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신적 독립...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엄마 조회수 : 2,442
작성일 : 2012-07-12 13:02:18

저는 마마걸입니다. 30대 중반의 애엄마인데, 우리 엄마없는 삶은 상상도 못하겠어요.

엄마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엄마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고, 간섭이 심하거나 과잉보호를 하지도 않으셨어요.

그냥 제가 엄마를 제 삶에서 떼어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회사 가서도 틈만 나면 엄마한테 전화하고..

어디 좋은데 알게 되면, 꼭 엄마랑 같이 데이트하러 가고 싶고,

미주알고주알 내가 겪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모두 공유해야 직성이 풀리고,

엄마가 어디 시장이라도 가느라 전화 안받으면 겁이 덜컥 나면서 불안하고 그랬어요.

 

엄마를 너무 존경하고 닮고 싶어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엄마는 전업주부인데, 그렇게 깔끔하시지도 않았고, 악착같이 재산을 모으시지도 않았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위해 빠릿하고 성실하게 사시는 분은 아니었어요.

그 모든걸 떠나 그냥 엄마는 제 인생의 일부였던거에요.

 

어느 글을 읽다가 아직도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못한 거 같다..는 문장을 봤을 때

제 얘기다 싶었어요.

요즘엔 차라리 제가 엄마를 싫어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거나, 무신경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해요.

이제 60대 중반이신데, 조금만 아프시다고 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서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거든요...

 

올해 초 겨울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수술 6개월이 지나  PET CT를 찍어보니,

척추에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디스크일지, 암이 전이된 것일지는 MRI를 찍어봐야한다는데,

엄마한테는 디스크일거라고 걱정 말라고 큰 소리쳐놓고 집에 돌아와서는, 너무 불안해요.

상상도 못하겠어요.

 

지금도 매일 전화 붙들고 오늘 아기가 어땠다 저땠다 주변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최소 30분씩 통화하는데...

 

앞으로 계속 어디든 아프실텐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마음 덜컹거리지 않게,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신적 독립.. 어떻게 해야할까요.. 

 

 

 

IP : 220.72.xxx.8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12 1:48 PM (118.221.xxx.179)

    마마걸이라기 보다는 그냥 엄마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분 같은데요.
    걱정은 미리 하지 마세요...

  • 2. dd
    '12.7.12 2:16 PM (125.177.xxx.135)

    엄마에게 이리저리 휘둘린다거나 엄마의 가치관이 내 가치관이 된다거나 결정을 못한다거나 그런 거 아닌데 머가 문젤까요?

  • 3. ....
    '12.7.12 2:31 PM (121.169.xxx.78)

    딴 얘기지만 아들이 이런글 올렸으면 아마 다른 댓글들 무쟈게 달렸을듯.

  • 4. 살짝
    '12.7.12 6:00 PM (121.128.xxx.129)

    분리불안이 있으신 것 같아요. ..
    원글님이 의식하고 있는 것과 달리, 3세 이전에 엄마와의 애착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어요.
    매일 전화 안해도 엄마는 늘 그곳에 있으시잖아요.
    원글님 삶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어요.
    애착관련 한 심리이론서 많아요.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3046 공부가 너무 재밌다는 아들과 공부가 혐오스런 딸 6 어쩜 2012/07/28 2,137
133045 가르켜 주심 복받으실 거예요. 동영상 재생화면을 mp3로 바꿀.. 7 도와주셈 2012/07/28 719
133044 여수엑스포 후기 3 ^^* 2012/07/28 1,911
133043 최악, 아니 교사라고 할 수 없는XX 6 현수기 2012/07/28 2,268
133042 영화 볼려고 어리버리 돈만 날렸어요. 4 미드나잇 인.. 2012/07/28 1,487
133041 뒤늦게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1을 다운받아 몰아봤어요.. 6 헤롱헤롱 2012/07/28 5,012
133040 못생긴 아저씨 부채 2 어쩌니 2012/07/28 1,226
133039 심한 목디스크치료방법문의. 4 오다리 2012/07/28 2,402
133038 수행평가 도중 볼펜심이 안 나왔을 때--쌤이 취한 행동 ㅠㅠ 13 중2맘 2012/07/28 2,706
133037 남편이 건축학개론을 보고 너무 빠져 드네요. 10 ? 2012/07/28 4,551
133036 조영구가 선전하는 냉풍기 시원한가요? 3 냉풍기 2012/07/28 2,608
133035 애완견접종 여쭤요 5 궁금해요 2012/07/28 1,037
133034 점심 뭐드셨나요 5 2012/07/28 1,385
133033 [커널 ThinkTV]2시 민주당서욿합동연설회,7시 취중봉담 (.. 사월의눈동자.. 2012/07/28 903
133032 지금 올림픽 개막식 방송3사에서 돌아가면서 재방송하는건가요?? 3 올림픽 2012/07/28 944
133031 (취중봉담)여의도 맥주파티 오시나요? 6 실천 2012/07/28 1,352
133030 윗집에 약간 신세를 졌는데 보답으로 뭘드리면 좋을까요? 5 뭘드려야 2012/07/28 1,480
133029 PD수첩이 무죄 받았다고 좋아할 거 없어요 8 제대로알자 2012/07/28 875
133028 제가 속 좁은 어른인지 봐 주세요. 10 .. 2012/07/28 2,666
133027 안철수의 1998년 9 샬랄라 2012/07/28 1,884
133026 해파리 냉채 여쭤볼께요 2 된다!! 2012/07/28 748
133025 대치동 분위기가 진짜로 저런가요????? 놀라워서.. 6 아내의 자격.. 2012/07/28 4,744
133024 문자메시지 컴에 저장하는방법알려주세요 1 부자 2012/07/28 1,151
133023 낙하산 신입때문에 머리 터지네요 낙하산 2012/07/28 1,041
133022 부모입장에선, 결혼보다 직장이나 자아실현, 여러가지 도전은 해 .. 3 ... 2012/07/28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