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와 후회되는 일

... 조회수 : 3,199
작성일 : 2012-06-18 23:50:38

지금은 결혼 4년차인데, 미혼때 했던 행동 중 적절치 못한 행동인것 같아

뒤늦게야 마음에 걸리는 행동이 있습니다.

제 행동에 문제가 있었는지, 82님들 의견 여쭙고 싶어서 부끄러움 무릅쓰고 씁니다.

 

회사에 제가 매우 존경하던 상사분이 계셨습니다.

신입때 절 잘 가르쳐주신데다가 인품도 훌륭하셔서 제가 잘 따랐습니다.

정확한 연배는 기억나지 않으나, 제가 서른살때 마흔 언저리셨어요.

 

그 상사분께서 일찍 결혼하셔서 나이에 비해 꽤 큰 외동따님(초등 6년쯤?)을 두셨는데,

그 따님에 대한 사랑이 정말 남다르셨어요.

주말근무하던 날 하루는 따님을 사무실에 데려오셨던 적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참 예쁘고 귀여운 아이더라구요.

 

그런데 하루는, 프로젝트 막바지라 상사분께서 무척 바쁜 시기였는데,

오늘이 딸 생일인데 야근하게 되어서 축하도 못해주겠다고 안타까워하며 말씀하시더군요.

선물은 준비하셨냐 여쭈니, 그럴새도 없었다고 딸한테 혼나겠다 하시더라구요.

 

평소에 따님 말씀을 많이 하신데다 안면도 있어 익숙한 느낌도 있었는데다가,

저도 그 아이가 참 예뻐서 회사 근처에서 백화점에서 제가 선물을 대신 사다드릴까냐고 여쭸더니

괜찮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하시더라구요.

 

제가 고민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한번 제가 호의로 제안하고, 상사께서 거절하셨으니 거기서 그만두는게 적절했을것 같든데,

제가 결국 약 7만원 가량의 목도리 장갑세트를 사다가 상사께 드렸습니다.

 

물론 상사께서는 막상 선물을 받고서는 고맙다고 따님께 면이 서겠다고 하셨구요,

그 다음날 오셔서는 따님도 매우 좋아했다고,

아빠가 어떻게 이렇게 예쁜걸 골랐냐 했다 하셨지요.

 

그땐 그냥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넘어갔는데,

결혼한 후에 그때 일을 떠올리면 좀 부끄러워집니다.

아무리 선의였고, 전혀 흑심따위 있을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상사분의 부인께서 그 상황을 아셨다면 유쾌하지 않으셨을것 같아요.

 

특히 82를 알게되고 이곳에 올라오는 글들 중 남편 회사의 여직원에 대한 글들을 읽다 보면

그때의 제 행동이 많이 후회됩니다.

오바 팔단에 오지랖 구단, 구책 십단이지요.

 

저 참 예의바르고 경우있는 처녀였는데, 어찌 그땐 그런 안해도 될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와서 역지사지 해보면, 남편 여직원이 바쁜 남편을 대신해 제 선물을 사다줬다면

저도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을것 같거든요.

 

제 행동 참 별로였지요?

요즘도 그 상사분 가끔 뵙지만, 전 혼자서 그때 행동이 너무 팔푼이 푼수같은 짓을 한것 같아 부끄러워지곤 합니다.

 

아울러,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하는 남편 회사의 팔푼이 여직원때문에 고민하시는 82님들,

그 여직원들이 진짜로 전혀 개념이 없이 하는 짓일수도 있답니다.

님들께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 여직원들도 몇년지나 스스로 깨닫고 이불차면서 후회할지도 몰라요.

지금 저처럼 말이지요...

 

IP : 119.64.xxx.7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6.18 11:56 PM (211.237.xxx.51)

    결혼해보셨으니까 아실꺼에요. 직장생활도 해보셨고..
    그냥 앞뒤 일 아무것도 걸리는게 없는데
    딱 어떤 한가지일을 행동으로 했다 하면
    약간 엥? 이정도로 하고 넘어가죠..
    그뒤에 별다르게 따라오는 행동이나 이상한 점이 없으면
    아 그냥 인간적인 호의였나보다 하고 넘어가고요.

