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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하기로 했던 여자와 이별했습니다.

이럴거면서 조회수 : 12,741
작성일 : 2012-07-12 21:56:05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299342&page=1&searchType=sear...

 

얼마 전에 여친이 힘들어한다고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힘들 때마다 만나서 위로해주려고 했습니다.

니 옆에는 항상 내가 있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애가 저를 피한다고 느껴졌습니다.

예전같으면 제가 데릴러 오지 않는다고 징징대던 애가

언젠가부터, 정확히는 6월 중순 무렵부터

제가 데릴러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내가 아직 노력이 부족한가보다,

내가 더 참고 이 힘든 시기 넘길 수 있게 지켜주자라고

계속 연락을 하고 징징대도 화 안 내고 받아주고 했습니다.

 

7월 1일 일요일에 만나고,

수요일에 또 보기로 했는데, 일이 늦게 끝난다더군요.

그럼 금욜에 보자. 그래요.

금욜 됐습니다. 전체 회식이 잡혔다고 못 볼 거 같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상했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7/7~7/8은 원래 가족여행이 잡혀있었으니 스킵하고

월요일, 그러니까 3일 전에 보기로 했습니다.

오후에 또 카톡이 왔습니다.

웬만하면 보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다,

할 얘기도 많고 만나야하는데 내일이나 모레 보면 안 되냐.

그러자고 하고 퇴근 시간 맞춰 버스 타는 곳으로 몰래 갔습니다.

사실 계속 빼길래 다른 남자가 있나, 라고 의심했거든요.

남자는 없었습니다만...

집에 데려다주고 그녀가 말을 꺼냈습니다.

예전만큼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둘이 핀트가 안 맞는 거 서로 맞추려고 1달동안 노력했는데 안 되지 않았냐고.

여기서 그만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합니다.

여기서 제 생각을 말하고 싶었으나 아파서 힘들어하는 모습에 기다리겠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월요일, 화요일, 어제, 가슴이 너무 아프더군요.

전화했습니다. 어디냐고 만나고 싶다고.

네비게이션 안내 멘트가 들려오더군요. 속이 뒤집혔습니다.

그래도 진정하고 누구랑 같이 있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댑니다. 어디 가냐고 물으니 밥 먹으러 간다고 합니다.

물어봤습니다.

"남자가 생긴 거라면 놓아주겠다. 그런 거 아니라면 너 잡을거다"

남자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럼 만나자.

할 얘기 없다고 합니다. 다 했다고.

우리 사이 이렇게 끝날 사이 아니다. 만나자.

 

결국 만났습니다.

자존심은 접어두고 "나 진지하게, 절박하게 손 내밀고 있는거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월욜에 했던 얘기를 다시 하더군요.

예전의 감정이 없다고. 식었다고.

내가 오빠한테 기회를 안 준거 같냐고 합니다.

틀어지기 시작한 1달 전부터 계속 노력했다, 니 맘에 안 들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1년을 만나고 결혼까지 하기로 했는데 1달로 끝날거냐, 더 노력하겠다,

 

자기는 두달 전부터, 더 멀리는 1년 전부터 생각했노라고 합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러면 작년에 나한테 행복하다고, 잘 하고 있다고,

고맙다고 했던 건 뭐냐. 그 때부터 맘에 안 들었으면 얘기했으면 나를 바꿨을 거 아니냐"

 

그저 그 애 자신이 변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애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잡혀주지 않을 거 같은 기분이 점점 들더군요.

 

"이러려고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어?

이렇게 끝날 거, 4월말에 시골 할머니한테 데리고 가서 소개시켜 주고

내가 손주사위라는 말까지 듣고,

사촌 동생들은 이미 나한테 형부라고 부르고, 잘 부탁한다고 하고.

그래, 그 때는 우리 사이가 심각하게 벌어지기 전이니 그렇다고 하자.

그럼 2주 전에 이모댁에 나 데리고 간 건 뭔데?

어쩌려고 그랬어? 결혼을 만만하게 생각했니?"

 

다 얘기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그 애가 나한테만 올인하다보니 자기 자신이 없어졌답니다.

