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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여친이 힘들어한다고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힘들 때마다 만나서 위로해주려고 했습니다.
니 옆에는 항상 내가 있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애가 저를 피한다고 느껴졌습니다.
예전같으면 제가 데릴러 오지 않는다고 징징대던 애가
언젠가부터, 정확히는 6월 중순 무렵부터
제가 데릴러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내가 아직 노력이 부족한가보다,
내가 더 참고 이 힘든 시기 넘길 수 있게 지켜주자라고
계속 연락을 하고 징징대도 화 안 내고 받아주고 했습니다.
7월 1일 일요일에 만나고,
수요일에 또 보기로 했는데, 일이 늦게 끝난다더군요.
그럼 금욜에 보자. 그래요.
금욜 됐습니다. 전체 회식이 잡혔다고 못 볼 거 같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상했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7/7~7/8은 원래 가족여행이 잡혀있었으니 스킵하고
월요일, 그러니까 3일 전에 보기로 했습니다.
오후에 또 카톡이 왔습니다.
웬만하면 보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다,
할 얘기도 많고 만나야하는데 내일이나 모레 보면 안 되냐.
그러자고 하고 퇴근 시간 맞춰 버스 타는 곳으로 몰래 갔습니다.
사실 계속 빼길래 다른 남자가 있나, 라고 의심했거든요.
남자는 없었습니다만...
집에 데려다주고 그녀가 말을 꺼냈습니다.
예전만큼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둘이 핀트가 안 맞는 거 서로 맞추려고 1달동안 노력했는데 안 되지 않았냐고.
여기서 그만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합니다.
여기서 제 생각을 말하고 싶었으나 아파서 힘들어하는 모습에 기다리겠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월요일, 화요일, 어제, 가슴이 너무 아프더군요.
전화했습니다. 어디냐고 만나고 싶다고.
네비게이션 안내 멘트가 들려오더군요. 속이 뒤집혔습니다.
그래도 진정하고 누구랑 같이 있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댑니다. 어디 가냐고 물으니 밥 먹으러 간다고 합니다.
물어봤습니다.
"남자가 생긴 거라면 놓아주겠다. 그런 거 아니라면 너 잡을거다"
남자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럼 만나자.
할 얘기 없다고 합니다. 다 했다고.
우리 사이 이렇게 끝날 사이 아니다. 만나자.
결국 만났습니다.
자존심은 접어두고 "나 진지하게, 절박하게 손 내밀고 있는거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월욜에 했던 얘기를 다시 하더군요.
예전의 감정이 없다고. 식었다고.
내가 오빠한테 기회를 안 준거 같냐고 합니다.
틀어지기 시작한 1달 전부터 계속 노력했다, 니 맘에 안 들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1년을 만나고 결혼까지 하기로 했는데 1달로 끝날거냐, 더 노력하겠다,
자기는 두달 전부터, 더 멀리는 1년 전부터 생각했노라고 합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러면 작년에 나한테 행복하다고, 잘 하고 있다고,
고맙다고 했던 건 뭐냐. 그 때부터 맘에 안 들었으면 얘기했으면 나를 바꿨을 거 아니냐"
그저 그 애 자신이 변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애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잡혀주지 않을 거 같은 기분이 점점 들더군요.
"이러려고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어?
이렇게 끝날 거, 4월말에 시골 할머니한테 데리고 가서 소개시켜 주고
내가 손주사위라는 말까지 듣고,
사촌 동생들은 이미 나한테 형부라고 부르고, 잘 부탁한다고 하고.
그래, 그 때는 우리 사이가 심각하게 벌어지기 전이니 그렇다고 하자.
그럼 2주 전에 이모댁에 나 데리고 간 건 뭔데?
어쩌려고 그랬어? 결혼을 만만하게 생각했니?"
다 얘기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그 애가 나한테만 올인하다보니 자기 자신이 없어졌답니다.
그저 제 애인일 뿐, 나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제 찾고 싶다고 합니다.
찾아라, 옆에 있을께. 너 하고 싶은 거 해.
안 된답니다.
더 이상 얘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정말 내가 잘못했나, 그냥 내가 더 잘못했다라고 할 걸 그랬나.
더 챙겨주지 못 했나...
사회 생활 하다보니 일은 하기 싫고
내가 번듯한 직장 있으니 취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돈이 넉넉하지 않는 애구나...
다른 사람으로 갈아타려나보구나...
내가 잘못 했다는 생각과 내가 왜 이런 애를 만나서 결혼을 생각했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어제 잠 제대로 못 자고, 오늘 아침도 안 넘어가고...
처음 이별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힘드네요...
순간순간 숨이 안 쉬어집니다.
나이를 33살이나 쳐먹었는데...
그나마 이렇게 조금만 힘들면 잊혀진다는 걸 머리로라도 아니 다행이려나요...
이렇게 저는 헤어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그저...털어놓고 싶었습니다....고통을 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