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민주화 이후 4반 세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당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에서의 승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만일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
--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가 오늘 경선불참 선언하면서 한 말입니다.
이재오의 경선불참 선언 만큼이나, 정몽준의 이 발언도 좀 설득력이 약하긴 합니다. 뭐 원론적으로야 맞는 말입니다만..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전혀 못하는 것 같네요.
정몽준씨는 새누리당이 패배했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당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시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만 경선을 했을 뿐, 전국 모든 지역의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군데도 경선을 한 일이 없습니다. 모조리 일방적인 공천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죠. 이 과정에서 경쟁력 없는 후보가 낙하산 공천이 되고, 평판이 괜찮았던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 패배한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자신이 대표로 있을 적에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커녕 정당민주주의의 기본인 경선조차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산이 낮다고 해서 '정당독재', '민주화' 이런 말을 쓴다는 건 좀 어폐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