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 유방암 초음파 검사? 받는데 따라서 다녀 왔어요.
6개월전에 약간 아슬아슬하다고 했는데 오늘 검사 받으니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조직검사 권고 수준이라고 조직검사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50대 초반인 엄마는.. 굉장히 겁도 많고 소녀감성이셔서;
혹시나 암이라서 수술하게 되면 어쩌냐고 겁을 많이 내시고 저랑 같이 와서 다행이라며
아니었으면 막 심장이 벌렁거려서 집에 혼자 못갔을거라고 눈물이 막 그렁그렁해서.. 아무튼 그랬어요 ㅠㅠ
전 아빠가 오시면 당연히 엄마 검사 결과에 관심가지면서 먼저 물어보실줄 알았어요.
평소에 엄마를 이것 저것 잘 챙기시거든요. 검사결과 추이를 제가 대충 설명하는데 갑자기
전화 좀 해야하는데 전화 길어진다고 방문을 닫으시더라구요. 나중에 물어보니 딱히 급한 사무일도 아니었던-_-;;;
1,2시간쯤 있다가 저녁 먹을때 이제는 물어보시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왠걸, 자리에 앉자마자 갤노트 개통하는데 오늘 하루종일 문제있었던거 자신이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무용담을 쭉 얘기하는거에요;;
솔직히 딸인 저도 아;; 뭐야; 엄마 아까 검사받으러 간거 뻔히 알면서
왜 그거부터 얘기 안꺼내? 엄마가 어제부터 얼마나 불안해 했는데;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보다 더;;
소녀감성인 엄마는 얼마나 서운할지 ㅠㅠ 그때부터 엄마 말수도 확 적어지시고 ..
남자란 어쩜 그리 눈치도 없고 무신경한지 저도 아빠가 갑자기 밉더라구요 ㅠㅠ 엄마가 평소에
남편들 중에 마누라 아프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 하나도 없다며 본인이 본인몸 알아서 잘 챙겨야 한다고 말씀하신게
막 떠오르면서; 아빠도 평소엔 잘 챙겨줬는데 막상 그런가 싶고.. 아까 엄마 눈물을 봐서 제가 더 흥분을 해서
그런지 ㅠㅠ; 아빠가 뒤늦게 좀 어색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이것저것 말을 거시는데
엄마는 당연히 대답도 하는둥 마는둥.. 삐지신거 같아요 서운하고 ㅠ
그 뒤에도 계속 분위기가 그렇네요..ㅠㅠ
아빠가 그 뒤에 검사 결과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엄마 단계정도는 암일 확률이 10~20%밖에 안되네! 하시는데
그 말이 꼭 '그렇게 높은 확률도 아닌데 뭘 그거 가지고 안챙겨줬다고 냉전이냐' 이런식으로 들리는거에요-_-
제가 그래서 확률이 낮다고 해서 불안감까지 낮은건 아니죠!!!!!! 라고 해버렸어요 ㅠ
엄마도 아빠가 호들갑 떨면서 걱정해주는건 바라지도 않았을테지만(워낙에 매사 침착하고 덤덤한 양반이라)
자기가 타이밍 잘못잡아서 무신경했던 거에 대한 사과는 안하고 모른척 딴청피우고 있는게
진짜.. 아.. 아빠지만.. 정말 .. 제가 다 서운하네요.............. ㅠㅠ 엄마도 말씀은 안하시는데
말수가 급격히 줄고 내일 조직검사 하러 병원가는것도 원래 아빠랑 가려던 것을 저랑 가자고 하시는걸보니
서운하신거 같아요..
아 진짜.. 머리가 크고 보니 이런 냉랭한 분위기 생기는게 싫어요 ㅠㅠ
아빠가 잘못한거 맞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