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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가 음식을 너무 못하셔서 슬퍼요

.... 조회수 : 13,109
작성일 : 2012-06-10 00:17:55

저는 결혼한지 거진 10년 돼 가요.

결혼하고 얼마안돼 외국생활하게 돼서 어쩔수없이(?) 음식을 하다보니 이젠 어디가도

창피하지는 않을 정도로 한다고 생각해요. 남편도 매일 제가 해준게 제일 맛있다며 먹구요.

근데 저희 친정엄마는 정말 음식을 못하세요.

제가 어릴때부터 그랬고 지금까지도 그러세요.

보통 딸음식 솜씨는 엄마 닮는다잖아요?

제가 어디가서 친구나 아는 사람들에게 우리 엄마는 음식진짜 못하셔 이러면 다들 놀래요.

너무 제 자랑만 했나...-_-

여튼 제 본론은 그게 아니구요.

저는 그래서 좀 커서 밖에 음식 먹고, 친구네서 먹고 그러면서 딴 집들은 이렇게 맛있는걸 해먹는구나

하고 알았어요.

저희 엄마가 하시는요리라고는 김치담그시는거랑, 된장찌개, 생선굽기, 생선조림... 정도예요.

그리고 주로 생식을 해요. 마늘쫑 생으로, 날김, 상추쌈, 등등...

위의 것들이 맛없는 음식들은 절대 아니죠. 그치만 거의 몇십년을 그냥 저런 음식밖엔 못하세요.

엄마 음식 먹고자라 건강은 얻은 것 같아 기뻐요.

그렇지만 먹는 즐거움을 모르고 산 게 슬퍼요.

남들은 '엄마가 해주신 .. 가 너무 그리워 먹고싶다' 하는데 전 그런게 단 하나도 없어요.

전 이제 제가 해먹고 싶은것 다 만들어 먹을수 있지만 아직 집에 있는 남동생이랑

평생 엄마 음식만먹고 살아야하는 아빠가 좀 불쌍해요.

그렇다고 넉넉해서 맘껏 외식할수 있는 형편도 아니에요.

김치도 어떤 때는 너무 맛없어 못먹을 지경이고, 또 그닥 깔끔하지도 않으셔서 찌개도 한번 끓이면 재탕 삼탕도 아닌 오탕 육탕정도까지 해 먹는 거같아요. 그런 생각 떠올리면 짜증이나요.

친정 엄마는 교양도 있고 똑똑하신 분인데, 유독 요리랑 살림에 너무 소질이 없으신거같아요.

저도 결혼해 살림하며 알게되었어요.

여기 키톡같은데서 엄마뻘 되시는 주부님들이 쌓아오신 내공으로 건강한 음식뿐만  아니라 맛난 별식,특식 척척 만들어 남편, 자식들 주시는거 보면 우리 엄마 생각나 슬퍼져요.

살면서 간간히 들던 생각인데 남편도 없고 이 밤에 갑자기 적어보았어요.

이만...

 

 

 

 

 

 

 

 

 

 

 

 

 

 

IP : 175.136.xxx.61
6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ㅁ
    '12.6.10 12:22 AM (115.136.xxx.29)

    그게 슬플일인가요??; 위에어머니가 하시는 요리정도면 됐죠 뭐 어머니라고 다들 요리박사여야하는것도 아니고요

  • 2. ..
    '12.6.10 12:24 AM (121.139.xxx.226)

    그렁가요.
    저도 집안 청소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음식은 정말 간단히 해서 안남기고 먹거든요.
    그래서 김치류 하나, 김이나 멸치 하나, 찌개류나 국, 나물 하나 특히 생채 쌈류 엄청 많이 해서 먹이는데
    우리 애들도 그리 생각하려나..가끔 삼겹살이나 소고기 궈 먹이고
    딱히 요리라고 할만한 것은 잘 안해먹이는데 뜨금하네요.
    더구나 울집애들은 이제 다 자라서 만회할 시간도 없거든요.
    다행인건 둘다 선머슴아라서 그런 생각 안해줬음 좋겠네요.ㅜ

  • 3. ,,
    '12.6.10 12:24 AM (118.32.xxx.169)

    친정 아버지가 어디 아프신건 아니죠?
    건강하면 된거에요.
    요리에 취미가 없고 소질없으면 안하게 되는거죠.
    친정어머니가 할머니가 요리 열심히 하는걸 못보고 자라셨을수도 있구요.
    정말 중요한건 잘 차려먹는게 아니라 온가족 건강하고 화목한거라 봐요.
    매일 매일 햇반과 김치로 떼우고 외식즐겨하는 집도 화목하고 건강하니까
    보기만 좋던데요.

  • 4. 에구
    '12.6.10 12:27 AM (175.204.xxx.141)

    전 원글님 쪼금 공감해요. 우리엄마도 요리에 취미가 그닥이시라서.. 몰 해도 좀 그래요. ^^; 생선조림도 비린내 엄청나고, 찌개도 가끔 간이 안맞고 그래요.
    원론적으론 건강하시고 화목하시면 됐다하지만 그 왠지 서운함과 밥에서 오는 아련한 정이랄까 그런게 없는게 아쉽죠. 제가 원글님 토닥토닥해드릴게요. 그냥 우리 체념하고 살아요..

  • 5. ..
    '12.6.10 12:34 AM (116.124.xxx.131)

    울 딸이 어깨너머로 보더니...내 맘이네..이러네요...ㅠㅠ
    저 사실 친정엄만 음식 엄청 잘하셨는데...전 정말 못해요..하기싫구요...
    원글님의 맘도 쪼매 이해됩니다. 전 어렸을 때 엄청 친구들이 부럽다고 했거든요.
    지금 전 친정엄마처럼 못해주니..아이들에게 미안한 맘도 있지만..어쩌겠어요..지 운명인데..ㅋ

  • 6. 에효
    '12.6.10 12:34 AM (211.207.xxx.157)

    우리 엄마가 왜 거기 가 계신 거죠 ?
    근데 아빠 걱정은 마세요, 하도 오래 길들여져서 이젠 달관의 경지이시거든요.

