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한테 아프면 병원가랬더니.. 화를 냅니다.

어떻게하는지.. 조회수 : 2,491
작성일 : 2012-06-22 10:46:18

남편이 며칠 전 부터 어깨죽지가 아프다고 했어요.

저도 처음엔 왜 아플까? 많이 아파? 묻기도 하고 마사지도 해 주고

파스 붙인다고 하면 파스도 붙여주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어제 밤엔 친구들 만나고 늦게 들어와서 늦게 잤어요.

보통 아침에 큰애 어린이집 등원은 남편이 시켜주는데

오늘은 아침 밥 잘 먹고 애 씻기기만 하면 되는 찰나에

어깨도 아프고 온 몸이 쑤시다며 다시 또 침대에 누워요.

그래서 제가 큰애 등원시키고 오는 길에 병원에라도 한번 가보라고..

그랬더니 좀 언성을 높이면서 집에 남은 파스 다 내놓으래요.

 

저는 남편이 파스 붙이고 아이 등원 준비할거라 생각하고

뒤돌아서 아침 먹은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꽥 소리를 지르면서

"파스도 좀 붙여주고 하면 안돼?" 그러면서 파스를 집어던졌어요.

그러고는 자기는 아파서 짜증난다며 알아서 하라고 방에 들어가 그대로 누워 자네요.

 

아이 등원은 시켜야겠기에 일단 설거지 다 멈추고 저도 얼른 씻고 아이 옷 입혀 허둥지둥 늦지 않게 보내고 왔어요.

그렇게 집에 와보니 남편은 아까 누워 자던 그대로 코 골며 자고 있네요.

 

사실.. 저희 부부 지난 5월에 이혼하냐마냐 냉전치루고 애들 생각해서 이러면 안되지 싶어 풀고

다시 마주앉아 밥 먹은지 이제 한 일주일 되어가나요.. 저는 아직도 마음에 응어리진게 남아있지만

정말 그대로 보고 배우는 애들 생각해서 열심히 노력중인데.

오늘 아침에 남편이 느닷없이 저래버리니 딱 제 머리속에 드는 생각이..

우리는 정말 어쩔 수 없구나.. 그런 생각밖에 안들고 화도 안나고 그저 슬프기만 하네요.

 

제가 막 살갑고 애교많은 사람이 아니에요.

남편은 유난히 엄살도 많고 자기한테 신경 좀 덜 써 주면 아이처럼 떼쓰고 삐져요.

그래서 며칠 전부터 아프다고 할 때도 제 생각에는, 제 스타일에는..

그렇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고 안아플 방법을 찾아야 하는거지만

남편은 일단 파스 한번 붙여보고 견뎌보자.. 하는 사람이라 남편 뜻대로

파스 사다 붙여주고 아프다고 하니 관심가지고 물어보고 나름대로 노력한건데

오늘 아침 그 순간에 애들 노는 앞에서 성질내며 파스 집어던지고 짜증내고 드러누워버리니..

 

제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건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정말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마음 한편에는 남편이 어제 밤에 그렇게 늦게까지 놀고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덜 피곤할테니 똑같이 아프더라도 저렇게 예민하게는 안했겠지.. 그러게 왜 뒷일 생각도 않고 늦냐.. 싶기도 하구요.

제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어있으니 남편이 아프다고 해도 제 반응이 다정하게 나오지도 않구요.

 

아마 오후 무렵엔 남편이 먼저 미안했다.. 아팠다.. 뭐 어쩌고 저쩌고 사과문자 보낼거에요.

그러면 또 저는 뭐라고 서운했단 말 좀 하고 이대로 그냥 끝나겠죠.

그런데 이런 일이 또 자꾸 일어날거에요. 저는 남편 마음이 바라는대로 해 주지 못하고

남편은 그게 또 서운해서 짜증내고 저는 또 화가 나고 집안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거의 이런식이에요.

 

지난 달에 남편이 본인 화를 다스리지 못해 큰 일이 있었는데 그 문제가 좀 풀어져갈 때 쯤

정신과 치료라도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본인이 그랬어요. 저는 예전부터 남편이 그런 상담이라도 좀 받아봤으면 싶었는데

남편이 자기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정말 이 기회에 왜 자꾸 화를 내는지, 왜 조그만 일에도 갑자기 짜증을 내는지

그 이유를 알고 앞으로는 좀 마음 편하게 살고 싶었는데 대충 일이 마무리 되어가니까 또

정신과 치료 받는게 자기 일 하는데 별로 안좋을거 같다.. 뭐 그러면서 유야무야됐구요.

