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대강의 조건과 착한 성격에...그리고 너무 보수적인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래서 결혼했어요.
너무 너무 사랑해서 한 결혼이아니었어요..
십팔년을 산 지금...
좀 ....
아니 많이 지겹네요...
다른 사랑도 해보고 싶고...
근데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남편도 똑같겠지요..
회사에도 젊고 이쁜 여직원들 있을거고 거래처에도 있을거고..
그 중 관심가는 사람도 있었을 거고 유혹해보고 싶은 생각 안들었을까요...
키크고 매너좋으니 그 중 유부남인거 알지만 넘어오는 여자도 있을지 모르죠..
매일 보는 마누라 남편도 싫증나고 지겹겠지요..
너무 사랑해서 결혼한 분들..
이정도 살면 님들도 저랑같은 기분이신가요?
팔십까지 산다 쳐도 삼십몇년을 같이 살아야 한다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
전 솔직히 말하면 지금 같은 기분이면..
남편이 바람핀다 해도 약간의 배신감은 있겠지만 많이 좌절하거나 많이 분노하거나
그렇진 않을거 같아요..
그냥...
당신도 나처럼 지루하고 맘이 허했구나...
사랑이 필요했구나...
그렇게 생각될 듯해요...
당장 이혼하자고 달려들거 같지도 않고요.
그 사랑 ...할 때까지 해봐라..하다 식으면 말고..
정말 같이 살고 싶다하면...
그냥 조용히 놔줄수도 있을거 같기도 해요..
끓는 사랑도 없이 담담하게 조용하게 그렇게 죽을 때까지 한사람과 사는건
힘드네요..
끓는 감정이었다가 지금은 식은 분들은 그래도 그 때를 추억하며 살순 있지 않을까요...
그런 감정이 있었기에 남편을 보는 맘이 저랑은 다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