  • 7. ...
    '12.6.10 12:35 AM (175.136.xxx.61)

    ㅎㅎㅎ 댓글 써 주셨네요.
    화목하면 됐죠 이 부분에서 또 슬퍼지네요.
    별로 안 화목하거든요~~ ㅋㅋㅋ
    무슨 크게 난리 난 일도 없지만, 집에선 모두 자기 방에만, 대화 없음, 가족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살면서 한 번도 느낀적이 없어요.
    다같이 둘러앉아 티비라도 보며 깔깔거린적도 한번 없는 것 같네요.
    친정아버지는 혼자 늘 책만 읽으시고, 엄마는 주로 혼자 티비시청, 자식들은 각각 방에.. 늘 그랬어요.
    혹 그래서 제가 더 이런 생각하는걸까요?
    엄마가 맛난 음식들도 가족을 한 밥상에 앉히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글 쓰다보니 그런 심리가 있었던건 아닌가 스스로 추측해보네요.

  • 8.
    '12.6.10 12:35 AM (175.114.xxx.209)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세요.
    엄마밥이 맛있는데 알고보니 찬장 구석에 숨겨놓은 조미료가 있을 수도 있고요
    음식은 끝나주게 하시는데 교양이 없으셔서 원글님 창피하게 할 수도 있고요
    내 마음에 딱 맞는 100% 완벽한 엄마에 대한 환상은 버리세요.
    키톡에 올리는 분들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분들이고
    우리는 음식에 관련된 단편만 볼 수 있잖아요.

    전 몸이 안좋아서 친정에서 좀 지낼 때 엄마가 자꾸 외식하자 그러고
    백화점 반찬가게에서 이것 저것 사오셔서 좀 서운했던 적이 있는데요,
    전들 뭐 그리 완벽한 딸이겠나요? 엄마 입장에서 서운한 일도 많았겠죠.

  • 9. ...
    '12.6.10 12:37 AM (175.136.xxx.61)

    그리고 제가 이제 제 자식 키우며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오늘은 무슨 음식을 할까? 고민하고, 어떤 맛있는걸 해줄까? 하며 맛있는 음식 먹을때 기뻐할 가족들 생각하면서 문득문득 '왜 우리 엄마는 우리한테 이렇게 안 해주셨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 10. 저희
    '12.6.10 12:39 AM (211.207.xxx.157)

    엄마는 엄청늦둥이셔서 할머니연세의 엄마를 두신데다, 주부격인 큰올케는 일본인이어서,
    두분께 배운 친정엄마가 음식솜씨가 없을 수 밖에 없겠다 싶어요

  • 11. ....
    '12.6.10 12:43 AM (121.167.xxx.114)

    제 어릴 적 친구네가 그래요. 엄마가 교사시라 엘리트신데 살림을 너무 못하세요. 요리도 못하시고 집안은 난장판. 오죽했으면 친구 함들어올 때 이모집 빌려했어요. 중고등 시절 제 친구는 매일 냄비들고 돌아다녀요. 집 근처 맛난 국밥집 국 사러. 추어탕, 복국, 시레기국, 심지어 보신탕까지 ㅎㅎ.
    친구는 늘 약간의 결핍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나이들어서도 늘 하는 말이 니네 엄마(울 친정 엄마) 싸주신 도시락 나눠먹던 게 학창시절 큰 낙이었다 예요. 지금은 이국만리에 살아서 몇 년에 한 번씩 보는지라 친구만 오면 제가 이것저것 음식 해준답니다. 제 친구네 생각나네요.

  • 12. ...
    '12.6.10 12:50 AM (175.136.xxx.61)

    딸아,님 ㅎㅎㅎㅎ 첨에 진짜 저희 엄마인가하고 너무 뜨끔했어요.
    그리고 저는 엄마에게 무슨 완벽한 딸이겠냐는 글 참 와닿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적는 김에 더 화풀이 ㅎㅎㅎㅎ
    그래서 옛날생각 하다보면 젤 혼자 울컥하는 부분이 있는데
    집에서 맛있는걸 못 먹다보니,
    어디 나가서 맛있는 음식만 있으면 정말 게걸스럽게 먹었던 것 같아요.
    싫어하는 사람인데 먹을거 사준다고 하면 일단 따라가서 얻어 먹었던거 같고.
    친한 친구가 먼저 결혼해서 집에 초대해 줬을때,
    한우를 로스구이 해줬는데 제가 너무 허겁지겁 먹으니까 그 부부가 멍하니 쳐다봤던 기억이...
    가끔 떠올라 혼자 울적해진답니다.

  • 13. 조명희
    '12.6.10 12:52 AM (61.85.xxx.104)

    음식하는거 좋아하는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저와 제남동생 음식하는거 좋아하지만 여동생은 아주 싫어합니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해먹는 수준.
    그러다보니 조카들도 못먹고.
    제부는 저 볼때마다 이모집에 몇일만 있다오면 애들이 토실토실해진다고 이모집에 있으라고.
    저도 조카들 안쓰러워 빵,쿠키,밑반찬 만들어 날랐는데
    지금은 저도 힘들어 밑반찬만 아주 가끔 해가요.

    대신 여동생은 미적감각이 뛰어나 옷도 잘 입고 머리도 혼자서 미장원 뺨치게 잘하고 미싱이나 각종 만들기 후다닥 잘 해요.

    자기가 취미가 없으면 어쩔수 없지요.

    여담으로 안녕하세요에 나온 어머니처럼 이상한 음식을 안 만드는 것에 만족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 14. 장점만 보세요
    '12.6.10 12:56 AM (118.38.xxx.44)

    그런데 원글님 심정이 아주 약간은 이해되요.
    우리 엄마는 뭐든 만들어 먹이시는 분이시고 살림에 약간 결벽증도 있는 분이긴 한데요.
    엄마가 안해도 될 일까지 해가며 너무 힘들게 사는게 아닌가하는 생각한 적도 있고요.
    우리에게도 집안일 조금씩 시키셨으니 친구들은 안하는데 나만해야돼?
    엄마가 일거리 만들어서 시킨다고 투덜대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설때 내가 좋아하는 음식냄새가 가득퍼지고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식사준비 하고 있을때
    내가 좋아하는건 여행이 아니라
    돌아와서 맛보는 이 모습 이 냄새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어릴때 엄마와 뭔가 음식을 만든 추억이 많아요.
    특별한 건 아니지만요. 굉장히 따듯한 추억으로 남아요.
    뭔가 허전할때 힘이 된다할까.