 

오늘 아침에 그렇게 파스 구겨서 던져버리고 방문 닫고 들어가는거 보니까

아.. 정말 저 속에 뭐가 들어있나.. 정신과 치료까지는 아니어도 누가 좀 잘 아는 사람이 짚어주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자꾸 아프다고 하니, 파스를 수십장 붙여도 계속 아프다고 하니, 병원에 가 보는게 어떻겠냐 하는게

그렇게 못할 말을 한건가요. 어쩌면 제 방법상의 문제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저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건가요.. 휴..

 

IP : 121.147.xxx.20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분은
    '12.6.22 10:51 AM (121.161.xxx.37)

    아프면 병원가보라는 말보다 같이 병원에 가보자는 말을 기대했을지도 몰라요.
    저도 몸이 안 좋을 때 남편이 '아프면 병원 가' 그러면
    정나미 없어 보이고 기분 팍 가라앉더라구요.
    뉘앙스가 왠지 너 아프면 내가 귀찮아지니까 얼른 병원에가 가보셔...이렇게 느껴지더라구요.

  • 2. ㄴㅁ
    '12.6.22 10:54 AM (115.126.xxx.115)

    엄마처럼 아픈
    자신한테 온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죠
    아이한테 매달려있으니..질투 폭발...
    ㅠㅠㅠ

    한국남자만 이런지..
    한국남자만 유독 이런 건지...

  • 3. ...
    '12.6.22 10:55 AM (112.156.xxx.127)

    아 참 ,곤란하네요.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자 사내 대장부가 어깨죽지 좀 아프고 몸 좀 찌긋거린다고 그렇게

    신겅질이나 바락 바락 내고.. 미덥지 않네요.

    어지간히 아파서는 아프단 소리도 내지 않고 씩씩하게 가정을 이끄는 가장들이 대부분인데..

    아내나 애들이 알면 걱정할까 봐 어지간히 아파도 내색을 안 하거든요 다들..

    몸이 영 이상해서 안되겠다 싶으면 혼자 몰래 병원에 다녀오던가..

  • 4. 남편분이
    '12.6.22 10:59 AM (119.192.xxx.80)

    님에게 어리광 부리고 응석부리는것 같네요.
    아프면 병원가야죠...그런당연한건 누구나 아는데
    많이 아프냐...아이고 이를 어째...힘들겠다..어디 이리와봐..주물러 줄게...이러면서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은거에요.
    이건 남자 여자를,남편 아내를 떠나서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것 같아요.
    그런데 님도 마음에 여유도 없고 여력이 안되시니 냉랭한 반응을 한것이구요...
    부부사이에 만족도는...내가 이만큼 했는데가 아니라 그사람이 만족할때까지하는거라고 하더군요.
    남편분은 아직 자기성에 차지 않은거죠...
    그냥 나 죽었다 생각하고 조금 줘보세요. 관심과 애정과 배려를 줘보세요.
    그거 결국 님을 위한 투자에요..다 나중에 돌아와요.

  • 5.  
    '12.6.22 11:13 AM (183.102.xxx.179)

    원래 남자들은 병원 가는 거 자체를 싫어해요.
    사랑 받고 큰 남자분들도 병원 가는 걸 '남자로서 약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가실 걸요.

  • 6. ...
    '12.6.22 11:38 AM (112.156.xxx.127)

    저 위에 " 읽어보니 "님 의견에 전적으로는 동의할 수가 없어요.

    흔히 심리학자들이 어릴 때 성장과정에서의 애정결핍으로 문제를 풀어 낼려고 많이 하는데요.

    그 이론이 순전한 탁상공론이 경우도 많다고 봅니다,

    포악한 살인자 애비 밑에서 그 악행 다 보고, 맞아가면서 성장했어도 아주 훌륭한 인격 지닌

    사람도 많고 아버지가 작은 각시를 5~6명 줄줄이 얻어 평생 바람질로 딴 살림 차리고 사는 것

    보고 자란 사람도 최고로 가정에 충실하며 훌륭한 남편,아버지로 사는 사람도 많아요.

