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휴가가 있는 주입니다.
멀리 가기도 여의치 않고
부모님 집에 가자니 거기가 바로 남들이 휴가 때 몰려가는 피서지라 내키지 않고,
그냥 고양이와 집에서 뒹굴거려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하루에 샤워를 서너 번씩 하는데
깡패는 샤워도 안 하고 선풍기도 안 쐬고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군요.
얘는 털에 뭐가 묻거나 어디 부딪혀도 전혀 개의치 않는 쿨한 고양이에요.
지금도 하얀 털로 바닥에 뒹굴면서 바닥 청소하고 있어요.
스크래처 종잇조각이 하도 날려서 이번에
무겁고 비싼, 나무에 삼줄 감은 놈으로 사줬어요.
제가 아침에 출근하면 슬픈 눈으로 쳐다보고 울지 않는데
(가기 전에 내가 나가서 쥐돌이 많이 사냥해와야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다고 쓰다듬으며 설명해줌)
이렇게 같이 있다가 잠깐 쓰레기 버리러 가면 바로 아옭아옭 울어요.
사실은 이 녀석이 걱정되어서 어딜 길게 못 가겠어요.
제가 옷 차려입고 길게 나가는 걸 귀신같이 알아요.
제가 늦게 들어온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보니
자기 장난감 세 개를 물어다가 제 얼굴 옆에 뒀더군요.
얘가 아픈 건 스트레스 영향도 있을거라는데,
부디 잘 나아서 오래 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