    그러니 일단 일장이 있는거겠죠.

    원글님께도 원글님 어머니만의 뭔가가 있을거에요.
    그게 문득 떠오르실테고요.

  • 15. 저 소환글
    '12.6.10 12:58 AM (203.226.xxx.94)

    ㅎㅎ
    전 김치도 안담궈본 20년차
    뭐 청소는 잘해요
    82는 요리사이트인데 ~~

  • 16. --
    '12.6.10 1:06 AM (211.108.xxx.32)

    김치는 당근 사먹고
    위에 쓰신 음식 중 제대로 하는 거 없는 저는
    그냥 죽어야겠네요.
    우리 딸은 그래도 엄마 음식이 최고 맛있다는데..

  • 17. 전 이해합니다 ㅎㅎ
    '12.6.10 1:15 AM (182.218.xxx.221)

    저희 엄마도 음식을 너무 못하세요. 음식에 취미가 없고 먹는 것에 별 흥미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요리를 참 잘하거든요, 금방 뚝딱 만들고 모양도 송송 내서 쫙~ 내놓고 ㅎㅎ
    엄마가 요리를 못해서 제가 식탐이 좀 있어요. 그래서 살짝 슬퍼요.
    키톡 보면 부러운 사람들 너무 많더라구요. 못사는 집도 아니였는데 음식은 매번 비슷하고 저렴한 반찬들로만 한끼 떼우고 마는 격으로 먹고 살아서인가 은근 그런것들이 심리적인 상처도 많이 되었고~

    하지만 뭐 좋은게 좋은거다 생각합니다. 언젠간 엄마의 음식이 그리울때도 있을테니까요.

    보통 소울푸드라고 해서 먹으면 위안이 되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엄마가 해주는 뭐뭐 음식이라고 적으시던데

    저는 배달 치킨이에요. 그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식입니다 ㅎㅎ

  • 18. ok
    '12.6.10 1:15 AM (221.148.xxx.227)

    사람은 태어난대로 사는겁니다
    사람마다 잘할수있는게있고 없는게 있어요
    안되는사람에게 못한다고 하는것만큼 괴로운게 없죠
    반대로 부모가 공부가 안되는 아이에게 공부못한다고 책망하면 즐겁진 않겠죠.
    맛있는거 못얻어먹고 컸다고 그리 절망할것까지는..
    이제부터 원글님이 가족을위해 잘하심되죠
    자랄때도 딸로서 요리배워 가끔 가족들을위해 해주시면 더 좋았을텐데...

  • 19. ,,
    '12.6.10 1:23 AM (175.118.xxx.84)

    김치하시면 음식 못하시는거 아니지요???

  • 20. 흐음
    '12.6.10 1:25 AM (1.177.xxx.54)

    우리엄마는 잘하진 않지만 정성은 있어요.ㅋㅋ 크고나서보니 그렇더군요.
    조미료 안치고 딱 거기까지..
    짭게 하십니다.아빠가 짭게 드셔서요.
    그게 너무너무 싫어서 탈출하고 싶었어요
    다행이 저는 잘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요.예전에 다른글에도 남겼지만 우리애가 저보고는 요리과라고 하더군요
    자기반에 중에 원글님처럼 엄마요리가 너무 맛없다고 매일 투정하는애가 있나보더라구요.
    그런데 그애 집에 갔는데 청소가 장난아니게 잘 되어 있었다고..엄마 청소하는거보면 답안나와 그러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붙여준게 엄만 딱 요리과.청소과는 절대 아냐 했었던..
    그 엄마는 요리과는 아니지만 청소과라고.
    나름 다 자기 장점이 한개씩은 있다 생각해요
    원글님 엄마는 주부로서 다른걸 잘하겠죠. ㅎㅎ

  • 21. 얼음동동감주
    '12.6.10 1:30 AM (219.240.xxx.110)

    전 음식은 영양을 따져서 먹자! 주의라서요.ㅎ
    음식에서 즐거움 찾고 요리로 즐겁다는게 남의나라이야기같아요.
    식탐이 없는편..문득 제 아들한테 미안해야하나? 싶네요

  • 22. ...
    '12.6.10 1:35 AM (175.136.xxx.61)

    네 맞아요. 저희 엄마도 다른 잘하시는거 정말 있어요. 저도 알죠. 머 구지 밝히진 않을래요 ㅎㅎ
    김치하시면 음식 못하시는거 아니라구... 흑.
    제가 외국 살잖아요.
    엄마가 놀려 오셨을때 그래도 친정 엄마가 왔으니 김치 해주신다며 여러포기를 담궈 주셨어요.
    근데 못먹을정도로 짜게 하셔서...검색해서 중간에 무를썰어 끼워보고,푹 익히면 나아질까 계속 나둬도 보고...
    한번은 밥상에 냈다가 남편이 무심코 '좀 뭐 맛있는 김치는 없어?' 하는데 진짜 위에 제가 적은 것들 쫘악 맘에 새겨지며 완전 울컥하더라구요.
    첨에 그렇게 너무 짜게 되서, 두번째 놀러오셨을때 실은 그때 김치 너무 짰어~ 기회 봐 얘기 했더니 엄마가 이번엔 진짜 안짜게 하자 이러시며 또 담그셨어요.
    그러구 가셨는데 이번엔 너무 간을 덜했는지... 김치가 아무리 지나도 맛이안들고 허옇게 물만 나오더니 나중에 곰팡이가 나더라구요.그래서 다 버렸어요.
    수고하시며 해 주셨는데 참 씁쓸했죠.