    이런 성격은 성장과정에서 받은 영향 보다는 지니고 태어 난 성격 때문일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 7. ...
    '12.6.22 12:03 PM (218.236.xxx.183)

    아프다면서 친구만나서 늦게까지 놀다오는 사람.. 그게 공감이 되나요?
    원글님은 할만큼 하셨는데 화낸다고 뭘 더 해줘야 하는지
    고민하실거 없다고 보이는데요....

  • 8. ..
    '12.6.22 12:56 PM (110.14.xxx.164)

    손잡고 병원 같이 가줘야 만족해요
    혼자는병원도 못가요

  • 9. ..
    '12.6.22 1:11 PM (182.219.xxx.41)

    그게 살려면
    맞춰서 살던지 고쳐서 살던지

  • 10. ...
    '12.6.22 1:25 PM (14.52.xxx.121)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 라는 말 따위 싫어하지만

    원글님도 이혼할 생각이 없으시고 특히나 애들 생각해서 서로 좀 참고 잘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시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립니다.

    원글님은 전업이고 남편분은 사무직이신가요?

    사무직이 어깨가 아프다는거 잘못된 자세도 이유겠지만 스트레스 원인도 많거든요.
    뒷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진짜 누가 칼로 찌른다음 그대로 칼자루를 비트는것처럼
    찢어질듯이 아파요

    제일 좋은건 스트레스 안받게 이직을 하거나 퇴사는 하는건데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그럴수는 없고
    스트레칭 하고 물리치료 받고, 어찌어찌 생활해나가는거죠.

    남편분이 아내의 관심과 케어를 갈구한다는 위 댓글 동의하구요
    아내는 애들키우고 살림하느라 발 동동인데 남편은 성인이, 자기도 관심달라고
    저렇게 삐딱하게 나오면 아내는 성인군자냐 철인이냐!!!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각자 잘못 분명하게 가리고 잘못에 따라 위자료 받고 갈라서는게 아니라
    거듭 말씀드려서 어떻게 잘 살아보자는 것이 목표라면

    원글님도 한번 방법을 바꿔보세요. 무조건 남편한테 맞추라 잘해줘라 돈버느라 힘든
    사람이다 - 가 아니라 그냥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한번 바꿔보시라는겁니다.

    어깨 아프다 하면
    한번 주물러보세요.

    여기가? 여기? 어이구 뭉쳤네, 아주 어깨가 돌덩이네 이를 어쩌나
    마사지를 받으면 풀릴까, 물리치료를 좀 받아야 할라나
    이렇게 뭉쳐서 당신 많이 아프겠네

    물론 아프면 병원가는게 정답입니다. 저 어릴때부터 집에서 아프다 징징거리면
    혼났고, 아프면 의료보험증 들고 병원가라고 했습니다. 옆사람 마음 불편하게
    아프다 아프다 하지말고. 그렇게 커서, 저도 아프다는 말 버릇처럼 하는 사람
    불편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한번 저도 어깨가 아프다, 했더니 같은 여자동료가
    어깨를 한번 주무르더니 과연 많이 뭉쳤다, 아프겠다, 풀어줘야하는데 - 라고
    간단히 대꾸를 해주는게 그게 참 고맙고 정이 느껴지더라구요.

    애들 키우고 힘들어죽겠는데 남편까지 어르고 달래야 하나, 나의 힘듬은
    누가 알아주나 너무 마음 고생하지 마시고...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한번 바꿔보세요. 갈등이 있을때 갈등의 원인도 모르고
    그냥 미움만 가득하면 해결책이 없지만, 이렇게 저렇게 실마리를 잡아서
    내가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원글님 기운내세요

  • 11. ...
    '12.6.22 8:10 PM (115.140.xxx.4)

    위에 읽어보니님 글이 와닿네요.....
    원글님 상황 읽다보니 짜증나요
    얼마나 힘드실까........ 사실 대놓고 폭력이나 기타 이혼사유로 괴롭히는것보다
    생활에서 자잘하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작은 사건들이 더 힘들고 피 말리죠

