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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사가 결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가요?' 원글이에요

미로 조회수 : 3,238
작성일 : 2012-07-11 17:21:21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 주시고 베스트 글까지 올라간 거 보고 놀랐어요.

 말씀 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저도 제사 하루가 딱 하루로 끝날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은 있었지만

 손님 치루는 거, 형제간 조율, 시부모님과의 관계 등... 많은 게 걸리네요.

 

 남친이 예전에 만났던 여자분을 집에서 엄청 반대해서 헤어졌다고 해요.

 나이도 많고 (여자분이 2~3살 연상) 조건이 쳐진다고...(그래봤자 4년제 대학 나오고 멀쩡한 직업 있으신 분이었죠)

 뭐 남친 집도 엄청난 집도 아니지만......

 남친한테 너랑 같은 직업군의 여자랑 만나라고 누차 권고하셨다네요.

 (꼭 그래서 저를 선택한 건 아니겠지만요...)

 여러 분들 말씀 들으니 이 집 부모님이 욕심이 꽤 있으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남친이 장남에 장손이라는 이유로 어렸을때부터 기대와 부담이 컸다고 저에게 눈물로 털어놓은 적도 있고

 (어떤 직업군 하나를 딱 집으며 넌 그게 되어야 한다고 늘 그러셨다네요. )

 자기는 지금까지 자기 자신으로 산 적이 없었다고, 늘 집안에서의 역할과 위치때문에 숨이 막혔다고 하거든요.

 그 생각이 나면서, 아 내가 이 남자랑 결혼하면 장손며느리라는 이유로 그 짐을 똑같이 나눠지는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단 제사 문제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요..

 또 그런 일에 있어서 제가 일하는 여성이고 전문직이니 뭐니 이런 거 다 소용없는거겠죠.

 여러모로 제 자리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씁쓸하네요.

 헤어지자고 생각하니, 그런 면으로 엄청 힘들어하는 남친한테 힘이 되어주진 못할망정

 나 힘든 거 싫다고 쏙 빠져나가는 느낌? 혹은 배신하는 느낌이라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하구요....

 

 어쨌든 조언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생생한 도움이 되었어요.

 말씀들 찬찬히 보니 아 내가 결혼하면 어떤 모습이겠구나... 남편될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겠구나...

 하는게 절로 그려지더군요.

 특히 네 자신을 알라...는 말씀 참 와닿았습니다.

 말씀해주신 부분들 잘 고려해서 생각하겠습니다.

 

IP : 61.251.xxx.18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기분들 말을
    '12.7.11 5:24 PM (121.168.xxx.68)

    정말 새겨들어야 해요..

    원글에 답글은 안달았지만... 글은 봤거든요

    전형적인 며느리생고생타입 시댁일듯 합니다..

    그 있자나요!

    며느리만! 죽어지내고
    며느리만! 참으면 다 해결되는 집...말입니다. -_-

    아 불쌍해...그런 수렁에 빠진 며느리 분들 정말 누가 구해주면 좋겠어요..

  • 2. kimmega
    '12.7.11 5:27 PM (119.197.xxx.65)

    아니시라면 정리하시길 바래요. 다만, 저도 남자이고 해서 한가지 충고를 드리자면 남자분하고 헤어지실 때 이건이렇고 저건 저래서 힘들다 라는거 구구절절히는 말하지 마세요. 아마 남자분 헤어지자고 하면 무슨말인지 다 이해하실겁니다. 엄청 힘드시기는 하겠지만, 미안하다 하지 마시고 조용히 떠나주시는게 좋습니다.

  • 3. 그 집 부모님
    '12.7.11 5:29 PM (211.196.xxx.174)

    정말 막막하시다...
    여자가 직업도 좋아야 해 제사도 지내야 해
    이건 뭔가요... 어이없어요
    남친분이 좀 불쌍하긴 한데..
    착하고 약한 건 악한 거에요
    착하고 강해야 진짜 착한 거죠...
    그댁 부모님들은 현실파악이 덜되시고, 남자는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여자를 진창으로 끌고 들어가고... 이게 뭡니까...

  • 4. 대박
    '12.7.11 5:34 PM (115.91.xxx.118)

    우와~ 진짜 님의 자리는 아닌듯!
    어른들 땜에 아들이 노총각으로 늙어 가겠어요~
    조선시대도 아니고 글만 읽어도 답답 하네요..
    더 늦기전에 생각 잘 하셨음 좋겠어요!

