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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죄송,,또 냥이이야기예요.

gevalia 조회수 : 2,771
작성일 : 2012-06-30 01:54:05

제가 재미들렸나봅니다. 자꾸 쓰네요.

아직 이렇다할 소식이 없네요. 어디 깊은 곳에 새끼들을 숨겨놨을거라 믿고 싶어요.

내일 4시면 집에 도착할테니, 잘 버티고 있기만 바랄뿐이죠.

우리 나비는 검정색인데, 마당에서 어슬렁 대는 걸 방에서 보고 있노라면 흑표범이 연상돼요.

고양이는 개와 다른게, 혼자 어디 골똘히 쳐다보면 옆에서 굿을 해도 모르는거 같아요. 밖에 새를 쳐다 보거나 할땐, 제가 옆에서 불러도 눈도 깜빡 안하고 밖을 응시를 하거든요. 개들은 아무리 흥미있는 게 앞에 있어도 주인이 이름을 부르면 반응을 하잖아요.

제가 그래서 옛날엔 고양이는 주인도 못알아보는 동물, 충성심이 없어서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고양이 뒤통수를 보면 그게 다 용서가 돼요. 전 우리나비 뒤통수가 왜 그렇게 귀여운지. 여러 만화에 등장하는 고양이 앉은 뒷모습 있잖아요. 호리병모양에 긴 꼬리..이뻐 죽겠어서 뒤에서 좀 껴안아주면, 먀~ 하고 피해요. 나쁜녀석.

그러면서, 또 자기 아쉬우면 저 일하는데 키보드 위로 올라와 철퍼덕 누워요.

제가 가만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걸 제일 싫어하고, 제가 움직여서 뭘 하고 있는 걸 좋아해요.

설겆이를 하면 싱크대쪽 창문에 올라와서 눈이 뚫어지게 쳐다보구요. 어떨땐 정말 얘가 나중에 보고 따라하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뚫어지게 관찰을 해요.

구경이 지루해지면, 집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우다다 하면서 뛰거든요. 물소리에 왜 흥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럴땐, 전 아이는 없지만 마치 엄마가 음식 장만하고 부엌에서 일할때 아이들이 신나하잖아요. 그런 장면이 연상되곤 해요.

어제 제가 우리나비가 첨 집에 들어온 날을 잘못 썼어요. 세월이 너무 쏜살처럼 지나가서, 년도수가 헷갈렸나봐요. 2010년 11월 처음 만났죠. 그 때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정말 많이 컸어요. 지금도 여전히 활동적이고 노는걸 좋아하지만, 저 땐 정말 어린티가 줄줄 나더라구요.

소파에 솜털같은 검은 게 뭉텅이로 있는걸 보고, 첨엔 그게 뭔지도 몰랐다가 털인걸 알고 혼비백산..얘가 피부병이걸렸나 걱정을 했는데 알고보니 털갈이었어요. 고양이가 첨이라 아무것도 몰랐었죠. 나름 열심히 정보를 얻어도 일단 한 일년은 키워봐야 이것저것 아는 거 같아요.

나비는 숨박꼭질을 참 좋아하는데요, 어디 있다 제가 지나가면 우다다 뛰어나와서 딱 멈춰요..마치 놀랬지? 이러는 거 같아요. 그럼 좀 호들갑스럽게 반응해줘야 얘가 좋아하거든요..전, 어머나,,우리나비 때문에 깜짝놀랬네..아휴 놀래라,,그러면서 힐금힐금 쳐다봐 주면서 앞으로 가요..그럼 또 부지런히 앞에가서 숨어요..그리고 지나가면 또 같은행동을..

이런 건 개들에게 못보던거라, 너무 신기하고도 귀여워요.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가는 곳 벽 뒤에 숨어있다가 나비가 나타나면, 이번엔 제가 우리나비 잡자 하고 팔을 벌리고 따라가면, 먀아~ 하면서 내가 잡을까봐 도망가거든요. 근데 이런 놀이를 엄청 좋아해요..뻔한건데 전 이짓을 한 열번 반복해주죠. 그럼 당분간 좀 덜 귀찮게 굴거든요.  하는 짓이 딱 2-3살 어린아이들 같아요.

이젠 이녀석 목소리를 들으면 어쩌자는 건지 알수있어요. 고양이소리가 야옹..하나인 줄 알았는데 참 다채로워요.  제가 뒷마당에 나가서 덩쿨잡초 뽑는 걸 아주 좋아하죠. 왜냐면 그걸로 놀아주니까요. 저 땐, 덩쿨이 몸에 닿으면 또 들어보지 못한 묘한 소리를 내는데, 제 일방적 해석이지만,,아이 이거뭐야 징그러워 좀 치워..이러는 듯 해요. 그러면서도 또 좋아하는거 있죠.

