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싱크대 중간에 기둥이 박혀서 그 라인 문을 못여는
아주 이상한 집에 살았어요.
결로때문에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어마어마한 곰팡이 달고 살았구요
이사를 하려고 근처 20년된 주공아파트를 돌아다녔는데 너무 좁더라구요...
하긴 15평이니 좁은게 당연하겠지만; 좁은 시골에 나온 매물이 거기밖에 없어서요;;
층수문제(너무 높거나 낮음..엘리베이터 없음) 곰팡이, 이사날짜 등등
보는 집마다 하나씩 문제가 생겨서 계약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었는데
신랑이 누구 소개로 집을 보고 오더니 최곤거 같다고..당장 계약하자더군요.
집을 보러 갔더니 20년동안 어느곳도 수리를 안하고 살았더군요...ㅠㅠ
20년이 넘은 아파트라 보통은 샷시나..싱크대, 욕실정도는 한번쯤 수리를 한 집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수리는 커녕 청소도 안하고 살았더라구요.
유리창 청소를 너무 안해서 불투명했어요. 살다살다 이런집 처음봄..ㅠㅠㅠ
집 상태가 너무 안좋아 제가 망설이자 남편이 수리야 집주인이랑 우리가 조금씩 하면 되니까 구조를 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땐 제눈에 그런게 안들어올 정도로 집상태나 메롱이었어요.
울며겨자먹기로 떠밀리듯 계약하고 하나씩 수리를 시작했죠.
도배장판은 우리가 하고 싱크대는 다행히 집주인이 부담..
욕실은 타일상태가 깨끗하여 제가 매직앤타일 사서 줄눈작업 하고..
샷시는 외부샷시는 실리콘작업만 다시하고 내부 샷시를 새로 설치했구요.
저는 저대로 매일같이 들러서 유리창 다 떼서 안팎으로 다 청소하고...
이사전날 깨끗하게 정리한뒤 둘러보니...그제서야 내집이다 싶더군요.
정말 제가 보러다녔던 같은 단지내 동들하고 구조가 달라요.
훨씬 넓어요.
거실도 다른동들은 남편이 누우면 끝일정도였는데 여긴 눕고 거실장이랑 테이블 놔도 여유가 있을정도...
방도 큰방 작은방 들어갈거 다 들어가고도 넓더라구요.
특히 주방이 너무 협소하여 제가 봤던 곳중엔 아예 주방싱크대를 뒷베란다로 빼버린 집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집은 싱크대 다 설치하고도 자리가 남아서 오븐장까지 들어가더군요.
이 아파트단지는 모든 동이 동일한 평수에요.
그런데도 동마다 이렇게 구조 차이가 많이 난다니 신기해요...
같은평순데도 이럴수 있나요;;??
저희 엄마가 집에 대해서 많이 까다로우신데 오셔서는 아주 흡족해 하더라구요.
아이 한둘 낳을때까지 살아도 문제없겠다며 좋은집 구했다고 포풍칭찬을....
친구도 놀러와서 집이 몇평이냐고...27평?24평? 정도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이제서야 구조 잘 빠진 집이 뭔지...알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편은 평생에 이사를 한번도 안해봤어요;;그런데 건축쪽 일을 해서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나봐요.
결혼하고 첫 이산데 그냥 앞으로는 남편말만 들어야겠다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