  • 5. kimmega
    '12.7.11 5:38 PM (119.197.xxx.65)

    다만 남자분은 좀 불쌍하군요. 장남의 자리라는거.. 제 친구들도 숨막혀 합니다. 술 안하는 애들도 장남소리 나오면 술잔 넘겨요. 부모님에 대한 효와 장남의 의무 사이에 갇히면 정말 오도가도 못한다구요. 안한다 혹은 반대한다 라고 하면 당장에 여자 치마폭에 잡혀 산다고 부모님부터 형제 집안 어르신들 어릴때나 봤던 무슨무슨 할아버지 할머니한테까지 전화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너무 힘들어라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와이프가 이해해주냐 하면 그것도 아니구요. 순하디 순하기만 하던 친구가 술먹고 자기 부모님 돌아가시면 묫자리도 안볼거라고 하는거 보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 6. sla
    '12.7.11 5:46 PM (122.34.xxx.26)

    님, 여기 며느리들 산전수전공중전 겪으신 분들 많아요.
    님도 뭔가 걸리는게 있으시니 글 올리신거쟎아요.
    결혼이란 게 둘이 좋아서 하는게 절대 아니에요.
    책임져야 할 많은 일들 정말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 닥치면
    참아서 몸망가져 홧병으로 암에 걸려 죽던가
    아님 이혼하던가 이래야 하는데 이혼은 쉽나요?
    님, 문제 없어보여도 결혼하면 문제가 100개에요.
    빤히 너무나 힘들어보이는 길은 안가시는게 맞아요.
    인생 두번사나요?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건 30년남짓 밖에 되지 않는데
    그 세월을 어떻게 살 지는 본인이 정하시길....

    저도 15년전 제가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엄청 말릴 때
    청첩장까지 찍어놓고 ㄱ망신당하기 싫기도 하고
    남친을 사랑해서 결혼 했지만
    15년 동안 몸과 맘과 돈으로 시댁과 어떻게든 잘해보려 노력후 제게 남은건
    병든 몸뚱이 뿐이에요.
    돈도 직업도 건강도 모두 잃었네요.
    님!!!!! 생각 잘 하셔서 결정하시기 바래요.

  • 7. 음음
    '12.7.11 5:46 PM (128.134.xxx.2)

    저도 장손, 장남. 저도 제 그릇이 저런 일 다 감당할 그릇이 못된다는거 알기에 결혼전에 착한 며느리, 착한 부인 원하면 헤어져달라고 했었죠. 난 못하고 안한다고.
    다만 시댁 부모님은 어릴적부터 자식들을 너무 안돌봐주셔서 혼자 자란 남편인지라 저희한테 기대 못하셨어요. 아무것도 없는 아들 데려가만 달라고 애원하셨죠. 지금은 남편도 잘되고 생활비도 풍족하게 보내드리지만 저희 부부는 명절 제사만 지내러 가요. 산사람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단순히 제사 문제가 아니라 님 시댁을 님이 버티기에 어떤지 잘 생각해보세요.. 인생은 한번뿐이고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 8. ㅋㅋ
    '12.7.11 5:47 PM (14.52.xxx.59)

    저 부모님 의외의 맹점이 뭐냐면요
    저런 며느리 원하면 조건 안 좋은 사람 데려와야 해요
    같은 전문직을 원했다면 집안일은 작은 며느리가 전담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대신 돈은 좀 드려야죠 ㅋ

  • 9. ..
    '12.7.11 5:48 PM (112.121.xxx.214)

    이전 글에 제사나름 이라고 답글 달았던 사람이에요.
    저희 친정 아버지가 몇대 종손쯤 되는데요...(그래도 완전 종가는 아닌데 왕래하는 친척들 사이에선 종손대접)
    어릴때부터 아버지 자신보다 그 역할이 너무 중요했었죠.....
    평생 그 역할에 매여 사시더라구요...지금도 제사며 족보며 선산관리며....여전히 힘드십니다.
    저희 오빠는 어릴적부터 '맏상제'라고 불렸구요...
    오빠는 그래서 아들 낳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대에서 끝났으면 좋겠다구...
    저 결혼할려고 할때...남편도 장남이었는데요..
    저는 여자들이 장남 피하면 우리 아버지나 오빠도 다 장남인데..그럼 안될것 같아서 그냥 결혼했는데요..
    지금은 차라리 여자들이 전부 장남을 피하면, 장남에게 일방적으로 지워진 그런 무거운 짐들이 점점 가벼워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글님 남친이 계속 결혼을 못하고 있어야 그 부모님이 생각을 좀 바꾸실듯.

  • 10. 이런생각 안돼요
    '12.7.11 6:23 PM (183.100.xxx.88)

     "헤어지자고 생각하니, 그런 면으로 엄청 힘들어하는 남친한테 힘이 되어주진 못할망정

     나 힘든 거 싫다고 쏙 빠져나가는 느낌? 혹은 배신하는 느낌이라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하구요...."

    그 연민이 원글님 발목잡지않길 바래요
    남자가 울면서 고통을 토로할 그 마음으로 방패막이가 되고자 해야지
    본인은 쏙 빠지고 너 내가 말 다해줬잖아 알아서 해라 이런 마인드인거잖아요
    난 이렇게 힘들다 짐 같이 좀 져줘라.. 하고 칭얼대는겁니다.
    연민따윈 싹 버리세요
    그 남자 징징거리며 토로해보고 그게 먹히는 여자한테 짐 옴팡 뒤집어씌울거예요
    그게 원글님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11. 자선
    '12.7.11 6:57 PM (211.176.xxx.4)

    결혼은 자선 행위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랑이 만능키도 아니구요.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해도 그 배우자를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가 있음. 결혼 못하면 자살하겠다고 한 자도 결혼해서는 돌변합니다. 상대의 반응이 아니라 님의 마음을 들여다보시길.