그저 제 애인일 뿐, 나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제 찾고 싶다고 합니다.

찾아라, 옆에 있을께. 너 하고 싶은 거 해.

안 된답니다.

 

더 이상 얘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정말 내가 잘못했나, 그냥 내가 더 잘못했다라고 할 걸 그랬나.

더 챙겨주지 못 했나...

사회 생활 하다보니 일은 하기 싫고

내가 번듯한 직장 있으니 취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돈이 넉넉하지 않는 애구나...

다른 사람으로 갈아타려나보구나...

 

내가 잘못 했다는 생각과 내가 왜 이런 애를 만나서 결혼을 생각했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어제 잠 제대로 못 자고, 오늘 아침도 안 넘어가고...

 

처음 이별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힘드네요...

순간순간 숨이 안 쉬어집니다.

나이를 33살이나 쳐먹었는데...

그나마 이렇게 조금만 힘들면 잊혀진다는 걸 머리로라도 아니 다행이려나요...

이렇게 저는 헤어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그저...털어놓고 싶었습니다....고통을 잊기 위해...

IP : 119.66.xxx.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12 10:04 PM (121.164.xxx.120)

    음..........제생각엔 다른 남자가 생긴것 같은데요
    보통 여자들이 다른 남자가 생기면
    사귀던 남자한테는 그런식으로 많이 이별을 고하거든요
    여친분 마음속에 원글님은 없고 다른남자가 들어와 있네요
    그나마 쿨하게 보내주는게 좋겠어요
    원글님이 질질 끌어봤자 그여친한테 다시 돌아올수 있는 여지만 주는거거든요
    저런 여자들 특징이 나중에 그남자랑 안돼면
    원글님 한테 다시 만나자고 할거예요

  • 2.
    '12.7.12 10:09 PM (1.232.xxx.44)

    어떤 이유에서 마음이 변했건 간에 나중에 백만배 더 좋은 여자 만나 꼭 행복해지실 거에요.
    그날이 빨리 와서 그 여자가 잡혀주지 않아 이 사람을 만났구나 하고 고마워하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원글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고마워할 그런 여자를 꼭 만나세요. 안그러면 원글님 마음이 아깝잖아요.

  • 3. 글쓴이
    '12.7.12 10:09 PM (119.66.xxx.4)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저도 차마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습니다.
    다른 남자가 생기진 않았더라도, 다른 남자를 만나려고 하는 거 같긴 합니다.
    돌아오더라도 받아 줄 마음 없구요.
    그저 빨리 잊고 싶은데, 뜬금없이 불현듯 그 애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어 그게 좀 힘드네요.

  • 4. 쿨 ~~~
    '12.7.12 10:10 PM (116.37.xxx.141)

    그냥 보내주세요
    그래봐야 여자분에게 찌질이로 기억될 뿐입니다

    다른 남자 생겼다에 손 듭니다
    버스를 여자는 또 옵니다

    더 멋진 분 만나실거예요

  • 5. ...
    '12.7.12 10:10 PM (121.164.xxx.120)

    얼른 잊어버리시고 소개팅이라도 열심히 하세요

  • 6. ㅇㅇ
    '12.7.12 10:12 PM (175.192.xxx.45)

    똥차가고 그랜져 온다---- 이 말은 남자에게도 해당됩니다.

  • 7. 글쓴이
    '12.7.12 10:12 PM (119.66.xxx.4)

    옙 감사합니다. 저도 더 멋진 여자 만날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랑아닌 자랑이지만...저 차 놓고 잘 된 여자가 없었습니다.
    항상 꼭 나중에 후회하더군요. 얘도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해 안타깝네요.
    왜케 어리석은지....그런 여자들을 만나는 저도 왤케 어리석은지...

  • 8. ...
    '12.7.12 10:14 PM (122.42.xxx.109)

    어쨋거나 1년여를 함께 한 사람인데 함께한 추억이 떠오르는거야 어쩔 수 없어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에요.
    남탓하는 여자한테 미련갖지 마시고 당분간 바쁘게 지내세요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인연을 만나실수 있을거에요.

