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는 한국드라마의 전통에 가까우면서도
받아적고 싶어지는 통찰력 있는 작가의 대사빨과 캐릭터 쓰기가 좋고
신혜라의 내공을 보여주던 10회는 참 놀랍더군요.
한국드라마에서 여성캐릭터를 영리하게 그려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느꼈는데
그런 면에서도 독특합니다.
박효주씨가 연기하는 여형사 캐릭터도 좋구요,
백홍석과 친남매 같은 우정이 예뻐 보이는,
전체적으로 이 드라마 연기들이 참 우월하죠.
우리 사회의 천민자본주의적인 치부가 도드라져 보여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게 또 현실이죠.
유령은 미드적인 시도 자체가 좋을 뿐 아니라 결과물도 만족스럽습니다.
제겐 이미 '믿고 보는 김은희 작가'로 자리매김한 느낌이네요.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지금 우리 사회 속에 얼마나 많은 조작된 사실들을
우리는 사실 혹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걸까 아연해지는 느낌이죠.
위장된 죽음, 조작된 스캔들, 엉뚱한 희생양,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정권 차원에서나 벌어지던 도청,사찰이
이제 힘있는 개인들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이루어질수 있다는 걸 무섭게 보여주네요.
곽도원씨 참 연기 맛깔나게 잘 하네요. 권혁주로 나오는^^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자살로 위장된 살인에서는 동떨어져 보일수 있지만 카이스트의 연이은 자살사건도 생각났습니다.
박기영이 결국 파헤치게될 지 모를 13년전 사건의 진실은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음모일지도 모르죠.
유령은 연출도 좋죠. 하긴 싸인의 후반부 연출을 한 김형식 피디의 전작들
외과의사 봉달희나 카인과 아벨도 연출은 좋았으니까요.
여튼 잘만든 두편의 사회극 덕분에 일주일이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