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각시탈'의 유현미 작가 그리고 사랑과 타락

mydrama75 조회수 : 1,692
작성일 : 2012-07-22 23:45:26

유현미 작가의 '각시탈'이 그나마 의미있는 하나의 이유는
그녀의 일관된 관심이
인간이 사랑이란 감정에 빠지는 것과 타락의 관계에 있다는 것.

데뷔작 '그린 로즈'에서 그녀는 사랑이 나락에 떨어지지않고 인간성을 지켜내게 하는 신화를 보여준다. 고수와 이다혜가 연기한 캐릭터를 통해서

두번째 작품 '신의 저울'에서 내마음을 가장 후벼판 건 김유미가 연기한 캐릭터(신영주 검사)가 서브남주 김우빈을 사랑한 방식이었다.
자신이 불운하게 사람을 죽게 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일수 없었던 김우빈은 대형로펌에 타협하며 망가져가지만
김유미의 캐릭터는 그가 자신을 진실을 감추기 위해 이용했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위해 끝내 그를 기소한다.
하지만 그건 복수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우빈씨 그런 사람 아니잖아.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처음의 당신으로 돌아와 줘.'
김유미의 초반의 발랄한 연기는 정말 별로였지만 이 구원에 이르는 짝사랑은 절절히 가슴에 남았다

세번째 작품 '즐거운 나의 집'에서 모윤희는 이상현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김진서를 오해하면서
그녀가 자신의 사랑을 빼앗았다고 오해한다.

(당시 철저하게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윤희에게

상현과의 사랑은

유일한 희망이었으니까)

그러면서 진서의 삶을 망가뜨린다. 상현이 진서에게 숨막혀하면서 외도하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그렇게 그 윤희의 오해와 불행해서 간절한 짝사랑은 그녀를 타락시킨다.
이후 윤희는 대학 이사장 성은필을 만나게 되고
은필은 정말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윤희는 그 사랑을 믿지 못한다. 자신에 대한 회의 때문에,
그리고 윤희의 불신은 은필이 상현을 질투하게 만든다.
결국 진서,상현,윤희,은필은 서로를 시험에 들게 하고
그렇게 그들 네 남녀는 모두 타락하지만
결국 진서는 상현을 용서하고 윤희는 진서에게 용서를 빈다.
나약한 인간의 사랑이 불신과 타락으로 이어지고
그런 그들이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과정이 담긴 멜로드라마다.
(이 이야기 속에서 모윤희란 캐릭터의 비극성은 흡사 고전문학 속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네번째 작품 '각시탈'은 원작에 대한 기대 때문에
나부터도 작품이 망가졌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반면
작가의 사랑과 타락에 대한 화두는 여전해 보인다.
그것은 이강토가 첫사랑 오목단을 만나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회의하는 모습에서 나타나며
또한 이강토가 '각시탈'로 살게 된 후에도 그 가면을 벗고서도 목단의 사랑과 따뜻한 눈길을 받고 싶은 그 욕망에서 드러난다.
비슷한 감정선이 서브여주 채홍주에게 있는데
조선이란 나라는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해서
우에노 회장의 양녀 우에노 리에로 살고있는 그녀가
유일하게 지난 시절의 채홍주를 기억해 주길 바라는 사람은 바로 이강토다.
'그 소복을 입은 여자를 기억하지 못하시나요?'
'난 잊었는데, 하지만 라라와의 달콤한 키스는 잊지 못하지.'

이강토는 지난 시절의 그녀를 잊었다고
그 일 때문에 자신은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후회하며 냉소하지만
리에는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랬던 자신을 잊어버린 그를 차마 잊지 못하며
지금껏 그녀가 쌓아올린 것들을 잃더라도 그를 지키고 싶어한다.
'바보,천치,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는데, 그딴 계집 하나 때문에...'
그말은 똑같이 이강토를 생각하는 자신에게 적용된다.
리에에게 채홍주는 잊고 싶은 이름이지만 이강토 앞에서라면 돌아가고 싶은 그 언젠가일지도 모른다.
난 왠지 이강토의 그 원망스런 대답이 거짓말일 것 같다. 앞으로 남은 12회 사이에 반전이 있지 않을까,
그날 이강토가 그녀를 지키려 애쓴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분명 우에노 리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간악한 친일파 변절자이고
유현미 작가의 '각시탈'은 너무 멀리 온것 같아 쉴드가 안 되는 면이 있지만
우에노 리에, 아니 채홍주가 자신의 첫사랑 이강토를 지키기 위해 지금껏 얻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을 이해하고 사랑할 것 같다.
그렇게 또 나약한 것이 사람이고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 또 사랑이기에,
지금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유일한 이유는 어쩌면 채홍주와 이강토의 마지막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두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을 때 유일하게 내곁을 지켜준 사람 바로 당신'을 위해서,

