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은 초등학교 2학년 생이에요. 언니가 있긴 하지만 터울이 많이 져서 거의 외동딸처럼 자랐어요.
아이가 몹시 내성적이고 운동신경도 없고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성격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때에도 정말 단짝친구 없이 지내다가 1학년이 끝날무렵 단짝이 생겼어요. 그런데 2학년에는 그 아이와 반이 갈리게 되고 지금껏 단짝이라고 할 만한 친구가 없네요.
다른 아이들은 벌써 2-3명의 그룹이 형성되어 아이가 좀 끼어들려고 하면 저리가라고 하고 같이 안논다고 해요.
선생님과도 상담을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딱히 저희 딸을 싫어하는건 아니고(그렇다고 좋아하는건 더더욱 아니고)
한마디로 저희 아이가 매력이 없는거죠...사람을 끄는 매력이라고 해야 하나요?
선생님께서 교우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셨대요. 만일 생일파티를 해서 친구를 초대한다면
꼭 초대하고 싶은 친구1명과 초대하고 싶지 않은 친구1명을 쓰라고요.
반 아이 30명중에 저희 아이를 초대하고 싶다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었고요.
초대하고 싶지 않다는 아이는 1명-이유는 친하지 않아서 어색할 것 같아서...라네요.
제 생각에는 제 딸이 좀 예민한것도 이유가 되는것 같아요. 친구의 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과민반응을 하는것?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요. 담임선생님이 나름 도와주시려고 단짝이 없는듯한 아이와 묶어주시려고 시도도 해보셨는데
좀 친해지는것 같다가도 다시 혼자에요.
오늘 아침 머리 빗겨주다가 왠지 예감이 이상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아이에게 물었어요.
"##하고 잘 안맞니?" ##는 선생님이 일부러 짝을 바꿔주신 아이에요. 친하게 지내보라고.
".........어, ##는 $$하고 더 친한거 같아, 뭘 하는것 같아서 내가 보면 쳐다보지 말라고 하고 같이 안논대"
가슴이 무너졌지만 아이눈을 보며 이야기 했어요.
"엄마생각에는 단짝을 꼭 빨리 만들어야 하는건 아닌것 같아. 넌 친구사귀는데에 좀 시간이 걸리는 성격이고
그런 성격인 아이들은 너 말고도 많이 있어...밥도 빨리 먹으면 체하듯이 친구도 너무 급하게 사귀면 싸우기 쉽고
깨지기 쉬운것 같아. 꼭 단짝친구가 당장 있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말고 그냥 반 아이들하고 잘 지내..
친구가 얘기하면 맞장구 잘쳐주고, 상냥하게 대화하고...그러다 보면 시간이 걸려도 좋은 친구가 나타날거야"
아이가 알아들었을까요?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