  • 23.
    '12.6.10 1:43 AM (175.125.xxx.69)

    저와 비슷하시네요.
    생선을 이용한 조림과 찌개, 총 10가지 정도의 밑반찬 외엔 생식!!
    어렸을 땐 이것저것 많이 해 주셨는데 대부분 실패였구요 -.-
    무조건 영양위주로 식단을 짜시는데 간이 항상 달라요;;
    결정적으로 다른사람 음식은 입에 안맞으시데요 ㅠㅠ

    네, 저희 어머니도 풍부한 교양과 똑부러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십니다~
    미모에 감각도 있으셔서 집도 잘 꾸미시고 식구들 옷도 늘 세련되게 코디해 주셨구요.
    하지만 뭐랄까 본질적으로 자의식이 강하시고 살림자체를 안 즐기신다는걸 알았어요.
    예를 들자면,
    너저분한거 싫어하셔서 항상 치우시긴 하시는데 세밀한 정리정돈은 안심.
    좋은 옷은 잘 고르시지만 빨래로 다 망가뜨리심;;
    식구들 식사와 건강은 끔찍히 챙기시지만 요리는 싫어하심 -_-
    그리고 이상하게 살림을 완벽하게 하는 분들과는 잘 못어울리세요.
    하루종일 집 윤내고 요리하는 여자들과 얘기해보면 지적인 대화가 안 돼 답답하다시며
    주로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과 어울리시구요.

    어렸을 땐 힘들었지만, 결혼하고 나서 이 모든 것들이 엄마의 성격의 일부란걸 알곤 맘이 많이 편해졌어요.
    그리고.. 먹고싶은 엄마표 음식은 없어도
    건강한 식습관과 높은 문화적 소양을 물려주신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

  • 24. ...
    '12.6.10 1:51 AM (125.187.xxx.50)

    저도 굉장히 공감해요.
    집에서 먹는 음식은 늘 끔찍하게 맛이 없었고 상을 마주하기 싫을 때도 많았습니다.
    어머니가 워낙 요리를 못 하셨으니...

    밖에 나와 사는 동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게,
    제 손으로 해 먹는 음식이 훨씬 맛있었거든요.
    대학 졸업하고 일하면서 부모님 집에서 잠시 같이 산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좋아하는 식당으로 갔지 집에서 밥을 먹지는 않았어요.
    피곤한데 더 스트레스 쌓일 거 아니까요.

    그래서 전 '집'이라는 정서적 안정감을 만들어 주는 자리가 식탁이라고 생각합니다.

  • 25. ....
    '12.6.10 1:52 AM (175.136.xxx.61)

    흠 님 때문에 빵 터졌어요.
    네 정말 어머님께 물려 받으신 소양으로 글도 너무 재미있고 조리있게 잘 쓰시네요.
    빨래 부분에서 저 완전 빵 터졌거든요.
    음식 생각만 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저희 엄마도 그래요.
    겨울에 큰 맘 먹고 산 아이보리 울 스웨터 세탁기에 다른 빨래랑 돌려버리고.
    색깔 구분 빨래 이런 건 전혀 신경 안쓰셔서 흰 옷 사면 몇 번만에 오프화이트 돼버리구요.
    그 당시에는 저도 빨래는 다 그런건 줄 알았어요.
    나중에 제 살림하며 깨달았죠.
    친구 부분도 정말 비슷하세요. 저희 엄마도 지적 대화 나누는 친구분들 좋아하시고, 뭔가 집안 살림에 몰두 하는 것은 하찮은 일로 여기셨거든요.
    근데 근 몇 년 전부터 그 생각이 바뀌셨는지, 예전에 이런 일, 저런 일 (본인이 하찮게 여기셨던 것들) 그렇게 한 것 후회한다... 너는 가족들을 이렇게 이렇게 먹여라..뭐 이러세요.

  • 26. ㅎㅎ
    '12.6.10 1:53 AM (14.52.xxx.59)

    울 엄마는 바깥일 하시기도 했지만 김치 이런건 뭐 생각도 못해요
    맨날 미원넣는 사람 흉보셨지만 정작 엄마는 다시x를 밥숟가락으로 퍼 넣으셨던 ㅠㅠ
    전 입덧할때 어릴때 집에 오던 도우미 아줌마 반찬이 생각나서 혼났어요 ㅠ
    지금도 엄마 음식이 그립지는 않아요,그래서 나중에 엄마 추억할게 적어서 슬프긴해요

  • 27. ㅋㅋ
    '12.6.10 2:25 AM (183.98.xxx.14)

    전 원글님 하고 똑 같아요. 특히 엄마가 전라도분인데, 다들 와-하면서 음식잘하시겠다고 해요 ㅜㅜ
    괜찮다 해도 굳이 김장김치 주시는데, 늘 못먹고 결국엔...ㅡㅡ;;

    어려서 남의집가면 김치부터 너무 맛있어서 잘먹었는데 엄마가 너무 의아해 했어요.
    본인 음식이 맛있다고 믿으신 거죠 ㅋㅋㅋㅋ
    결혼전까지 40키로유치했는데, 그게 다 엄마덕이 었어요 ㅎㅎ
    지금은 엄마밥 안먹으니 마구 통통해요.

