴~ 2012/08/20 983
141320 좁은 집 팔고 넓은 전세로 가는거...어찌 생각 하세요? 7 고민녀 2012/08/20 2,749
141319 시댁 빚을 갚기 싫은데요... 1 상속포기?한.. 2012/08/20 3,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