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신적 독립...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엄마 조회수 : 2,835
작성일 : 2012-07-12 13:02:18

저는 마마걸입니다. 30대 중반의 애엄마인데, 우리 엄마없는 삶은 상상도 못하겠어요.

엄마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엄마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고, 간섭이 심하거나 과잉보호를 하지도 않으셨어요.

그냥 제가 엄마를 제 삶에서 떼어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회사 가서도 틈만 나면 엄마한테 전화하고..

어디 좋은데 알게 되면, 꼭 엄마랑 같이 데이트하러 가고 싶고,

미주알고주알 내가 겪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모두 공유해야 직성이 풀리고,

엄마가 어디 시장이라도 가느라 전화 안받으면 겁이 덜컥 나면서 불안하고 그랬어요.

 

엄마를 너무 존경하고 닮고 싶어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엄마는 전업주부인데, 그렇게 깔끔하시지도 않았고, 악착같이 재산을 모으시지도 않았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위해 빠릿하고 성실하게 사시는 분은 아니었어요.

그 모든걸 떠나 그냥 엄마는 제 인생의 일부였던거에요.

 

어느 글을 읽다가 아직도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못한 거 같다..는 문장을 봤을 때

제 얘기다 싶었어요.

요즘엔 차라리 제가 엄마를 싫어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거나, 무신경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해요.

이제 60대 중반이신데, 조금만 아프시다고 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서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거든요...

 

올해 초 겨울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수술 6개월이 지나  PET CT를 찍어보니,

척추에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디스크일지, 암이 전이된 것일지는 MRI를 찍어봐야한다는데,

엄마한테는 디스크일거라고 걱정 말라고 큰 소리쳐놓고 집에 돌아와서는, 너무 불안해요.

상상도 못하겠어요.

 

지금도 매일 전화 붙들고 오늘 아기가 어땠다 저땠다 주변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최소 30분씩 통화하는데...

 

앞으로 계속 어디든 아프실텐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마음 덜컹거리지 않게,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신적 독립.. 어떻게 해야할까요.. 

 

 

 

IP : 220.72.xxx.8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12 1:48 PM (118.221.xxx.179)

    마마걸이라기 보다는 그냥 엄마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분 같은데요.
    걱정은 미리 하지 마세요...

  • 2. dd
    '12.7.12 2:16 PM (125.177.xxx.135)

    엄마에게 이리저리 휘둘린다거나 엄마의 가치관이 내 가치관이 된다거나 결정을 못한다거나 그런 거 아닌데 머가 문젤까요?

  • 3. ....
    '12.7.12 2:31 PM (121.169.xxx.78)

    딴 얘기지만 아들이 이런글 올렸으면 아마 다른 댓글들 무쟈게 달렸을듯.

  • 4. 살짝
    '12.7.12 6:00 PM (121.128.xxx.129)

    분리불안이 있으신 것 같아요. ..
    원글님이 의식하고 있는 것과 달리, 3세 이전에 엄마와의 애착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어요.
    매일 전화 안해도 엄마는 늘 그곳에 있으시잖아요.
    원글님 삶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어요.
    애착관련 한 심리이론서 많아요.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2185 초등생 친구들 오면 뭐하고 노나요?... 4 놀이거리 2012/07/23 1,236
132184 70대 멋장이 할머니 배낭 추천해주세요 1 건강최고 2012/07/23 1,753
132183 청소기 없이 청소하시는 분 계시나요 8 고장난 청소.. 2012/07/23 3,674
132182 아이허브 샴푸바로 세안용으로 쓰니 좋네요 4 ㅍㅍ 2012/07/23 3,118
132181 가방 바닥? 가방 심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11 구하고 싶어.. 2012/07/23 7,946
132180 보신탕 재료로 쓰일 살아있는 개를 여객선에 버젓이 나르는 여객선.. 4 --- 2012/07/23 1,547
132179 피부과진료보러 생전처음 대학병원왔는데요~ 아흑진짜ㅠㅠ.. 2012/07/23 1,014
132178 남편의 사소한 거짓말 5 거짓말 2012/07/23 3,329
132177 요즘 횸쇼핑 노와이어브라 편한가요? 2 홈쇼핑 2012/07/23 3,315
132176 피부과에서 주는 약중에.. 6 스노피 2012/07/23 1,865
132175 정말 부자들은 집 꾸미고 삽니다. 40 가방이 뭔데.. 2012/07/23 20,355
132174 자동차 번호 앞판이 조금 찌그러졌는데요.. 얼마 2012/07/23 1,396
132173 너무너무매운 마늘장아찌..... 5 마늘좋아하는.. 2012/07/23 2,714
132172 원목쇼파도 수명이 있나요? 1 오래 2012/07/23 3,524
132171 번들거리지 않는 썬크림 추천 해주세요! 1 피부꽝 2012/07/23 1,534
132170 7월 2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7/23 1,008
132169 쉰... 2 흐림 2012/07/23 1,442
132168 정말 또 가고싶은 맛집 몇군데씩 추천해봅시다! 27 맛집공유해요.. 2012/07/23 6,573
132167 바.퀴.벌.레. 3 멘붕 2012/07/23 1,841
132166 50대남성이 4세 여아를 성폭행 21 2012/07/23 5,453
132165 이 에트로 가방 어떨까요? 5 가방 2012/07/23 2,933
132164 교대부속초,사립초,공립초 고민합니다. 8 부산 2012/07/23 4,806
132163 편안한 의자 있을까요? 1 ... 2012/07/23 1,298
132162 젊은 여자분들이 많이 오는 동호회나 취미활동 8 질문 2012/07/23 3,572
132161 한국에서 여자로 살기 힘든거 같아요 11 .. 2012/07/23 3,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