  • 28. 헉...
    '12.6.10 3:45 AM (188.22.xxx.170)

    우리 언니가 쓴 글인줄...
    어째요...운명이니라하고 살아야죠.
    근데 딸아님 웃겨요 ㅋㅋㅋㅋㅋㅋ

  • 29. ㅋㅋㅋㅋ
    '12.6.10 3:54 AM (182.218.xxx.221)

    ㅎㅎㅎㅎ님~ 부모님 고향이 ㄷㄱ 아닌가요? 우리 부모님이랑 비슷하셔서 ㅋㅋㅋ

  • 30. 아빠가 좋아...
    '12.6.10 4:12 AM (116.123.xxx.85)

    전요.
    아빠를 엄청 사랑하시던 엄마가...
    엄청난 미식...대식가인 아빠 위해 차려주시던
    늘...금방 한 반찬들로 채워지던 집밥이...
    다른집도 다 그런줄 알았어요.
    게다가 후식까지 챙겨드시는 아빠인지라...
    계절과일 서너가지씩은 박스로 쟁겨두고,
    퇴근하시는 아빠는 빈손으로 오신적이 없었어요.
    정말...제 형제들이 살아할수 밖에 없었던 아빠...
    자라고 보니...엄마 참 피곤하게 살았다...싶어요.
    그여파로 우리집 엥겔지수 장난 아니구요.
    그래도 음식을 나누는게
    가장 기본적인 가족 생활중 하나인듯해요.
    늘 화목하고 북적대던 그때가 좋았어요.
    그래서 그행복 느끼게 해주려고,
    아이들 한테도 잘 먹이게 되내요.
    편식 안하고 잘 먹는 아이들... 감사하죠.
    잘 먹어도,늘씬늘씬해서 다행...
    여튼...부모님 감사합니다.^^

  • 31. 아빠가 좋아...
    '12.6.10 4:15 AM (116.123.xxx.85)

    에고 오타작렬...
    살아할수-> 사랑할수
    되내요->되네요.

  • 32. 공감
    '12.6.10 5:19 AM (175.210.xxx.243)

    저도 음식 못해요.. 부엌에 있는 시간도 아깝고 건강을 생각해서 간도 적게 해서인지 맛이 없는것 같아요.
    제 아들이 언젠가 그러더군요. '엄마, 난 크면 요리 잘하는 여자랑 결혼 할거야'
    순간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많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글을 읽고 다시 반성을 해보게 되네요.

  • 33. 저도~~
    '12.6.10 5:59 AM (211.246.xxx.135)

    원글님 심정 충분히 공감해요.

    저희 친정엄마도 음식 못하시고 하기 싫어하시거든요.
    어릴때 먹었던 반찬들은,양배추볶음,감자볶음,양파볶음,계란후라이,소세지,김,김치,짠지,생선구이.정도밖에 생각 안나네요ㅠㅠ
    서울로 대학 올라와서 하숙집 아줌마가 해주던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또 결혼해서 시집살이하면서 집에서 해먹을수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되었네요.시어머니는 음식 잘하시거든요.ㅠㅠ

    전 결혼한지 20여년 되었는데,친정엄마가 밑반찬이나 김치 같은거 주신적이 거의 없었어요.
    물론 손 작은 시어머니도,김치,밑반찬 해준적 없어,
    어른들이 김치나 밑반찬 챙겨주는 집이 그렇게 부러울수 없더군요ㅠㅠ
    뭐,지금은 내 팔자가 그러려니 합니다.
    예전에 친정엄마한테 김치나 밑반찬 보내주는 친정있는 집들이 부럽다~했더니,결혼 십년만에 처음으로 김장김치 보내주셨는데,먹으려고 애써보다가 결국 버렸어요ㅠ

    원글님 말씀처럼 저도 밖에서 맛있는 음식 나오면 식탐이 너무 강해요,아까워서 남길수가 없어요ㅠ
    또 엄마처럼 되지않겠다고,요리에 관심 가지려다보니,책에서 주로 배우게 되어,책에 나오는 요리들은잘하는데,
    손맛이 전해지는 기본 음식들~장,밑반찬류,국 같은것들은 솔직히 잘 못해요ㅠㅠ
    음식 잘하는 이웃들이 매운탕 이렇게 저렇게 끓이면 된다고 쉽게 얘기해줘도 안되더라구요ㅠㅠ
    하지만 용량 정확히 나와있는 레시피 확실한 음식들은,연습끝에 잘 합니다^^
    근데 나이들수록,요리보다 전통적인 음식들이 더 좋아져서, ,

    제 친정엄마도 음식 못한다고 제가 얘기하면,펄펄뛰며 화를 냅니다.위에 딸아 님처럼 갖은 얘기로 자신을 합리화합니다만,
    그런 엄마 둔 자식 입장에선,아,저러니,음식 해볼려고 노력도 안해본거구나,하고 생각듭니다.

    뭐,자식들이 공부는 열심히 해서 잘됐습니다.하루빨리 엄마 밑을 벗어나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공부한건 사실이죠^^
    음식 못하니 다른 건 잘했을거라구요?글쎄요,꼭 그런건 아니더라구요,살림도 엉망이었던지라...물론,자식들은 잘컸어요^^이렇게 엄마 흉보는데 잘큰거냐구요?흉이 아니라,아주 객관적인 팩트만 사실대로 쓴것 뿐이예요,미화시키고 싶지 않을 뿐...

    요즘도,명절에 가보면,제가 하는 음식의 절반 정도만 며느리 둘과 하시고는 엄청 생색 내시는데^^,남편보기 민망해요,제 음식보다 못해서^^ 물론,제가 한 걸 싸다 드리기도 해봤든데,그것도 기분나빠하세요.뭐하러 음식 만드는데 그렇게 돈들이고,시간 버리냐구요,그시간에 애들이나 잘 키우라구요..
    뭐,저도 할말은 없습니다,애들 잘 키운건 아니니~공부면에서^^~

    어쨌든,
    음식이 가족들을 밥상에 모이게하고 매개체가 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음식 잘하는 분들 정말 부럽고,그런 친정엄마 두신 분들은 더더욱 부럽습니다.