아기 엄마들은 모이면 아이들 이야기고, 남자들은 군대이야기라는데, 전 나비와 살게 된 이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집에 고양이 키우시나요? 하고 물어보게 돼요. 그렇다고 하면 그 때부터 마치 여자들, 임신하고  아이낳으러 병원 들어가는 이야기 하는 것 처럼, 전, 내가 우리나비를 어떻게 만났고 어쩌고 저쩌고..이렇게 된답니다.

오늘은 우리나비 좀 컸을때 사진을 올려볼께요.

참, 제가 작년 9월 제게 밥먹으러 오던 노란 길 고양이를 화장시 킨 후 처음 이곳에 글을 올렸었는데요. 지금은 재가 되어 제 작은 방에 놓여있는 야옹이 사진도 올려볼께요. 이녀석은, 제 마음속 두번째 고양이랍니다. 보미는 세번째가 되겠군요.

 

 

 

IP : 216.46.xxx.18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니
    '12.6.30 1:59 AM (58.238.xxx.123)

    뭘 죄송해하고 그러세요~~
    저 원글님과 나비 팬이에요!!!
    제가 워낙 냥이들을 좋아라하지만 지금 건강이 별로라서 새로 식구 들일 상황이 안되거든요.
    그래서 엄청 부러운 마음으로 읽었어요. 흐뭇한 미소가 번지게 하는 따뜻한 글 잘 읽고 갑니다.
    나비 정말 예뻐요. 검은 애들을 유독 좋아라 하네요 제가^^

  • 2. 똘이와복실이
    '12.6.30 2:11 AM (123.109.xxx.220)

    고양이 집사가 되는 순간 한마리에서 순식간에 서너마리 냥이 집사가 된다는 말이 있죠...

    그만큼 냥이는 뭐랄까 독립적인 개체라서 한마리나 서너마리나 비슷하게 느껴져요.

    성격도 어찌나 제각각인지...앉기만 하면 냉큼 무릎에 올라오는 개냥이 스탈이 있는가하면 어딜가나 따라다
    시면서 감시? ㅋㅋ하면서도 막상 이리와~ 하면 절대 오지않고 도도하게 지나치는 시어머니 스탈ㅋㅋ

    어느쪽이던 너무이쁘고 사랑스러운 동물인거같아요

    키워보지 않으면 그 사랑스러움을 모르죠...울 냥이들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네요

  • 3. gevalia
    '12.6.30 2:15 AM (216.46.xxx.180)

    급하게 올리느라고 하나가 빠져서 하나 더 넣었어요.

    그러게요, 저희 언니가 걱정해요..

    혼자 해 먹고 다니는것도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고양이를 자꾸 돌봐서요.

  • 4. ....
    '12.6.30 2:27 AM (70.57.xxx.65)

    어서 내일 저녁이 되면 좋겠어요
    나비는 얼마나 좋아할지, 또 바깥 냥이들은 얼마나 안심을 할지.
    아이들 만나자 마자 후기 올려 주세요. 꼭요.

  • 5. ㅎㅎㅎ 너무 공감
    '12.6.30 2:31 AM (222.111.xxx.155)

    저도 이제 4년차 냥이 엄마인데요, 마치 제 얘기를 쓰신 것 처럼 엄청 똑같아요, 저도 저희 냥이들 기르는게 아이들 기르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

    특히 호들갑 떨면서 반응해 주면 좋아하는거, 일부러 울 애기 잡자~~ 하고 쫒아가면 먀아 하고 도망가지만 좋아하는거, 제가 가서 잡으면 먕먕 거리지만 너무 좋아하고, 또 뛰어 도망가요, 몇 번 하다 제가 안쫒아가면 뒤돌아 보면서 자꾸 울죠, 와서 잡으라고요 ㅎㅎㅎ

    원글님 글만 봐도 그 장면들이 다 그려지면서 너무 너무 공감되고, 진짜 다 똑같구나 싶어요.

