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놀이터에서 침 뱉는 아이가 있다면요..

애기엄마 조회수 : 1,827
작성일 : 2012-07-03 21:16:01

제목을 길게 적지 못해 저렇게만 적었어요.

상황 설명을 할께요.

 

오후에 친정에 네살, 두살 제 아이들 데리고 다녀왔어요.

5시 무렵 비가 올까말까 하는 날씨라 그런지 아파트 놀이터에 애들이 아무도 없었죠.

친정아파트 놀이터에는 이리저리 미로로 연결되는 커다란 미끄럼틀과 흔들 목마만 두개 있어요.

미끄럼틀에 한번 올라가면 올라간 애들이 이리저리 마주치고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에요.

애들이 아무도 없으니 저희 큰애 혼자서 미끄럼틀을 오르내리면서 놀고 있었는데 한 아이가 왔어요.

 

나이 지긋한 여자분과 같이 나와서 할머니신가 했더니 베이비시터라고 하시더군요.

여섯살 먹은 잘 생긴 남자아이였어요. 그 애도 미끄럼틀에 올라탔구요.

저희 큰애는 미끄럼틀 위에서 오가며 놀고 있고 돌쟁이 둘째는 미끄럼틀은 못 타니 놀이터 바닥에서

제 언니가 미끄럼틀 타는걸 올려다 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남자애가 자꾸 침을 뱉어요.

 

저는 처음엔 큰애가 미끄럼틀에서 넘어지지나 않을까 해서 큰애만 보고 있어서 그 애가 침 뱉는걸 못 봤는데

그 아이 베이비시터 아주머니께서 애기엄마.. 작은 애기 좀 잡아요.. 쟤가 자꾸 침을 뱉어서 튈거야.. 그러시더라구요.

이 아주머니가 그 남자애에게 침 뱉지 말라고 하지 않기에 제가 그 애한테 얘, 침 뱉는거 아니야 그러면 안되지. 그랬는데,

그러면서 보니까 애가 약간 달라요.. 그제서야 그 아주머니가 말씀하시는데

그 남자애가 발달 장애도 있고 자폐아라서 대학병원에 치료 받으러 나가는 길이었는데

놀이터에 다른 또래 아이가 있으니 좋아서 놀다가려고 한다고.. 몸만 컸지 속은 아기라서 노는 방법을 모른다고..

그 감정 표현의 하나로 침을 뱉는다고 하네요. 아주머니가 애한테 그러지마라고 한다고 애가 들을 상황도 아니었고..

 

그러더니 얘가 침도 탁탁 뱉고, 자기 앞에 저희 큰애가 서 있으면 툭툭 밀고 그러네요.

아이가 장애는 있지만 격하게 감정을 드러내는건 아닌지 거세게 밀거나 하지는 않구요.

 

제가 궁금한 것은요.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그거에요.

마음같아선 큰애한테 그만 놀고 들어가자 하고 싶었지만

일단 큰애가 놀이터에 오랜만에 와서 너무 신난 상황이라 가자고 해도 통하지 않았을테고

가자고 한들 뭐라고 하면서 가자고 해야 했을까요.. 저 오빠가 자꾸 침 뱉으니까 가자고?

저는 그 상황이 참 어렵더라구요.

 

왜냐면 저희 부모님이 두분 다 교사이셨는데, 교사 집안은 그런거 좀 있어요.

어려운 사람 도와라, 아픈 친구 보살펴라 등등 지극히 도덕적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서부터 약간 주입식으로 그런 것 들을 배우다 보니

예를 들어 오늘과 같은 상황이면 저는 당연히 그 남자아이는 약자라고 생각해서

저 아이가 침을 뱉으니 피하자, 놀지 말고 들어가자, 이런 생각이 속으로는 들지만

차마 그렇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는.. 그런 성격이거든요.

 

일전에 정신장애가 있는 성인어른이 저희 애를 보고 이쁘다~ 하면서 막 달려드는데도

제 마음으로는 경계를 하게 되면서도. 아 저 사람은 장애인이지,

일부러 해를 끼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닌데 내가 놀래서 피하면

저 사람한테 못할 짓일거야.. 하면서 주춤하게 되는..  그런 상황도 있었구요.