  • 34. 윗님
    '12.6.10 6:46 AM (188.22.xxx.170)

    딸아 님이 자기 합리화 한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유머가 있으신 분이시죠.
    요리 잘하는 엄마 부러워요.
    하지만 엄마는 수퍼우먼이 아니잖아요. ㅠ.ㅠ

  • 35. 반대하는 결혼해서
    '12.6.10 7:43 AM (119.192.xxx.39)

    한동안 엄마랑 거의 안보고 살다시피 했죠..
    임신했을때 정말 다행이었던게 생각나는 엄마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는 거에요..
    만약 입덧하는데 엄마가 해준 음식 먹고 싶었으면 얼마나 서러웠을까.. 싶더라구요..
    요새는 저한테 음식하는 거 배워가세요..
    가끔 동생이 밥 먹으러 오는데 "이거 누나한테 배운거구나.. 어머니가 집에서 해주시더라.." 합니다..^^

  • 36. 저도~~
    '12.6.10 7:48 AM (211.246.xxx.135)

    윗님님 말씀 맞아요,
    딸아 님은 그래도 유머라도 있는 분이니,음식이 맛없고 정성이 없었어도,식탁엔 유머가 넘쳤을테니까요^^그게 더 낫죠^^

    요즘은 세상 살기좋아져서 돈만 있으면,엄마가 안해도,맛있는 음식,반찬 대놓고 먹을수 있으니,
    뭐 우리 친정엄마 말씀처럼 ,애나 잘키우라는 말이 더 현명하게 들리기도 하네요,.ㅠㅠ

  • 37. 어느 정도
    '12.6.10 8:29 AM (1.227.xxx.196)

    공감이 되요. 나이 마흔 훌쩍 넘은 지금도 마트에서 시래기 팔면 우리 엄마가 구수하게 해서 한상가득 차려주시던 나물 반찬이 떠올러 엄마가 그립고,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땐 엄마가 차려주신 고등어 지짐에 쌀밥한그릇 뚝딱 얻어 먹고 푹 쉬고 싶고.
    이런 생각 많이 하거든요. 그리니 원글님이 그리워하시고 아쉬어 하시는 건 단지 사먹을 수도 있는 맛난 음식이 아니라 음식과 함께 어우러져 떠오르는 엄마의 포근함과 추억이겠죠.

  • 38. 같은엄 마
    '12.6.10 8:36 AM (223.33.xxx.226)

    제얘기예요ᆞ요리못해요ᆞ근더 저도정말이지 요리 뮈든 뚝딱뚝닥잘해내는사람이
    제일부러위요 ᆞ맛을내보려고 노럭하지만 안되는 자괴감을 따님 은아실까ᆢ우리딸도
    분명 같은 생각을 할것같아서리ᆢ주절주절

  • 39. ㅠ_ㅠ
    '12.6.10 9:08 AM (210.183.xxx.215)

    아 저 '딸아'님 댓글 읽고 한참 웃다 가요...

  • 40. ㅇㅇ
    '12.6.10 9:15 AM (211.237.xxx.51)

    지금 원글님이 음식 잘하시는것도 알고보면 친정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유전자라는거 아세요?
    물론 후천적 노력도 있겠죠
    그 후천적 노력을 할수 있는것도 원글님 부모님이 물려주신 기질이라는것
    결혼 10년 되셨으니 자녀분도 있으실테고 키워보면 아실텐데요...
    타고난대로 자라고 살아간다는것을..

  • 41. ㅎㅎ
    '12.6.10 9:54 AM (110.70.xxx.210)

    시집을 갔는데 시어머니가 너무너무 요리를 못하시는거에요. 조미료를 한 숟가락씩 넣고...그런데 시댁식구들은 맛나게 잘 드세요. 어느날 저희집에 모두 모셔서 친정엄마가 보내준 음식으로 한 상 차려 내놨더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 우리 남편이 그러대요. 우리나라 음식종류가 이렇게 다양했구나~시어머니가 직장에 다니셔서 그렇기도 했겠지만 원래 솜씨가 없으시더군요. 저도 처음엔 부엌바닥에 쪼그려 운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잘해요.그래도 우리 애들은 혹시 님처럼 생각하지 않을지 살짝 걱정이되네요..

  • 42. ..
    '12.6.10 10:04 AM (118.216.xxx.78)

    음식 못하기로는 저희 엄마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입니다

    전 남편이 불쌍해요.. 시댁에서도 제가 한 음식 친정도 제가 한 음식 집에서도 제가 한 음식

    남편은 어딜가도 색다른 맛의 음식을 먹어 볼 일이 없네요..

    그러다 보니.. 저는 82에서도 많이 배우고 검색해서도 많이 배우고 해서

    웬만한 음식은 다 하게 되었답니다..

    많이 해볼수록 늘더라구요..

  • 43.
    '12.6.10 10:23 AM (118.41.xxx.147)

    그어떤부모다 다 완벽하지는않죠
    완벽한 부모를 바라는것자체가 욕심이 과한것이구요

    원글님 마음은 이해가 가는데
    다른것이 결핍되는것이아니라는것에 감사하셔야할거에요
    세상에는 이상한부모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 44. ..
    '12.6.10 10:45 AM (124.51.xxx.163)

    김옥정여사님이생각나네요...

  • 45.
    '12.6.10 11:30 AM (175.209.xxx.180)

    음식솜씨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하려는 의지도 중요한 거 같아요.
    친정엄마는 잘하시는데 할머니가 음식을 못하세요.
    어릴 때부터 놀러가면 항상 찌개랑 돼지고기 김치 볶음만 해주셨죠.
    음식솜씨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원글님 어머니나 우리 할머니 같은 분은 정성이랑 따뜻함이 부족해보여요.

  • 46. 미래 내 모습
    '12.6.10 12:41 PM (211.200.xxx.37)

    저두 음식 하는거 너무 싫어하고
    음식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동력 치우는 일에 진저리..
    키톡등 음식 잘하는 사람 들보면 불가사의
    모두 요리 강사님들인지 궁금..
    날마다 저렇게 음식 장만하는지 존경스러우면서도궁금

  • 47. 저는
    '12.6.10 1:02 PM (114.203.xxx.59)

    우리 딸이 10년후쯤 쓴 글일거란 생각을 해봤네요. 가슴 뜨끔합니다. 40후반인데 20가지도 못하는거 같아요. 결혼하고 1년에 1가지만 배웠어도 20가지 넘을텐데. 딸아이 결혼하고 시집보내놓으면 이런소리 머지않아 들을 거 같고, 사위라도 오면 뭐 먹여야 하나...걱정도 미리 해봤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음식하는게 어렵고 무서운지 모르겠어요. 제가 미안합니다.