    엥? 할정도의 일이 아니거나 (뭐 사랑한다고 한다거나 이런식의 도를 넘는)
    앞뒤가 뭔가 수상하거나 뒤에 계속 무슨 에피가 있거나 이럴때 이상한거지
    어떤 한번의 일 정도는 처음엔 엥? 이랬다가 아.. 그렇구나로 끝납니다..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 2. 선의
    '12.6.18 11:56 PM (211.228.xxx.82)

    그 상사분이 직장에서의 생활이 모범적이었듯 집에서도 훌륭한 남편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니 좋은 마음으로 받으셨고 글쓴님의 마음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선물이였으니
    별로 후회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 3. ..
    '12.6.19 12:16 AM (1.245.xxx.175)

    그 상사가 좋은분이셨다면 전혀 문제될거 없습니다.

    현명한 남자는 오해 생길만한 일도 중간에서 현명하게 잘 처리해요.
    못난 남자는 아무것도 아닌일도 더 오해를 부풀리게 하고요.

    그러니 지난일 곱씹지마세요ㅋㅋ

  • 4. 사탕별
    '12.6.19 12:26 AM (39.113.xxx.141)

    원글님 글쎄요
    글을 읽어봐도 전혀 걸리는점이 없네요
    말 그대로 호의, 상사에 대한 예의 정도 네요

    근데 원글님 말하는 그 글을 저도 읽었는데 내용이 좀 이상했어요,,,여자들은 그 전반의 글만 읽어도 알꺼같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 5. //
    '12.6.19 12:36 AM (121.163.xxx.20)

    상사 본인에게 그런 선물을 개념 없이 했다면 사모님이 거품 물고 쓰러지겠지만...따님에게 한 거라면서요.
    좀 과한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고마웠을 것 같은데요. 설마 생일이라고 뻥친 상사는 아니겠죠??

  • 6. ...
    '12.6.19 1:00 AM (211.36.xxx.94)

    혼날작정하고 썼는데 마음이 가벼워지네요.
    이곳에 남편분들 회사 여직원의 경솔한 처신때문에 고민하시는분들 글보며,
    좀 고민이 많이 됐었거든요.

  • 7. ...
    '12.6.19 1:01 AM (211.36.xxx.94)

    저 너무 소심병인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2460 ... 67 개베이비.... 2012/06/26 11,416
122459 마마스펀에서 주문해 보신 분 계신가요? 2 팡도 2012/06/26 2,460
122458 "감사합니다,고마워요"라는 인사를 받으시면 어.. 4 인사 2012/06/26 12,666
122457 경빈마마님 레서피로 열무물김치 담그다가.. 7 아그네스 2012/06/26 3,017
122456 누님 동생분들 추천좀 해주세요.. 2 파란달 2012/06/26 1,092
122455 마늘장아찌 식초에 삭힌다음 식초물은 다 버리는거 맞죠? 2 마늘 2012/06/26 2,539
122454 강이지 때문에 고민이에요.. 2 미르엄마 2012/06/26 1,426
122453 스마트폰 뭐가뭔지몰겠어요. 추천해주세요. 3 ㅠㅠ 2012/06/26 1,627
122452 두부와 청양고추 넣어서 맵게 맵게 5 살빼서강아지.. 2012/06/26 2,160
122451 노정연 “어머니에게 13억원 받아 경씨에 아파트대금 줬다” 참맛 2012/06/26 2,107
122450 전세 ^^ 2012/06/26 981
122449 6월 26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6/26 1,005
122448 마늘을 선물해야 하는데 마늘 2012/06/26 1,037
122447 효과적인 시험 방법 (제목 수정) 4 댓글 갈망 2012/06/26 1,659
122446 추적자에서 회장님은 강동윤 사위,딸과 왜 한 집에 계속 사는거에.. 4 적과의 동침.. 2012/06/26 2,810
122445 이런 매실 담아도 될까요? 이게 홍매실인가요? 3 매실 2012/06/26 2,018
122444 레진가격이 얼마인가요? 4 충치치료 2012/06/26 2,141
122443 요즘 재미있는 영화 뭐 있나요? 1 . 2012/06/26 1,035
122442 심야식당 한국 버전을 만든다면.. 16 야끼소바 2012/06/26 2,789
122441 아침 저녁으로 춥지요? 4 날씨 2012/06/26 1,487
122440 유행지난 캐릭터가방 처치곤란이네요 5 2012/06/26 1,754
122439 추적자 - 검사가 이제 멋져지네요! 2 추적자팬 2012/06/26 2,183
122438 40대 연애가 인기를 끄는데, 이제 30대가 자식때문에 산다니 .. 2 사람나름 2012/06/26 2,545
122437 운전연수 샘 추천 부탁 드려요~ 2 절실한 운전.. 2012/06/26 1,520
122436 뇌 질환 검사에 관해서 여쭈어요~ 1 뚝뚝이 2012/06/26 1,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