 

네살 큰애는 왜 침을 뱉는지, 왜 자기를 미는지, 나쁜 오빠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간단히 저 오빠가 마음이 좀 아픈데 아직 그런게 나쁘다는걸 잘 몰라서 그런다고,

그래서 지금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선생님들하고 치료 받으면서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그렇게만 말해 줬어요.

 

그럴 때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 주며, 어떻게 충돌을 피해주며, 어떻게 대처했어야 할지.. 어렵네요.

돌봐주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그 아이가 엄마와 나왔다면 좀 달랐을까 싶기도 하구요..

 

 

 

IP : 121.147.xxx.5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3 9:59 PM (175.116.xxx.107)

    아이한테 설명할때 그아이나 보호자가 안듣게만하면됩니다..그아이도 잘모르긴해도 듣고느끼는건있거든요..우리애도 발달장애가있는데 가끔 엘레베이터안에서 뛰어요.. 저는 엘레베이터안에서 뛰면안돼!하고 제지시키죠.. 옆에있던다른엄마 엘레베이터에서는 뛰는거아니지? 위험하고 어쩌고하면서 애한테 교육을 시키는데.. 옆에서 듣고있기 참 그렇더군요

  • 2. 익명이라
    '12.7.4 1:39 AM (132.216.xxx.66)

    안타깝고 어려운 상황이긴 하셨겠어요..

    그럴때는 침뱉는 아이의 보호자가 제지를 하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싶네요. 남의 아이를 교육시키는 건 아무리 감정을 자제하고 한다 해도..윗 댓글다신 님처럼 상처가 될 수 있을거 같아요.

    저라면 먼저 그 아이의 보호자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4088 크록스구입... 횡재한 기분 6 흐흐 2012/07/03 3,572
124087 아이가 장난치다가 코를 식탁에 부딪쳤는데 코피가 났어요... 4 긍정최고 2012/07/03 734
124086 고양이가 작은 아들을 좋아해요. 6 착한이들 2012/07/03 2,385
124085 쿠키 가루로 핫케익 해 먹을수 있을까요 1 coxo 2012/07/03 546
124084 합정역에서 제일 가까운 대형서점은 어디일까요? 4 목마른여자 2012/07/03 4,827
124083 우크라이나는 유럽인가요 아시아인가요? 8 응? 2012/07/03 6,759
124082 놀이터에서 침 뱉는 아이가 있다면요.. 2 애기엄마 2012/07/03 1,827
124081 19대 국회 개원하면 끝?…남은 현안 모두 외면한 방송3사 yjsdm 2012/07/03 611
124080 컴퓨터 본체만 구입할경우에 자판기랑 마우스도 주는지요? 4 ... 2012/07/03 857
124079 주말농장하는 분들~ 감자 캐셨어요? 5 감자 2012/07/03 1,215
124078 부추김치를 담갔는데 많이 짜네요..해결방법없나요? 5 부추김치 2012/07/03 2,092
124077 애인이 저랑 키스하는게 별로래요.. 34 아무것도아닌.. 2012/07/03 28,548
124076 갱년기 우울증과 정신과 증상은 다르죠? 1 문화센터 강.. 2012/07/03 2,163
124075 식은밥이요. 전자렌지가 없는데.. 8 설거지하고올.. 2012/07/03 1,944
124074 학점은행으로 사회복지사 따면? 5 학력 2012/07/03 2,037
124073 작은쇼파 추천좀여 ~ 4 하늘 2012/07/03 1,104
124072 이거 제가 말실수한 건가요. 기분나쁠까요. 16 걱정 2012/07/03 4,328
124071 컴퓨터 화면에 즐겨찾기 어찌 만드나요...? 3 .... 2012/07/03 863
124070 이 선수 두명이 소치에서 김연아와 금메달을 다툴 선수라네요.. 14 에구구 2012/07/03 3,569
124069 조울증이 너무 심해요 회사다니는게 민폐 같아요 24 ㅜㅜ 2012/07/03 7,101
124068 몰락하는 ‘나는 꼼수다’와 한국교회의 인터넷전략 8 호박덩쿨 2012/07/03 1,788
124067 인종차별 글의 순기능 5 며칠전 2012/07/03 1,060
124066 여러분~ 아직도 오일폴링 하시나요? 3 자~ 이쯤에.. 2012/07/03 4,490
124065 프랑스 여자가 다 애를 때리진 않죠 6 인간나름 2012/07/03 1,993
124064 감자 맛이 정말 이상해요 3 이 맛이 뭔.. 2012/07/03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