  • 48. 식탐
    '12.6.10 1:10 PM (211.63.xxx.199)

    식탐이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각도 발달 못하고 그런 사람들이 요리도 못해요.
    전 식탐은 좀 있는데 미각이 꽝이예요. 그래서 음식이 뭐가 더 들어가고, 덜 들어간거 구분 못합니다.
    재료가 신선한지, 오래됐는지 구분 못할때도 많아요.
    하지만 남편이 식탐도 많고 미각도 뛰어나서 한번 먹었던 음식은 다음 끼니때에 안 먹으려 합니다.
    우짰든 다들 원글님처럼 맛난 음식을 해먹고 사는건 아닙니다.
    원글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불쌍하게 보일지 몰라도 또 식탐 없는 사람들은 안 불편해요.
    정 먹고 싶으면 사 먹으면 되고요. 외국생활하시니 외식이 쉽지 않으시겠죠.
    한국은 맛난 음식점이 널렸어요. 재료비에서 조금만 더하면 힘들게 음식 안해도 맛난 음식을 먹을수 있어요.
    괜히 식재료 사 놓고 힘들게 음식 만들어서 맛 없게 먹는거보다 차라리 그게 안전하죠.
    아무튼 원글님 부모님들 넘 걱정마세요~~~

  • 49. ..
    '12.6.10 3:46 PM (1.245.xxx.175)

    딸아님의 유머와 외트가 그집 식탁의 훌륭한 양념이었을거 같네요ㅋ

  • 50. 얼마전
    '12.6.10 3:52 PM (58.124.xxx.128)

    안녕하세요에 이런분 나왔어요.. 성격은 다르지만 그 엄마는 정말 역한 무슨 퓨전 음식을 먹으라 하던데요. 몸에 좋다고.. 엄마 음식 먹는게 너무 괴롭대요.. ㅎㅎ 그 엄마의 딸이 아닌게 다행이실듯~

  • 51. 유한마담
    '12.6.10 6:02 PM (112.151.xxx.216)

    원글님 모친은 드라마 부잣집 사모님 행세를 한거네요. 실지론 평범한 집 주부였으면서요.
    그렇다고 사회생활해서 돈버는 것도 아님서 가사일을 깔보듯이 하고, 뭔가 지적인 걸 추구한다는 허세도 있었구요. 드라마 사모님들 가정부에게 말로만 지시하잖아요. 본인은 전시회 음악회만 쫙빼입고 다니고...
    유한마담 행세를 하고픈데, 현실은 안따라주니 모친도 스트레스도 있었을거예요.
    사실 요리도 첨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죠. 모친이 노력도 안했다는게 원글님은 나이들어 가슴 한편이 헛헛한거구요.

  • 52.
    '12.6.10 7:40 PM (211.111.xxx.40)

    으악 제가 쓴 글도 아닌데 똑같네요 우리 집이랑.
    우리 엄마는 음식솜씨가 정말 없어요.

    닭간장볶음 맛 없고, 시금치, 멸치볶음 다 너무 짜거나 몸에 좋다고 마늘을 팍팍 넣어서 이상해요.

    오늘도 인스턴트로 떼우고 엄마에게 반찬 좀 사달라고 했네요.

    배고파요.ㅠㅠㅠㅠ 내가 이러니까 과자, 아이스크림으로 끼니를 때워요.

  • 53. ...
    '12.6.10 8:16 PM (121.162.xxx.228)

    요리 못하는 엄마나 아내 둔 가족들 진심으로 불쌍해요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 맛있는 음식 먹는 거 아닌가요?
    엣말에 미인 소박당하는경우는 있어도
    음식 잘하는 여자는 소박당하는 일이 없대요
    저희 남편이나 애들이 저를 존귀하게 여겨주는 이유는
    제가 요리르 잘하기 때문이죠
    한끼에도 남편이나 두 아이들 원하는 음식2-3가지
    따로 차려 줄 때가 많아요
    남편은 얼큰한 찌개와 새콤달콤한 겉절이 좋아하고
    아이들은 김치전과 떡볶이 먹고 싶다하면 모두 해줘요
    건강생각해서 재료도 신경쓰구요 조미료 안쓰구요
    저는 손님 꼭 집으로 초대해서 제가 요리해서 대접하는데요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해요 한식,양식,중식 골고루 메뉴짜서요
    손님들 중 여러 분이 저더러 음식점 해보라고 하세요
    얼마 전 현재 고깃집 사장님께서도 제게 그런 말씀 하시더라구요
    암튼 제 얘기가 좀 길어지긴 했는데..
    결론은 가족의 행복지수와 주부의 요리솜씨는 비례한다고 봐요
    저는 창의력이 요리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손님접대 잘하려고 요리책도 보고 인터넷도 보고
    노력한 결과예요
    주부도 엄연한 직업인데..요리에 관심 없어도 가족들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 54. 동감
    '12.6.10 8:21 PM (112.170.xxx.206)

    제 맘을 쓰신것 같아요. 저도 원글님과 똑 같아요.
    나이먹으면서 친정집에서 친정엄마 가 해준 음식이나 장같은것 가져다 먹는 사람과 친정엄마가 해준 거 먹고 싶다고 하는 친구나 이웃님들이 너무 부러워요

  • 55. 요리
    '12.6.10 8:57 PM (203.226.xxx.156)

    요리도 어찌보면 노력인데 솔직히 말해 주부인데 너무 못하는 분들 보면 한심해보여요 새댁은 그래도 이해가 가는데 40대 중반 이후 분들은 정말 대책없어요 집안 청소 잘하고 잘 꾸미보 지적이면 뭐하냐구요 사실 먹는게 제일 중요하지 않나요? 먹는게 우리 몸을 만듭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모여앉아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는거 자체가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식구라는 말이 왜 나왔을까요?