(그러고 보면
형이 바보가 된 후의 이강토와
가족이 몰살당한 후의 채홍주에게서
공통으로 보이는 것은
절망 그 이후의 타락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뒤돌아보게 하는 것은
첫사랑 같은 존재
오목단과 이강토다.
아니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더 맞을까,

그리고 비슷한 맥락에서
여주인 오목단보다
서브여주인 채홍주가
더 마음을 흔드는 건
그 이야기의 드라마틱함 그리고 입체성에서 온다.
물론 진세연보다 한채아가 그나마 잘하기도 하지만,)


왠지 떠오르는 것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진수완 작가의 '경성 스캔들' 속의
새끼 기생 차송주와 이수현의 하룻밤 만남과의 차이다.

'죽지마. 시련은 그저 너를 강하게 만들 뿐이란걸 세상에게 보여줘.'
수현의 그말이 송주의 삶을 온전히 변하게 한것과 달리

채홍주는 그렇게 변하지 못했고 전혀 다른 인생 행로를 택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홍주는 각시탈이 된 이강토를 통해 그 시절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



유현미 작가의 다음 사랑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각시탈'에 좀 실망했음에도


IP : 61.77.xxx.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3 1:27 AM (175.197.xxx.187)

    음....각시탈 작가가 그린로즈와 신의저울의 작가였나보군요...
    그렇다면 더 각시탈은 실망이네요...원글님이 이런저런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셨지만....^^;;
    경성스캔들의 작가가 해품달의 작가라는 사실에 실망했던 감정과 같아요..ㅠㅠㅠㅠ

  • 2. 마니또
    '12.7.23 4:01 PM (122.37.xxx.51)

    좋던데요
    연기뿐 아니라 얼마전 담사리의 명대사 안잊혀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1696 룰라의 눈물 2 존심 2012/07/24 1,747
131695 교통사고 관련하여 질문... 빗방울 2012/07/24 428
131694 상한 떡을 받았어요, 61 2012/07/24 15,829
131693 강원도 분들~~홍천여행 팁 좀 주세요~ 2 신이사랑 2012/07/24 1,362
131692 수입차 타시는분들 네비게이션 어떻게 하세요? 4 멸치똥 2012/07/24 1,704
131691 <긴급> 쿠알라룸푸르(KLIA)에 페트로나스(KLCC.. 7 jp-edu.. 2012/07/24 1,647
131690 친정엄마한테 욕들어먹고나니 13 우울 2012/07/24 3,939
131689 김문수 후보가 토론회에서 말한거.. 참 대박이네요.. 2 dusdn0.. 2012/07/24 1,593
131688 강정만들때 끈적임 적게하는법 좀 알려주세요 2 튀밥강정만들.. 2012/07/24 763
131687 대웅단을 통해 정력맨으로 태어나세요! 4 사랑하는별이.. 2012/07/24 2,125
131686 이사간에 윗층서 이불을 털어요 3 ㅠㅠ 2012/07/24 1,467
131685 어떡하죠 남편한테 심한말 했어요 78 으으 2012/07/24 17,990
131684 파워워킹하니 무릎이 아파요. 4 5일째 2012/07/24 2,060
131683 초등학생 독서교육에 관하여 7 순정 2012/07/24 1,617
131682 부모님 신장이식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30 세상살이 2012/07/24 6,997
131681 뒷구리살 및 뒷허리살은 시술밖에 답이 없나요?? 7 하 진짜 2012/07/24 4,481
131680 밤되니까 시원해졌어요. 2 ..... 2012/07/24 1,094
131679 내일 코스코가는데요 다이어트에 도움되는게 뭐있을까요? 13 dr 2012/07/24 3,661
131678 ‘힐링’ 끝난 안철수, 결단 전 여론 살피며 숨고르기 1 샬랄라 2012/07/24 908
131677 이번 휴가때 영월 가려고 하는데 여행지 추천해주세요.영월에서 정.. 4 엄마딸 2012/07/24 1,722
131676 김희선이 전성기때 어느정도로 이뻤나요?ㅎㅎ 16 skqldi.. 2012/07/24 5,837
131675 올란도 광고박스...없애는 법 2 2012/07/24 521
131674 전경련, 대기업 고용창출 ‘뻥튀기’ 샬랄라 2012/07/24 381
131673 치과 비용 좀 봐 주세요. 4 싼 건가요?.. 2012/07/24 875
131672 나꼼수 26회 들었어요. 3 오랜만에 2012/07/24 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