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데면데면한 시동생이 있습니다
뭐 성인이지만 쌓이고 쌓이니 그냥 되도록 안 만나고 만나면 인사나 하고 서로가 그러고 있지요
시동생이 몇달전에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시댁에 갔더니만 시어머니가 갸가 그래도 네들거 이렇게 챙겨왔더라~ 왕생색을 내시면서 애아빠랑 저랑 가방하나씩을 주시더이다
어느글에 답글처럼 가방이 없어서 못사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또 내가쓰는 스타일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각해서 챙겨왔다하니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와서 보니 40대 중년 아줌씨한테 10대 애들이나 쓰는 분홍색 가방이어서 내심 이상타~하고, 또 가방안에 뭐라고 알아보기 힘들게 휘갈겨 쓴 메모도 있어서 웬지 쓰기가 찝찝하더라고요
그게 몇주전이었는데 며칠전에 시어머니가 전화하셔서 썰렁하게 하시는 말씀이 다음에 올때 그가방 도로 가져오랍니다
뭐라고 뭐라고 말을 돌리는데 요지는 그 가방이 나한테 줄게 아니었는데 나한테 줘버렸고, 그래서 시동생이랑 시어머니랑 툭탁툭탁했으니 그가방 가져오면 나한테 더 적당하고 좋은걸 주겠다~ 뭐 그런 뜻인데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내가 언제 가방사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가방이 꼭 필요한것도 아니고 왜 가만히 있는 사람 필요없는 가방 생색내면서 줘 놓고서는 또 너한테 줄게 아니었다, 그것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담에 가져와라 하면서 사람 맘 뒤집어놓고 귀찮게 하시는지요
그냥 애아빠한테 줘버리고 당신이 시어머니한테 반납하고 오라고 그럴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