    엄마한테 사랑 못받고 가족에게 관심 못받고 자랐을거 같아요
    아니 사랑을 받았더라도 본인이 필요한 관심과 사랑이 아닌 엉뚱한 쪽의 사랑을 받은걸수도 있구요

    같이 사시려면 애 어르고 달래듯이 하셔야 되겠네요...
    어린 아이 데리고 그러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죠

    파스는 지가 좀 꺼내고 등이니까 붙여달라기만 하면 되는걸 처음부터 아프다 아프다
    다시 드러눕고 파스 꺼내달라 붙여달라 요구사항이 많았네요
    그거 보고도 모른척 하신건지 해주고 싶지 않으신건지 모르겠지만
    이해 합니다. 저같아도 그랬을거 같아요

    상담 본인이 원하면 받게 해주세요
    본인도 원글님도 해답을 찾을수 있지 않겠어요?
    본인이 원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희망이 없는건 아니잖아요
    아무 문제없다고 상담같은거 기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거예요
    같이 사실거면 자식대하듯 하면서 상담받고 서서히 고쳐나가셔야지 한번에 바뀌긴 힘들거예요

  • 12. 천년세월
    '18.9.23 8:53 AM (175.223.xxx.114) - 삭제된댓글

    일주일전에 냉전이었으면 살가울거 기대하면 안되지 않나?

  • 13. 천년세월
    '20.2.11 9:04 AM (223.62.xxx.208) - 삭제된댓글

    부부사이에 만족도는...내가 이만큼 했는데가 아니라 그사람이 만족할때까지하는거라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6640 리플이 없어서 다시 써요. 애정결핍남을 내남자로 만들수 있나요?.. 11 ... 2012/08/07 3,198
136639 실내온도는 같은데 숨통 트이는 이유는.. 5 희한 2012/08/07 1,949
136638 냉면 면발 삶는 거 질문이요? 6 햇볕쬐자. 2012/08/07 1,232
136637 너무 예쁜 옷인데..작..다...! 5 아까비 2012/08/07 1,588
136636 82에는 전국의 막장 시어머니 다 모여 있는 듯.... 27 파란나무 2012/08/07 3,611
136635 내 친구 별명이 "계좌불러" 있어요 36 .. 2012/08/07 14,651
136634 아이가 많아서 좋은 점 한 가지씩만 말씀해 주세요. 7 셋째 2012/08/07 1,727
136633 블로그에 다른 사람 얘기 공개적으로 쓰는것.. 2 고래? 2012/08/07 1,883
136632 샐러드 레시피 괜찮은 요리책 추천해주세요 1 샐러드 2012/08/07 1,132
136631 가리비 1키로 얼마하나요? 1 2012/08/07 1,776
136630 박근혜 이 여자, 가만보니 MB뺨치겠네요.. 15 바람좋다 2012/08/07 3,380
136629 아무리 어려도 인성이 아닌 아이와는 안 어울리는게 맞겠죠? 6 동네 아이들.. 2012/08/07 1,919
136628 우울증인가요? 돼지토끼 2012/08/07 1,020
136627 피부과 or 피부관리실.. 어떤게 좋을까요? 한달에 2번.. 2012/08/07 810
136626 물치항 횟집의 이상한 계산 4 휴가 2012/08/07 5,837
136625 쇠독 정말 독하네요. 4 와이어 2012/08/07 4,114
136624 카이스트 대학원생에게 수학과외 받는 거 어떨까요? 10 중학맘 2012/08/07 5,529
136623 (도움요청)남산에서 성남 어떻게 가나요? 5 휴지좋아요 2012/08/07 797
136622 전력예비율 3.9%네요 3 코콩 2012/08/07 1,006
136621 내 남편도 인간관계 없어요 7 나도 2012/08/07 3,381
136620 운동선수는 운발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4 ... 2012/08/07 2,197
136619 앞니 충치 레진 가격이 어찌 되는지요? 1 레진치료 2012/08/07 8,238
136618 초딩 여자애들의 말싸움처럼. 1 말싸움. 2012/08/07 783
136617 화성인에 나온 생식녀.. 강의비가..;; 6 .. 2012/08/07 4,800
136616 시판소스로 간단 오이미역냉국 만드는방법.. 7 나도 2012/08/07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