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름으로만 신뢰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데
유현미작가님도 그랬죠.
그리고 거기에는 가장 최근 작품인 2010년 말 엠사 수목드라마였던
이 '즐거운 나의 집'의 극본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죠.
돌아보면 참 제목부터 잘 지은 작품입니다.
뭐 가장 쉬운 제목일수도 있습니다만,
미모에 근사한 남편까지 가진 부유한 정신과의사 진서와
그 진서를 너무도 질투하고 미워했던 고향언니였던 윤희의 이야기죠.
사실 진서의 남편이 된 상현을 윤희가 먼저 좋아했지만
상현은 진서를 택하고
거기 진서에 대한 윤희의 오해가 하나 더해져
자신의 불행한 환경 때문에 상현이 자신을 택하지 않은거라고 편리한대로 믿으며
그 상현에게 집착하고 진서를 미워하는 윤희죠.
아니 상현은 사실 자신을 좋아했는데 진서가 그저 유혹해서 빼앗아간거라고 과대망상을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계속 두사람 곁을 맴돌던 윤희는
그래서 진서에게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게 만들고
진서는 충격에 빠지죠.
그러면서 동시에 윤희를 혐오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시간이 흐르고
진서는 상현이 시간강사로 강의를 나가는 대학이사장이 갑자기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장례식장에서 미망인이 되어있는 모윤희를 봅니다.
......
자세한 이후의 전개는 생략하죠.
궁금하시면 한번 보셔도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하는 두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불완전한 행복과 인간의 복잡한 욕망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거기 더해 아픈 과거사 그속의 누군가들의 '빼앗긴 가족의 행복''
그를 강탈해간 더러운 자들이 주류가 된 추악한 역사,
고매하기보다 역겨운 오늘날의 상아탑의 모습들을
밀도있는 심리극과 추리극의 외피를 둘러 보여준 수작이었답니다.
의외였던 황신혜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오경훈감독의 연출도 퐤 좋아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모윤희란 캐릭터는
마치 고전문학 속의 캐릭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가슴에 박히더군요.
여주인공 진서가 그 사건들을 겪는 동안
잠시 형사인 신우에게서 위안을 받는 사랑이야기도 짜안하더군요.
물론 가족을 지키기위해 스쳐 지나가지만요.
두 여주인공의 갈등코드 때문에
한때 막장논란까지 어이없이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참 오래 기억될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