    결혼은 팀을 짜는 일이고 여러 인간 관계 중에 하나라는 걸 잊지마시길. 드라마로 치면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일일드라마. 부부가 독립적으로 출발해도 여러 가지 장애물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결혼. 제사는 배우자의 조상과 깊이 얽히는 것이고 그 얽힘 속에서 님은 갑이 아니라 을.

  • 12. 쩝..
    '12.7.11 7:45 PM (218.234.xxx.25)

    그냥 제사 지내고 아들 낳아줄 여자가 필요한 거네요.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 내세울 직업 있는 며느리여야 하고..

  • 13. ...
    '12.7.11 7:55 PM (14.43.xxx.97)

    전문직 며느리는 원하면서.. 시댁에 헌신하는 며느리 또한 원하는 군요.
    둘다 가지긴 어려운 거잖아요. 시댁어른들의 마음가짐이 너무 무섭네요.

  • 14. fl
    '12.7.11 9:22 PM (221.163.xxx.234)

    님... 저라면 반드시 헤어집니다.
    제사가 문제가 아니에요. 정신 똑바로 박힌 남자라면 님을 정말 사랑하면 님하고 헤어질 각오의 고통으로
    부모님과 맞서서 그 제사 없애든지 합리적인 선으로 줄이든지 암튼 부모와 님 사이에 단호한 방패마이 됩니다.
    제 남편이 그랬거든요. 저 놓치기 싫어서..
    부모님한테 싫은소리 할 용기도 없고 여친은 잡고 싶고.. 정말 냉정하게 말해서 찌질한 거에요.
    님.. 생각 잘하세요.. 그러 집안 들어가서 시부모님한테 휘둘리며 평생 사시면서 가슴 속에 암세포 키우는 친구들을 제가 주위에서 너무 많이 봐서요.

  • 15. ;;;
    '12.7.11 9:56 PM (222.96.xxx.131)

    그 집은 진짜 아니네요.
    가부장적이라도 생각있는 가부장적인 집안이면 며느리 스펙을 낮춰서 들입니다. 그렇게 거래하는 거죠.
    그런데 그 집안은 아들 수준에 맞는 전문직 여성을 원하는 거네요;;;
    어지간히 기가 약하거나 물려받을 재산이 많은게 아니면 능력있는 여자가 왜 그런 결혼생활 지속합니까;;;
    이혼해도 애 데리고 충분히 먹고 사는데...
    장손 이혼남 만들려고 용을 쓰네요. 대 이을 아들 하나만 낳으면 상관없다는 건지 원...

  • 16. 그집안
    '12.7.11 10:40 PM (220.86.xxx.155)

    여자들 죽어나는 콩가루예요 무슨 ...남자분 진짜 안되었네요 결혼하더라도 편히 못살고 풀파가 심하겠어요

  • 17. 비슷한 케이스
    '12.7.11 11:35 PM (125.182.xxx.120)

    그때 답글 달았다 너무 감정적으로 써서 삭제하고 말았어요.
    암튼 저도 님과 비슷한 케이스.
    딸둘을 낳았는데 아들 운운하며 옛날엔 쫓겨났다는 말에 몇시간 있다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미친듯이 당신이 시어머니면 다냐고 노발대발 새며느리 들이라고 소리 박박 지르고 끊었습니다. 물론 시아버지꼐도.
    2년 좀 지났는데요..지금까지도 속이 후련하고 그 이후로 관계 재정립되었습니다.
    저 결혼할땐 주변에 이런 조언해주는 사람 저희 엄마도 안해주셨어요. 그냥 평생 전업주부.. 세상 물정모르고 그저 딸은 시집 보내면서 책잡히지 않게 네네 하시던 울엄마..
    여기 82 인터넷이라 말안되는 소리도 있지만, 세태를 정확히 반영하는 곳이고, 특히 원글경우 댓글들 정말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결혼은 서로 윈윈하자고 하는거예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끝내세요. 저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 결혼했을런지 모르겠네요.

  • 18. 푸른연
    '12.7.12 12:31 AM (59.23.xxx.198)

    그 때 반대댓글 달았었는데, 원글님 글 다시 보니 정말 결사반댈쎄~입니다.

    남친 부모님 정말 판단력 없으시네요.
    현대 전문직 여성들의 의식구조나 사회 돌아가는 걸 넘 모르십니다.
    그저 잘난 내 아들이면 잘난 며느리 얻을 충분한 자격 된다고만 생각하는 듯....

    전문직 여성이 혼자 돈벌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데, 뭐하러 맏며느리 굴레쓸까요?
    그 굴레를 쓰려면, 뭔가 얻는 게 있을 여자들이 그 자리에 들오겠지요.
    가령 전문직 남편 얻는 맛에 사회적으로 더 낮은 직업군과 학벌, 처지는 집안출신이라든가...

    저렇게 사회 돌아가는 거에 아둔하고, 옛날 고리타분한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으니
    어디 가서 며느리를 구한다 한들, 며느리가 참 힘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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