  • 9. ㅎㅎ
    '12.7.12 10:44 PM (210.216.xxx.193)

    그런여자랑 결혼하면 평생고생임.

  • 10. ,,
    '12.7.12 10:54 PM (119.71.xxx.179)

    여자분이..방문학습지교사 뭐 그런거 하시나보네요... 어리니 나름 이거저거 재볼수도있고.,..현실은 만만치 않을텐데..

  • 11. ..
    '12.7.12 11:25 PM (59.19.xxx.203)

    남자가 그리 물러터지면 안돼요,,짜를땐 냉정하게 돌아서세요,,,아우 울아들이 님처럼 맘이 여리면 안돼는데

    ㅠㅠㅠ

  • 12. 글쓴이
    '12.7.12 11:41 PM (119.66.xxx.4)

    학습지교사는 아닌데, 사교육 쪽에 일해요. 월급이 그리 많지는 않은...

    하아...그러게요. 왜케 물러터졌는지...ㅠㅠ

  • 13. ..
    '12.7.13 2:20 AM (211.246.xxx.246)

    저번에 인연아닌것 같다고 글 남긴 사람인데요. 백퍼센트 썸씽남 있습니다.

    여자는 가진것도없고 그나마 어린나이 믿고 결혼하고 싶은데 님도 뜨뜻미지근하고 그닥 자기 생각에 능력없어 보이고, 이미 리스트에 올렸던 다른 남자랑 작업 중일겁니다.

    님, 조상이 도우셨어요. 남일이라고 쉽게 하는말 아니구요.. 정신차리시고 좋은인연 기다리세요.

    저번에 글 읽으면서 이렇게 결혼하면, 애 낳고 자기를 잃었다면서 우울증 땜에 힘들어할 것 같았어요. 그렇게 되는것보다 백배 천배 낫지요.

    사랑도 아픔도 다 지나갑니다. 힘내시길!

  • 14. ㅠㅠ
    '12.7.13 1:26 PM (121.160.xxx.52)

    저랑 비슷한 이별을 하셨어요.. 3년만나고 내년에 결혼하자고 부모님도 뵙고 했거든요..근데 어느순간부터 주말에 약속이 자꾸 생기고.. 귀가가 늦어지고.. 그래도 믿었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원하는거 즐기도록 배려하고싶었거든요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다가 연락도 적어지고.. 만나도 자꾸 이상한 얘기하고... 한달만에 그렇게 갑자기 변하더군요.. 저도 참 눈치가 없었던거 같아요.. 그래도 믿는다고 시간을 줬으니.. 생각할시간 갖자고했을떄까지 그냥 다른일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으니.. 약 일주일 후에 사실대로 얘기해주더군요.. 다른사람이 생겼다고.. 바보같이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한 보름되었는데 아직도 어안이 벙벙...

  • 15. 여자에 대해
    '12.7.13 1:46 PM (180.66.xxx.201)

    잘 아시네요.
    아니면 82에서 학습하신 결과인지...
    어쨌든 전 여친은 님 말씀하신 그대로 같아요.
    취집해서 빨리 전업으로 맘편히 살고 싶었는데...
    님과 결혼하면 그것도 어려울 것 같고... 다른 남자 만나고 싶은 거 같네요.
    못난 여자예요. 그냥 훌훌 털어버리세요.

  • 16. 움..
    '12.7.13 5:12 PM (221.145.xxx.34)

    전에 원글님 글 읽어보고..
    지금 이 글.. 왠지 그 때 그 분 같다는 생각에 쭉 읽어봤는데요..


    움..
    저 같은 경우엔..
    아닌건 아닌거다.
    다 그럴만 하니까 헤어진거다.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어요.


    힘내시구요,
    지금 비 온다고 계속 비오나요.
    해도 뜨죠.


    저도 스물아홉 미혼 처자랍니다.
    같이 빠샤빠샤 힘내요.^^

  • 17. 에고...
    '12.7.17 12:28 AM (180.65.xxx.74)

    제가 잘 아는 어떤 청년이야기 랑 너무 비슷해서 더욱 마음이 아프군요..
    반드시 더 좋은 인연이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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