    저도 집에서 컴 하는거 울 냥이들이 젤 싫어하고, 설겆이나 부엌에서 뭔가 하면 좋아하고, 옆에서 보고, 그러다 우다다 하고 그래요 ㅎㅎ

    얘네들 키우면서 저도 어디가면 냥이 얘기만 하구요 ^^; 근데 키우는 사람들은 다 그렇더라구요, 제 친구 부부도 냥이들 키우는데, 얘하고 저는 만나면 두 집 냥이 얘기만 해도 하루가 가요 ㅎㅎ 정말 너무너무 이쁜 동물이 고양이 인데, 그냥 잘 모르고 싫다, 무섭다 하시는 분들 만나면 너무 안타깝고 그래요, 길냥이들 보기만 해도 짠하고 뭐라도 챙겨주고 싶고... 밖에 있는 애들까지 다 거두고 싶죠, 형편이 안되서 그렇지...ㅜㅜ

    암튼 저도 횡설수설 했지만 원글님 얘기 며칠 쭉 보면서 입만 헤벌레 하다가 오늘은 너무 딱 제가 겪고 있는 것 같은 얘기를 그대로 쓰셔서 일부러 로그인 했답니다.

    보미 챙겨주시는 것 정말 감사하고요 ^^ 원글님 숨은 팬이에요, 앞으로 새끼들까지 같이 챙기시려면 힘든 일들도 많이 있을지 모르는데, 정말 멀리서라도 응원드립니다, 원글님, 힘내세요 ^^

  • 6. ...
    '12.6.30 2:35 AM (175.253.xxx.182)

    반가와서 언능 클릭했네요~
    소식 자주 올려주세요!^^

    냥이 사진 보러 가야쥐~~~~~

  • 7. 유연
    '12.6.30 6:43 AM (183.100.xxx.154)

    도자기 포즈취한채로
    다소곳히 얌전히 잇을때 그 뒷통수 그냥 확 깨물어주고싶다능.

  • 8. 팬이에요~
    '12.6.30 7:10 AM (211.212.xxx.77)

    저도 나비와 님의 팬이에요. 님의 글을 읽으니 그 감정들이 다시 되살아나 우리집 냥이들이 새삼 더 이뻐지네요.ㅎㅎ 앞으로도 소식 부탁드려요~

  • 9. ㅋㅋㅋ
    '12.6.30 7:46 AM (1.237.xxx.76)

    고양이 식빵 구울때 가슴팍에 제 손을 살며시 집어넣어보는데 며칠전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으니
    얘가 제 팔뚝에 자기 앞발을 얹는거에요. 그게 너무 이뻐서 미친듯이 돌려보고 있어요 ㅋㅋ
    고양이는 정말 사랑스러운거 같아요 ^^

  • 10. zz
    '12.6.30 8:05 AM (119.71.xxx.179)

    저도 팬이예요~ 너무 이쁩니다.~사진도 넘 감사하구요~

  • 11. 복숭아
    '12.6.30 9:26 AM (175.207.xxx.138)

    저도 길냥이 입양해서 키우는 엄마구요. 님글이 올라오기면 기다리면서 어슬렁어슬렁 하고 있었어요. 또 올려주세요 .

  • 12. gevalia
    '12.6.30 10:56 AM (216.46.xxx.180)

    집에가면 나비에게 82아줌마들 팬이 지켜보니 말 잘들으라고 해야겠어요.

    지니가 이멜을 보내왔는데, 다행이 처음 데려왔던 곳으로 다시 옮겼나봐요. 거기서 봤다고 해요. 옆집 뒷뜰창고 밑에요. 늘 하루 두번 이멜을 보내주는데, 오늘이 지니 생일이라서 생일 축하한다고 보냈더니..고맙다는 말만 달랑 온거예요..

    전 아차..밤에 무슨일이 있어서, 차마 내게 고양이 소식을 못 전하는구나 했어요. 항상 보미를 봤다, 아니면 새끼들이 안 보인다..등등 말이 있었거든요.

    고양이 새끼들은 엄청 빨리자라던데, 일주일 사이에 얼만큼 커 있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들어가는 길에 닭가슴살이나 잔뜩 사가지고 가야겠어요.

  • 13. 저도팬
    '12.6.30 11:24 AM (110.70.xxx.25)

    죄송하다니욧!^^
    시간 나실때 자주 올려주세요. 부탁이에요~
    어미가 새끼들 잘 지키고 있을거라 믿어요~

  • 14. 이루펀트
    '12.6.30 9:17 PM (203.116.xxx.18)

    냥이가 님이 옆에 있는 데도 골똘히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
    그 만큼 님이 편하다는 거고 님을 가까운 사이로 받아들였다는 증거랍니다..
    글이 너무 따뜻하고 재미있어요.
    저도 고양이 뒤통수 보면 칵 깨물어주고 싶어요.. 동글동글한 뒤통시에 뾰족 나온 레이다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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