  • 56. ...
    '12.6.10 9:22 PM (101.172.xxx.159)

    키톡에서 보라돌이님 같은 분 밥상보면 정말 부러워요.. 저희 엄마도 별로 식탐도 없으시고, 미각이 뛰어나지도 않으시고, 요리에 큰 관심도 없으세요. 요리도 관심과 관찰력이 있으면 잘 할수 있는데 엄마는 전혀 그런게 없으시거든요. 된장은 달랑 마트된장에 떡볶이에 소금 치시는 분이에요 ;; 근데 본인도 나는 타고나질 않아서 맛깔스럽게 잘 안 된다고 아쉬워하세요. 우리집은 밥, 구운 생선, 나물 한 종류,김치, 만약 끓여둔거 있으면 국, 이게 다에요. 제가 맨날 선비의 밥상이냐? 몰락한 양반의 밥상이냐? 하고 타박했어요. 한동안 밖에 나가서 맛난거 찾아먹구요.

    그런데 습관이 그렇게 들다보니까 체질이 점점 변했나봐요. 몸이 별로 음식을 요구하지 않아요. 직업때문에 고급요리를 먹을 기회가 많거든요. 그런데 제게 최고의 밥상은 구운생선, 김치, 나물, 그리고 국이랍니다.. 제 아이들도 선비처럼 키우게 생겼다능..

  • 57. ...
    '12.6.10 9:26 PM (101.172.xxx.159)

    그런데 저희 엄마도 집안 잘 꾸미고 그릇 잘 사시고 옷 잘 입는 분이세요.. 여전히 옷 쇼핑은 엄마와 같이 가요. 그리고 이모가 5명이 있는데 자매들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시죠. 50대가 훌쩍 넘은 나이인데도 저기 영국 런던 첼시에 사는 30대 여피처럼 입고 다니세요 (본인은 그게 그런 스타일인지도 모르면서요.) 그래서 저는 엄마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음식보단 쇼핑이에요..

  • 58. 00
    '12.6.10 11:04 PM (126.7.xxx.203)

    네, 그런 시어머니를 둔 덕에 남편이 제가 한 밥이라면 흰밥에 간장만 줘도 맛있다고 잘먹어요.
    감사하고있어요

  • 59. 백배공감
    '12.6.11 1:15 AM (211.246.xxx.75)

    입니다. 저는 결혼 10년찬데 직장생활 하느라 살림을 한지는 3년 정도 되거든요. 음식 못하는거 굉장히 스트레스더라구요. 그런데 관심이 있으면 요리는 늘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레시피가 너무나 상세히 나와 있어서 몇번 해보면 내꺼가 되더라두요. 어제 아이들 데리고 친정에 갔었는데 점심은 내가 비빔국수해서 차려내고 저녁은 냉장고 뒤져 감자볶음 콩나물무침 두부구이 내가 집에서 싸들고 간 장아찌로 먹었습니다 ㅠㅠ 친정아빠 완전 좋아하시며 진수성찬이라 하시거군요. 순간 슬펐어요. 이걸 진수성찬이라 하다니요.... 전요 최근에서야 일반 가정집에서 닭도리탕도 해먹고 만두도 빚어 먹는다는걸 알았어요. 엄마가 하실수 있는 음식이 손가락으로 꼽을수 있을 정도니까요. 아빠가 장아찌 너무 맛있게 드시는게 미간하셨는지 오늘 엄마가 장아찌 어떻게 하느냐고 전화 오셨더군요. 야채 썰어서 물 간장 식초 설탕 넣어 붓기만 하면 되는걸 한 평생 한번도 안 해 보신거죠. 음식 못하고 살림 요령 없는 엄마를 참 한심해 했었는데 제가 자식이 셋이 되고 나니 이런 우리 엄마가 안쓰러워요. 엄마도 자식 셋 키우면서 참 힘들었겠다 싶어서요.

  • 60. ..
    '12.6.11 9:08 PM (210.205.xxx.83)

    시어머니 험담이 될거 같아 안적으려다가 한줄 보탭니다.
    윗분들이 경우 든 예중에 이보다 더 한 경우는 없을거라 자부합니니다.

    윗분은 친정어머니가 한심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저희 시어머니는 좀 다릅니다.정말 부지런하신 분이거든요.
    그런데 원체 요리 솜씨가 태생적으로 없는 분이신거 같습니다.

    시집가서 계란 말이를 하니 당시 시누가 완전 신기해하며 "엄마 이거 만들기 무지 어려워요." 하는데
    다음날 어머님이 만드시다 실패해서 완전 뭉개진채로 밥상에...

    돼지등뼈사다 감자넣고 감자탕을 끊였는데 아버님이 첨 먹어보신다고 좋아하시더군요.
    그땐 그러려니 했는데 그 담엔 삼계탕을 끊이니 집에서 한번도 드신적 없답니다. 사먹기만 하고
    (사실 여기까진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지런하신 시어머님은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국과 반찬을 하시는데 늘 같으십니다.
    저한테도 그것만 끊이라고 하시구요. 전 첨엔 미역국만 엄청나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반찬은 늘 같습니다. 시집가서 십수년간 5가지 범위내에서 늘 드시려고 하십니다.
    새로운 걸 해먹자 해도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니 전 싫어하는 음식인가보다 했습니다.

    시집오고 몇년 지나서 남편이 뜬금없이 그럽니다.
    집에서 김치찌개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첨엔 농담인줄 알았는데 사실이더군요.
    그래도 그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제가 제일 많이 놀란건 언젠가 꽤 많은 양의 등심을 사서 보내드린 적이 있습니다.
    원래 등심이 구워먹어도 맛있지만 찌개에 넣어도 맛있기에 된장찌개에 넣어 드시라고
    말씀하시니 난처해 하시더군요.

    혹시나 해서 남편한테 물어봤습니다. 어머니가 해주신 된장찌개 한번도 못먹고 컸답니다.허걱~
    솔직히 그 정도까지 되니 이해가 안갑니다. 주부 경력 40년이 넘었는데 김치나 된장찌개 한번 해본 적 없다니.
    그래도 성격좋은 아버님은 늘 어머니가 잘 챙겨주니 신경쓰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 어머님은 그런 점에서 복이 참 많으신 분입니다.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성격 정말 좋으신 분인데도 밥상 받고 싫은 내색 하는거 어린 시절에도
    몇번 본적 있는데 시아버님은 십수년간을 똑같은 반찬으로 드셔도 뭐라 하는 법이 없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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